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23-01)
재판에 대한 율례
출애굽기 23장 1-19절
잘못된 재판은 사람의 인격을 철저하게 파괴시킵니다. 자신을 괴멸시켜서 자살의 충동을 일으킵니다.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국가 권력이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권력이 국민을 억압하면 반발을 사게 되어지면 지도자들의 지도력이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재판에 대한 율례를 가르쳐 주십니다.
- 본문은 공정한 재판에 대한 경고와 안식년/안식일 준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절기에 대한 것들입니다. 재판법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애를 막고 권력에 의해 재판이 왜곡되지 않도록 냉정함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원수에 대한 자비 및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함께 가야 합니다. 한편, 시간과 관련된 규례들은 백성들이 생활 속에서 여호와를 기억하게 하는 핵심 프로그램들입니다.
공정한 재판과 자비의 실천(1-9)
우리의 삶에서 정직과 공의를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직장, 가정, 사회에서 우리의 말과 행동이 진리와 공의에 기초하고 있는지, 하나님의 정의로운 성품을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와 억눌린 자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합니다.
1너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 2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 송사에 다수를 따라 부당한 증언을 하지 말며 3가난한 자의 송사 라고 해서 편벽되이 두둔하지 말지니라 4네가 만일 네 원수의 길 잃은 소나 나귀를 보거든 반드시 그 사람에게로 돌릴지며 5네가 만일 너를 미워하는 자의 나귀가 짐을 싣고 엎드러짐을 보거든 그것을 버려두지 말고 그것을 도와 그 짐을 부릴지니라 6너는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정의를 굽게 하지 말며 7거짓 일을 멀리 하며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지 말라 나는 악인을 의롭다 하지 아니하겠노라 8너는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 9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1-9)
본문에서는 정직과 공의를 강조하며, 거짓 증언을 하지 말고, 악을 도모하는 다수의 편에 서지 말며, 가난한 자와 무고한 자를 공정하게 대하라고 명령합니다. 또한, 원수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고, 재판에서 뇌물을 받지 말며, 이방인과 약자에게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는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실천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1) 여론재판 금지(1-3)
율법을 시행할 때 공의와 자비라는 두 추에 치우침이 없어야 합니다. 본문은 공평과 중립을 벗어난 사법 정신의 파괴 행위를 금지합니다. 특히 소문과 뇌물을 사용하여 패거리를 형성해 진실을 왜곡하려는 힘 있는 자들의 시도는 차단되어야 합니다. 1-3절은 악의적인 증인이 누리는 혜택과 관련되어 있고, 6-8절은 그 혜택을 뇌물과 같은 방식으로 받는 재판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물은 증인과 재판장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근거 없는 소문이나, 유언비어, 악담은 진실을 왜곡하여 사람을 너무나 쉽게 사회적으로 매장하곤 합니다(1-2). 계획적으로 선동한 다수의 힘으로 진실을 뒤집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여론전과 선동 정치는 고대로부터 권력자과 기득권층의 교활한 통치술이었다. 성경은 이 일을 엄히 금합니다. 가난한 사람을 편들어 재판의 공정성이 왜곡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3). 가난한 자와 약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사법적 정의는 어떤 경우에라도 유지되어야 합니다(6).
