레위기(10-01)
제사장이 금해야 할 일들
레위기 10장 1-11절
하나님을 섬기는 데 두 가지 중요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행해야 할 일이 있고,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에 하나님이시지만, 반대로 공의에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심판하십니다.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통해 아론과 그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이 금해야 할 일들을 조목조목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론은 두 아들을 잃은 대가로 큰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 레위기 8-10장은 제사장이 중심이 되는 하나의 단락으로 읽어야 합니다. 8장에서 제사장이 위임되고, 9장에서 제사장들에 의해 최초의 제사들이 드려지면서 제단이 가동됩니다. 그 제사는 하나님의 불이 위에서 내려와 제물을 태울 때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성공적인 최초의 제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10장에서 곧바로 실패한 제사가 보고됩니다. 아론의 두 아들 중 나답과 아비후가 자신의 방식대로 제사를 드리다가 죽임을 당하는 것입니다.
두 제사장의 잘못된 제사와 죽음(1-3)
우리는 예배와 삶의 방식에서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으로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함을 잃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1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2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3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이는 여호와의 말씀이라 이르시기를 나는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겠고 온 백성 앞에서 내 영광을 나타내리라 하셨느니라 아론이 잠잠하니(1-3)
나답과 아비후, 즉 아론의 첫째와 둘째 아들이 제의적 잘못을 저지릅니다. 현재 제단 가동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분명합니다. 모세와 아론 사이에서 그날 드려진 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쟁점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레 10:12 이하). 이들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제사를 드리려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습니다. 먼저 나답과 아비후는 자신의 향로를 각기 향로를 취했습니다. 향로로 번역되는 ‘마흐타’는 제단으로부터 ‘불 옮기는 그릇’입니다(출 27:3). 제단의 마흐타는 향로라 칭할 수 있는데, 제사장은 거기에 제단의 불씨를 담아 내성소로 들여와 향단에 향을 피웁니다. 이 향로가 아닌 다른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여기서 나답과 아비후가 일단 ‘각기 향로를’(마흐타토) 즉 자신의 향로를 가지고 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석가들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이 ‘자신의 향로’는 자신들이 마련한 향로라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동일한 표현이 민수기 16:17,18에서도 나타나는데, 거기서도 고라 일당은 각기 ‘자신의 향로’(마흐타토)를 들고 옵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들은 처음부터 불법적 제의를 실행하려 한 셈입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들은 거기에 ‘다른 불’을 담아 옮겨 내성소의 향단에 향을 피웠습니다. 그들이 왜 이런 불법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어지는 포도주와 독주에 대한 이야기는 이런 잘못을 저지른 배경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쩌면 술에 취해 신중하지 못했으며, 규칙을 준수하지 않고 자의적인 방법으로 제의를 수행하려 했는지 모릅니다. 직전에 제사장들과 백성들은 최고의 제사를 드렸고, 하나님의 응답은 그야말로 극적이었습니다. 백성들은 전율을 느끼며 그분을 경외함으로 엎드려 기쁨의 탄성을 발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은 은혜의 절정을 맛본 후에도 즉각 타락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본문은 바로 그것을 잘 말해줍니다. 극과 극의 사건이 연이어집니다. 최고조의 영적인 체험 직후, 제사장들은 즉시 최악의 불법을 행하여 비극적인 죽음을 당합니다. 잘못된 불로 분향을 한 나답과 아비후에게 하나님의 불이 떨어져 그들을 태웠습니다. 우리는 동일한 불이 직전에 제단 위에 내려 모든 제물을 순식간에 태웠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한 번은 은혜의 불이었고, 다른 한 번은 심판의 불이었습니다.
두 아들의 죽음 직후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겠고 온 백성 앞에서 내 영광을 나타내리라.” 이것은 하나님께 가장 가까이 다가가 성막의 직무를 다하는 제사장들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함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제사장들은 그들의 신분 자체와 옷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을 나타냈습니다. 그들이 온전히 성막의 직무를 수행할 때 하나님께서는 성막에 계속 임재하시어 백성들에게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 말씀에는 만일 제사장들이 하나님을 가까이할 수 있는 적합한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징벌이 임하게 되며, 하나님께서는 역시 자신의 신성을 침해한 자들을 징벌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거룩을 드러내신다는 의미가 암시되어 있습니다.
