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21-01)
왕좌에 앉은 자의 바른 책임
역대하 21장 2-20절
오늘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맡고 살아갑니다.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직장에서는 리더로서, 교회에서는 직분자로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모두가 책임을 바르게 감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권위를 이용해 자신만을 위해 살거나, 책임을 외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맡은 자리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묻고, 책임의 무게를 돌아보게 합니다.
- 말씀을 버린 자는 인생의 막대기로 심판하신다는 경고(삼하 7:14)가 유다 왕 여호람의 통치에서 자명하게 나타납니다. 그는 하나님을 버리고 다윗과 선왕들의 길을 버렸습니다. 그 대신 아합의 길을 좇아 악을 행하며, 백성들을 음행의 길로 미혹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람을 꾸짖으시고, 경고대로 그와 그의 가족과 유다 땅에 전쟁과 죽음과 질병의 큰 재앙을 내리십니다. 그러나 심판 속에서도 다윗 왕가를 버리지 않으시고, 그 등불을 꺼지지 않게 지켜주셨습니다.
여호람의 악행과 하나님의 은혜(2-7)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그릇된 선택은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심각한 해악을 초래합니다. 악한 영향력과의 결합은 타락을 심화시키며, 인간 본성의 연약함은 항상 경계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배신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신실하게 자신의 약속을 지키시는 은혜가 존재합니다. 이 변함없는 약속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주고, 우리에게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를 요구합니다.
2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의 아우들 아사랴와 여히엘과 스가랴와 아사랴와 미가엘과 스바댜는 다 유다 왕 여호사밧의 아들들이라 3그의 아버지가 그들에게는 은금과 보물과 유다 견고한 성읍들을 선물로 후히 주었고 여호람은 장자이므로 왕위를 주었더니 4여호람이 그의 아버지의 왕국을 다스리게 되어 세력을 얻은 후에 그의 모든 아우들과 이스라엘 방백들 중 몇 사람을 칼로 죽였더라 5여호람이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삼십이 세라 예루살렘에서 팔 년 동안 다스리니라 6그가 이스라엘 왕들의 길로 행하여 아합의 집과 같이 하였으니 이는 아합의 딸이 그의 아내가 되었음이라 그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나 7여호와께서 다윗의 집을 멸하기를 즐겨하지 아니하셨음은 이전에 다윗과 더불어 언약을 세우시고 또 다윗과 그의 자손에게 항상 등불을 주겠다고 말씀하셨음이더라(2-7)
유다의 다섯 번째 왕으로 기원전 848년부터 841년까지 통치했던 여호람에 대한 기록은 열왕기하 8장 16-24절에 비해 역대하에 두 배 가까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그의 두드러진 악행이 매우 강조되고 있습니다.
여호람은 여호사밧 왕의 맏아들로서, 여섯 명의 아우가 있었습니다. 부왕 여호사밧은 여호람에게 왕권을 계승하였고, 다른 아들들에게는 은과 금, 보물 등을 후하게 주었으며, 유다의 요새 성읍들을 다스리게 하였습니다(대하 21:3). 여호람은 섭정 기간을 거친 후, 32세부터 단독으로 나라를 다스리며 세력을 공고히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왕권의 견고함은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를 암시하는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축복받은 환경 속에서 여호람은 상상하기 어려운 악행을 저질렀으니, 바로 자신의 모든 아우들을 살해한 것입니다. 그는 8년간 유다를 통치하였으나, 성경은 그가 이스라엘의 왕들과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고 기록합니다(대하 21:6). 나아가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백성들까지도 음행의 길로 이끌었습니다(대하 21:6,13).