(2) 원수에 대한 자비(4-5)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들 사이에 자비의 법이 끼어들어 있습니다. 언약 공동체에서 법적 공정함과 실천적 자비가 함께 실행되어는 듯합니다. 이 법은 잃어버린 가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가축은 자신의 집을 잘 알지만, 간혹 관리가 소홀해질 때 쉽게 자리를 이탈합니다. 집 잃은 가축을 발견하면 즉각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4). 주인이 자신의 원수요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가축은 고대에 생존을 위한 중요한 재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원수의 짐승이 과다한 짐을 싣고 가다가 쓰러진 것을 보면 도와야 합니다(5). 증오심에 불타오르면,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고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그 통쾌함은 커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그런 마음을 품으면 안 됩니다. 구약에는 악인의 심판을 탄원하고 저주하는 발언들이 등장합니다(시 3:7;13:2; 54:5; 109; 그 외 여러 탄원시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악인에 대한 저주와 악담, 복수를 금지하는 구절도 여럿 있습니다(잠 20:22; 24:17 등). 왜 성경은 모순된 두 교훈을 동시에 말씀하셨습니까? 우리 인간은 이 두 현실을 모두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악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을 부르짖어야 합니다(시 23:5). 또한 우리 스스로가 주변의 악을 제거하기 위해 싸우며 노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악인에게까지 자비를 베푸시도록 기도해야 하고 우리가 그 자비심을 품어야 합니다. 고대 근동의 법전들에도 그런 용서의 가르침이 등장합니다. 바벨론의 지혜 문헌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너와 다투는 자에게 악으로 갚지 말라. 너의 원수에게 친절로 보답하라.” 이집트 지혜 문헌에도 다음과 같은 교훈이 나옵니다: “너에게 해를 입힌 사람을 저주하기보다는 축복하는 게 낫다.” 이렇듯 일반 은총의 영역에서도 용서의 교훈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언제나 성경의 자비와 용서의 교훈은 출애굽의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의 자비와 구원에 뿌리내리고 있으므로 그 동기와 근원이 다릅니다. 이 법은 이미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의 씨앗인 셈입니다. 이 자비의 율법은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생각나게 합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은 강도 만난 사람을 그냥 지나쳤습니다. 결국 그 두 사람은 쓰러진 사람을 과도한 짐을 싣고 가다 쓰러진 짐승만도 못하게 취급한 셈입니다.
(3) 뇌물 재판 금지와 나그네 배려(6-9)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지 말라는 명령에서 ‘하라그’는 문자 그대로 ‘죽이다’를 의미한다기보다는 비유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어 억울하게 사회적으로 매장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고 억울한 판결을 받는 상황이 암시됩니다. 권력가와 지배층이 진실을 왜곡해서 엉뚱한 판결이 나오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은 흔히 뇌물과 연루되어 있습니다(7). 뇌물은 사법적 정의를 왜곡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진실을 덮는 그런 자들을 악인이라 하십니다. 이 경우 다른 사람들이 사법적 판결의 진실성을 분별할 방법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재판이 왜곡 되었는지 여부를 하나님과 당사자들만 압니다. 세상 재판은 친분과 뇌물, 때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됩니다. 세상에서는 그들이 사법적 절차에 따라 불의한 방식으로 승리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정죄하시고 반드시 직접 심판의 형벌을 내리실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과 주변 민족들은 보이지 않는 도덕적 범죄에 대한 신의 심판을 두려워했습니다(예. 창 20:4에서 아브라함의 누이가 아닌 아내를 취한 사실이 드러나자, 신적 심판을 두려워한 아비멜렉 왕). 이 공평한 재판에 대한 경고가 사회적 약자 보호에 더 기울어 있음을 9절의 나그네 보호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방 나그네(게르)는 여러 이유로 본국을 떠나 이국땅에 들어와 땅 없이 빌붙어 사는 외국인입니다. 그들은 본토인이 보호해주지 않으면 생계를 위협받습니다. 애굽에서 마찬가지로 나그네 신세였던 이스라엘 백성은 나그네의 형편과 처지를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을 압제하지 말고 적극 도우며 감싸주어야 합니다.
안식년과 안식일(10-13)
현대 사회에서는 바쁘고 지친 삶 속에서 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안식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안식일을 통해 하나님께 집중하고, 영적인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10너는 여섯 해 동안은 너의 땅에 파종하여 그 소산을 거두고 11일곱째 해에는 갈지 말고 묵혀두어서 네 백성의 가난한 자들이 먹게 하라 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 네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할지니라 12너는 엿새 동안에 네 일을 하고 일곱째 날에는 쉬라 네 소와 나귀가 쉴 것이며 네 여종의 자식과 나그네가 숨을 돌리리라 13내가 네게 이른 모든 일을 삼가 지키고 다른 신들의 이름은 부르지도 말며 네 입에서 들리게도 하지 말지니라(10-13)
본문에서는 안식년과 안식일을 명령합니다. 6년간 경작한 후 7년째 되는 해에는 땅을 쉬게 하여 가난한 자와 짐승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일주일 중 하루는 안식일로 지정하여 일하지 않고, 하나님께 집중하며 쉼을 얻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따르고, 자비와 회복을 실천하기 위한 것입니다.
