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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15-02)

 


확신에서 논리로 발전한 부활

고린도전서 15장 12-19절


논리학에서 추리를 할 때, 결론의 기초가 되는 판단을 일컬어 ‘전제(前提)’라고 합니다. 전제를 통해 이론이 진행되고, 그 곳으로부터 유추해서 결과를 유추한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전제가 잘못되면 그 전체 위에서 세운 모든 논리도 잘못될 수밖에 없습니다.

 

 

  • 계속해서 부활에 대한 주제를 다룹니다. 조건문을 통해 예수 부활의 필요성을 논증합니다. 내용은 크게 교회 상황을 말하는 12절과 부활의 필요성을 논증하는 13-19절은 더 구체적으로 두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13-15절은 죽은 자의 부활이 없는 것과 바울과 고린도 성도들과 하나님과의 관련성을 다룹니다. 16-19절은 앞부분을 부연하는데, 죽은 자의 부활이 없는 것과 신자의 구원과의 관련성을 다룹니다.

 

교회의 문제 상황 : 죽은 자드르이 부활이 없다고 말함(12)

성도 중 일부가 부활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 부활의 필요성을 논증합니다. 조건문을 통해 부활이 없는 상항에 대한 추론의 꼬리 물기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부활이 없다면 바울이나 독자 모두 비참해집니다. 심지어 하나님도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부활은 있습니다.

 

12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 전파되었거늘 너희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어찌하여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없다 하느냐(12)

 

1-11절에서 부활이 복음의 핵심 내용임을 설명한 바울은 12절부터 교회의 문제 상황으로 들어갑니다. 조건문을 사용한 논리적 추론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지체를 중시한 고린도 성도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도록 이끕니다.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해 일부 신자가 믿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시작합니다. 만일 메시아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고 전파되었다면 왜 ‘너희’ 중 어떤 이는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고 하였습니까? 조건절은 앞부분 내용을 근거로 합니다. 메시아의 부활은 바울을 포함한 여러 증인들이 목격했고(3-8), 그에 대한 선포는 바울과 모든 사도들이 행했습니다(11). 고린도 성도들은 그 선포를 믿음으로 받아 구원 안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교인 중 어떤 이들이 죽은 자의 부활을 부인합니다. 주절의 내용입니다. 자기가 전한 말을 굳게 지키고 헛되이 믿지 말라고 바울이 경고한 이유입니다(2). 아마도 죽은 자의 부활을 황당한 이야기로 여겼고, 특별히 몸의 부활은 더욱 못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스 철학에 의하면 몸은 영에 비해 열등하고 속된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비록 교회 안에 있었지만 여전히 복음의 증거보다 자기 생각과 세상의 사고를 더 우선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논증 :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13-15)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 예수님께서 지금도 무덤에 계셔야 하고, 목숨을 걸고 부활과 그 중요성을 전한 사도들은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또 죽고 실패한 구세주를 믿을 필요도 없으니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맙니다. 2000년 동안 부활의 복음을 듣고 변한 사람들의 믿음 역시 다 거짓이 되고 맙니다.

 

13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 14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이며 15또 우리가 하나님의 거짓 증인으로 발견되리니 우리가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셨다고 증언하였음이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지 아니하셨으리라(13-15)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이 부활과 관련하여 품은 의문과 궁금한 부분을 다르기 전에, 복음 진리인 그리스도의 부활부터 언급합니다. 고린도 성도들이 받아들인 복음 진리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을 골자로 합니다.

 

(1) 죽은 자의 부활 없는 것에 대한 첫 번째 논증 1(13)

 

일부 교인들 생각이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조건문 형식으로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죽은 자들의 부활이 없다는 12절 내용을 ‘만일’이란 조건절로 재진술하고, 주절을 통해 그들 생각의 논리적 결론을 보여줍니다. 만일 그렇다면 메시아의 부활은 없게 됩니다. 예수님도 사람 몸으로 존재했고 십자가에서 죽었기에,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 예수의 부활 역시 없을 것입니다.

 

(2) 죽은 자의 부활이 없는 것에 대한 첫 번째 논증 2(14-15)

 

13절과 연결한 꼬리 물기입니다. 메시아의 부활이 없는 상황을 전제로 그에 대한 논리적 결론을 보여줍니다. 세 가지 결과적 상황을 언급합니다. 모두 부정적입니다.

첫째, 바울을 포함한 전도자(우리)의 선포는 헛것이 됩니다(14). 메시아가 부활하지 않았는데 부활했다고 전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바울은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둘째, 독자들의 믿음도 헛것이 됩니다(14). 부활이 없는데 있다고 전한 거짓말을 믿은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 메시아의 부활도 없다는 말인데, 그러면 예수님이 참 메시아인지 확인할 길이 없게 됩니다. 당시 예수님의 좌우에서 함께 십자가에 죽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두 똑같이 죽었기에 부활이 아니면 예수님의 죽음이 특별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또한 부활이 없는 예수님의 죽음은 그 자체가 실패를 의미할 수 있기에 그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이 진짜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마치 세상의 다른 종교들처럼 그 창시자 혹은 계시자가 죽었기에 그들을 통한 영생의 계시가 사실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없는 이런 상황에서 그를 믿는 것이 죄 사함과 하나님과의 새 언약 관계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구원을 보증할 수 있습니까? 어쩌면 그런 믿음은 착각이거나 자기 확신일 수 있습니다.