제사장의 사체 처리와 장례(4-7)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삶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아론은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하나님의 규례를 지켜야 했고,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 하나님을 섬기는 책임이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며 그분의 뜻을 따르는 삶이 우리의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모세가 아론의 삼촌 웃시엘의 아들 미사엘과 엘사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나아와 너희 형제들을 성소 앞에서 진영 밖으로 메고 나가라 하매 5그들이 나와 모세가 말한 대로 그들을 옷 입은 채 진영 밖으로 메어 내니 6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이르되 너희는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지 말라 그리하여 너희가 죽음을 면하고 여호와의 진노가 온 회중에게 미침을 면하게 하라 오직 너희 형제 이스라엘 온 족속은 여호와께서 치신 불로 말미암아 슬퍼할 것이니라 7여호와의 관유가 너희에게 있은즉 너희는 회막 문에 나가지 말라 그리하면 죽음을 면하리라 그들이 모세의 말대로 하니라(4-7)
나답과 아비후는 분향을 하다 즉사한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송장은 내성소에 눕혀 있었을 것입니다. 모세는 아론의 조카들인 미사엘과 엘사반을 불러 나답과 아비후의 송장을 메고 나가도록 시킵니다. 아버지 웃시엘이 고핫의 아들이었으므로 그들은 레위 족속이었습니다(출 6:18,22). 여기서 제사장의 장례에 대한 몇가지 단서가 나타납니다. 원래 제사장은 송장을 만져선 안 되지만 직계가족이 죽었을 때는 그 송장을 만지며 장례를 주도할 수 있었고 형제도 여기에 포함되었습니다(레 21:1-3). 그러므로 원칙상 나답과 아비후의 시체를 동생들인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회막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나답과 아비후가 내성소에서 다른 불로 분향하다 죽었을 때, 레위인이었던 아론의 사촌 미사엘과 엘사반이 아론의 명령을 받고 들어와 그들의 송장을 치웠습니다. 제사장은 자신의 직계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의 송장을, 대제사장의 경우는 심지어 부모의 송장도 만지면 안 됩니다(레 21:1,11). 따라서 사실 이론적으로는 나답과 아비후의 송장을 살아있는 두 형제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치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왜 이때 아론은 미사엘과 엘사반을 불렀습니까? 어떤 사람은 이날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것이라 설명하는데, 그것보다는 아마도 거룩한 성막/성전 내에서는 제사장들이 직계인 형제 제사장의 송장도 만져선 안 되었을 것으로 추론됩니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집에서만 직계 가족의 송장을 만지고 장례를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내성소에 제사장만 들어가고, 지성소에는 대제사장만 들어가야 하는 엄연한 규정 때문에, 사람들은 레위인 미사엘과 엘사반이 회막 내부로 들어가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맞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평상시에는 레위인이라도 회막 내부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죽게 된다는 경고가 주어져 있습니다(민 4:20). 그래서 어떤 랍비들은 나답과 아비후가 내성소에서 은 것이 아니라, 밖에서 죽은 것이라 해석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하나님의 기적으로 그 시체들이 밖으로 굴러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제사장이 내성소에서 사망하면, 언제나 그런 기적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비상 상황에서는 레위인의 내성소 진입이 허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대제사장이나 제사장이 내성소에서, 심지어 지성소에서 죽는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특별하게 레위인의 성소 내 입장이 합법적으로 허용되었을 것입니다. 거룩한 성막/성전 내에서 제사장은 결코 송장을 만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아가 민수기 4:5-20의 견지에서 제사장 송장 치우기의 합법적 방법이 추론 가능합니다. 추정컨대 제사장들이 회막 내부의 기물들을 모두 보자기로 덮은 뒤에 레위인들이 들어와 송장을 치워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입장할 때 사망할 것을 대비해 끈을 달고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전설로 성경적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속죄일에 지성소에 입장할 때 대제사장은 아무런 장식이 없는 하얀 세마포 옷을 입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레 16:4).
아론과 남은 두 아들은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으로 인해 옷을 찢고 머리를 풀어 헤치며 애곡할 수도 없습니다. 원래 그런 금지는 대제사장에게만 적용되는데(레 21:10), 이날은 아들 제사장들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사망 사고가 성막이라는 거룩한 공간에서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론됩니다. 그들의 죽음은 그들의 범죄로 인한 하나님의 징벌이었기 때문에 슬퍼할 일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들이 애곡을 한다면,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재차 엄습하여 온 회중도 징벌을 받을 것입니다. 반면에 백성들은 이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용인되었습니다. 제사장들은 성막 밖으로 나가 장례에 참석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여호와의 관유가 너희에게 있다’는 말은 ‘여호와의 관유가 너희 위에 뿌려졌다’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즉, 그들은 기름부음 받은 자들입니다. 따라서 회막을 섬기는 막중한 일을 하다 중단하고 장례에 참석하는 일이 금지됩니다. 더구나 그날은 제단 가동식을 위해 중대한 첫 번째 제사들이 드려지는 중이었으며, 아직 행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막을 떠나선 안 되었습니다.
제사장의 주의사항과 사명(8-11)
하나님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지켜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의 뜻을 배우고 실천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각자가 맡은 역할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경건한 삶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고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8여호와께서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9너와 네 자손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라 그리하여 너희 죽음을 면하라 이는 너희 대대로 지킬 영영한 규례라 10그리하여야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고 11또 나 여호와가 모세를 통하여 모든 규례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르치리라(8-11)
그들이 다른 불로 잘못된 제사를 드린 배경이 암시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술을 마시고 직무에 임해 판단력을 잃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금주는 막중한 책임을 지닌 성막 직무의 중대성을 경고하기 위한 원론적 지침이며, 나답과 아비후의 실수와 그로 인한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제사장들에게는 직무에 있어서 죽음의 경고와 더불어 대단히 주의 깊은 신중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른 정신과 판단력을 가지고 무엇이 거룩하고 속된 것인지, 무엇이 부정하고 정한 것인지를 정확히 분별해야만 했습니다.
나답과 아비후는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말씀대로 하지 않은 것은 하나님의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해야 합니다. 좌우로 치우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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