(1) 안식년 준수(10-11)
농사와 관련된 절기법이 선포됩니다. 이것은 ‘감사’와 ‘예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노동을 중단하고 쉼 가운데 창조주를 예배하며, 그분께 감사 예물을 바쳐야 합니다. 년마다 땅을 묵히고 그대로 두라는 명령은 적어도 그 해에 그 땅의 원주인인 하나님께 땅의 소유권을 위탁하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농사를 지으실 것입니다. 그 수확물을 비천한 자기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실 것입니다. 이 안식년 규례는 레위기 25:1에 자세히 나옵니다. 여기서 이 안식년이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7년째의 연도를 정한 것인지, 아니면 개별적으로 자기 밭의 7년 주기를 재량껏 지킨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않습니다. 그러나 레위기 25장의 법은 국가적인 안식년과 희년을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이 해에는 밭을 갈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땅이 원기를 회복하도록 쉬어야 하기 때문에 파종도 물론 하지 않습니다. 포도원과 올리브 과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지를 치지 않고, 스스로 난 열매도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이때 땅에서 스스로 싹이 트고 곡식이 자랍니다. 이것은 가난한 자들과 동물들의 몫입니다.
(2) 안식일 준수(12-13)
안식일 준수의 계명은 앞서 주어진 모든 계명을 일단 매듭짓는 중간 단계의 요약적 진술입니다. 이 안식일 규정에서도 여종의 자식과 나그네가 쉬도록 하라는 약자에 대한 인권적 배려가 엿보입니다(12). 홍미롭게도 이 요약은 다시 십계명의 제1계명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13). 결국 모든 언약서 율법들의 토대는 십계명이고, 더 좁히면 제1, 2계명임을 시사합니다.
주요 세 절기와 중대한 제의 규정들(14-19)
우리의 예배와 삶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순결한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의 시간, 재물,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며, 삶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예배로 채워야 합니다. 또한, 이웃과 함께 하나님이 주신 복을 나누고,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역사를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14너는 매년 세 번 내게 절기를 지킬지니라 15너는 무교병의 절기를 지키라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아빕월의 정한 때에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이는 그 달에 네가 애굽에서 나왔음이라 빈 손으로 내 앞에 나오지 말지니라 16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이룬 것을 연말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 17네 모든 남자는 매년 세 번씩 주 여호와께 보일지니라 18너는 네 제물의 피를 유교병과 함께 드리지 말며 내 절기 제물의 기름을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지니라 19네 토지에서 처음 거둔 열매의 가장 좋은 것을 가져다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드릴지니라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지니라(14-19)
절기법과 더불어 18-19절의 제의 규정들이 출애굽기 34:18-26에 다시 등장합니다.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주요 세 절기와 중요한 제의 규정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 절기의 의미와 그에 따른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교절(14-15)
이스라엘 백성은 무교절을 지켜야 합니다. 이 절기는 유월절과 연관이 있으며, 이집트 탈출을 기념합니다. 이 절기 동안에는 누룩이 없는 빵(무교병)을 일주일 동안 먹어야 합니다. 이 절기를 지키는 동안에는 누룩이 들어간 빵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남자가 절기에 맞춰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합니다.
(2) 맥추절(16)
맥추절은 첫 수확을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이는 오순절로도 알려져 있으며,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수한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3) 수장절(16)
수장절은 추수의 마지막 단계에서 수확물을 저장한 후에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이는 장막절 또는 초막절로도 불립니다. 이 절기에도 모든 남자가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합니다.
(4) 제의 규정들(18-19)
① 제물에 관한 규정
희생 제물의 피를 누룩 있는 빵과 함께 드려서는 안 되며, 절기에서 드린 희생 제물의 기름을 다음 날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② 초태생 규정
처음 익은 열매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려야 하며,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 규정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유지하고 그들의 믿음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제시됩니다.
우리에게 공의로운 삶, 안식과 회복, 그리고 거룩한 예배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정직과 공의를 실천하고, 안식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하며, 모든 삶의 순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예배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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