셋째, 바울을 포함한 ‘우리’는 하나님을 대적해 거짓말한 것이 됩니다(15). 바울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어 메시아의 부활도 없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를 다시 살리지 않았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하나님께서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전한 것입니다.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하나님을 기만하고 이용한 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죄입니다. 이렇듯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이나 신념 차원에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복음과 관련해 바울과 독자에게는 물론이고 심지어 하나님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이 미칩니다. 모든 것이 거짓말이 됩니다.

 

두 번째 논증 :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16-19)

그리스도의 부활을 헛것이나 오류라고 주장하는 사상이나 이론, 주장에 휩쓸리지 말고, 부활의 진리를 증거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시 영향을 미치던 그리스도 철학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영혼에 비해 열등라고 저속하며 멸절하기 때문에 부활의 생명을 덧입을 수가 없습니다. 바울이 설명하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한 성경적 근거와 경험적 근거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16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을 터이요 17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18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 19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16-19)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우리가 기대를 걸 곳은 이생뿐이고, 그러면 그리스도 때문에 박해를 당하고, 수치와 모욕을 당하고, 추방을 당하고,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리스도인이 가장 불쌍하고 어리석은 자가 됩니다.

 

 

(1) 죽은 자의 부활이 없는 것에 대한 두 번째 논증 1(16)

 

‘왜냐하면’이란 표현을 통해 13-15절 내용을 부연합니다. 역시 조건절을 통한 꼬리 물기로 진행하며 시작점은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는 전제입니다.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메시아의 부활도 없습니다. 13절 내용과 동일합니다.

 

(2) 죽은 자의 부활이 없는 것에 대한 두 번째 논증 2(17-19)

 

16절과 연결해 논리적 추론을 계속 진행합니다.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어 메시아의 부활도 없다면’(17a). 16-17a절까지는 13-14a절의 내용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후 논리 연결은 그 방향이 다릅니다. 14b-15절과 달리 철저히 독자 상태에만 집중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그들의 믿음은 쓸모없게 됩니다. 그들은 여전히 죄 안에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부활과 죄 사함과의 관계성 설명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모든 사람의 죄를 위해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을 대신 받은 것입니다. 심판 결과인 죽음이 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활은 그 십자가의 대속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이 끝났고 더는 심판 받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자동적으로 그것을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회개와 믿음을 통해 얻게 되지만, 부활은 하나님의 심판이 끝났고 예수님으로 인한 죄 사함의 길이 열렸음을 확충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4:25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라고 말합니다. 만일 예수의 부활이 없다면 죄의 대속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고, 예수 믿는 독자들의 죄가 처리되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부활이 없으면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예수님 안에서 자는 사람, 곧 죽은 사람들은 구원을 알 수 없는 채로 죽은 것입니다(18). 바울은 그 상태를 멸망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이 없으면 이 땅의 삶이 전부라는 말인데, 모든 신자는 이 땅에서 온전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죽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예수 믿지 않고 죽기 전에 호의호식하며 사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예수 안에 있으면서도 부활의 소망 없이 이 땅만을 소망한다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우리가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합니다(19).

 

지금까지 설명에 의하면 죽은 자의 부활은 몇 가지 면에서 꼭 필요합니다. 첫째, 바울의 증거가 거짓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합니다. 부활이 있다고 이미 말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증거가 거짓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분 역시 부활을 말씀하셨고 이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셋째, 예수의 메시아 됨을 위해 필요합니다. 부활이 없으면 십자가의 죽음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신자들의 죄를 용서하는 통로인지 알 수 없고, 죄사함이 이루어졌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그가 메시아인지도 확실치 않을 수 있습니다. 설사 메시아가 맞다 해도 부활 없는 그의 사역은 실패입니다. 넷째, 독자들의 구원을 위해 필요합니다. 부활 없는 복음은 죄 사함을 보증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땅에서의 삶을 넘어 영원한 생명도 확증할 수 없습니다. 그것 믿고 이 땅에서 다르게 사는 것은 인생 낭비입니다. 부활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논리적인 귀결이지만, 반대로 부활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감사하게도 부활은 사실입니다. 증인들이 보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로 지난 모든 구원의 역사와 예수님의 삶이 완성됩니다. 따라서 부활이 없으면 그간 모든 역사를 설명할 수 없고, 우리가 선 자리를 알 수 없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생명도, 소망도, 삶의 의미도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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