여호람의 이 같은 악행에는 아합의 딸이자 바알 숭배자였던 그의 아내의 영향이 컸습니다. 이는 근원적으로 여호사밧 왕이 아합 왕가와 혼인 동맹을 맺고 친분을 유지한 데서 비롯된 비극이었습니다(대하 18:13; 20:35 참조). 비록 여호사밧은 하나님을 찾고 다윗의 길을 따르려 노력하였으나, 여호람은 어리석게도 아합의 악한 길을 택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가문을 멸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시어, 다윗과 그의 후손에게 ‘등불을 항상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7). 이 ‘등불’이라는 표현은 성전의 등잔대에 등불을 항상 켜두어야 했던 규례에 비유된 것으로, 다윗의 후손들이 계속해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라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언약을 상징합니다(레 25:3-4 참조). 이는 여호람의 극심한 악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유지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에돔과 립나의 배반(8-11)
지도자가 영적인 신뢰를 저버리고 그릇된 길을 선택할 때, 그 악영향은 공동체 전체를 뒤흔들게 됩니다. 도덕적, 영적 기반을 상실한 결과로 한때 누리던 권세와 안녕은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스스로 외부 도전에 취약해지고 내부 결속마저 무너뜨려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결국 이러한 비극의 근원은 더 높은 권위와의 영적인 연결이 단절된 데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의 진정한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지도자와 백성 모두의 흔들림 없는 믿음과 꾸준한 순종이 필수적입니다.
8○여호람 때에 에돔이 배반하여 유다의 지배하에서 벗어나 자기 위에 왕을 세우므로 9여호람이 지휘관들과 모든 병거를 거느리고 출정하였더니 밤에 일어나서 자기를 에워싼 에돔 사람과 그 병거의 지휘관들을 쳤더라 10이와 같이 에돔이 배반하여 유다의 지배하에서 벗어났더니 오늘까지 그러하였으며 그 때에 립나도 배반하여 여호람의 지배 하에서 벗어났으니 이는 그가 그의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버렸음이더라 11○여호람이 또 유다 여러 산에 산당을 세워 예루살렘 주민으로 음행하게 하고 또 유다를 미혹하게 하였으므로(8-11)
여호람은 다윗의 후손으로서 유다 왕위에 올랐지만, 그의 통치 기간은 하나님을 저버린 죄악으로 얼룩졌습니다. 그가 여호와를 버린 대가는 고스란히 유다 왕국에 미쳤는데, 이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경고와 징계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오랜 세월 유다의 속국이었던 에돔의 배반이 있었습니다. 에돔은 다윗 왕 시대부터 유다의 지배하에 있었으며, 심지어 유다에서 파견된 섭정 왕이 다스릴 정도로 그 지배가 공고했습니다. 여호사밧 왕과 여호람 통치 초기까지 에돔은 유다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호람이 하나님을 등진 이후, 에돔은 유다의 지배를 벗어나 스스로 왕을 세우고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여호람은 에돔의 독립을 저지하고자 군사를 이끌고 출정했으나, 오히려 에돔 군에 포위되어 밤에 겨우 목숨만 건져 도망쳐야 했습니다. 이는 왕의 배역이 초래한 무기력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던 땅이자 제사장 자손의 성읍이었던 립나마저 여호람에게서 배반하여 벗어났습니다. 이처럼 에돔과 립나가 유다를 배반한 근본적인 원인은 여호람 왕이 하나님을 배신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실제적이고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왕의 배역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를 가르치셨습니다.
여호람은 다윗의 후손으로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과 경고를 익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 여호사밧 왕과 조부 아사 왕이 그러했듯이, 하나님을 찾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신실한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길을 버렸습니다. 오히려 그는 북이스라엘의 아합 집안의 악한 행위를 따랐으며, 우상 숭배를 조장하는 산당들을 다시 만들어 백성들을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음행과 미혹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의 선조들이 유다에서 우상과 산당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율법으로 백성을 교육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호람의 통치기는 왕국의 영토적 상실뿐만 아니라 영적인 타락을 가져온 비극의 시기였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버린 왕의 선택이 백성 전체에게 어떠한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엘리야를 통한 하나님의 심판 예고(12-15)
개인의 잘못된 선택, 특히 영향력 있는 위치에서의 일탈은 자신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에까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전에 주어지는 경고를 무시하고 악한 길을 고집할 경우, 상황은 점차 악화되어 심각한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영적 타락은 육체적 고난과 맞물려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경고를 외면한 삶의 불가피한 결론입니다. 지속적인 불순종과 죄악은 결국 개인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올바른 판단으로 주어진 경고에 귀 기울이며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12선지자 엘리야가 여호람에게 글을 보내어 이르되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가 네 아비 여호사밧의 길과 유다 왕 아사의 길로 행하지 아니하고 13오직 이스라엘 왕들의 길로 행하여 유다와 예루살렘 주민들이 음행하게 하기를 아합의 집이 음행하듯 하며 또 네 아비 집에서 너보다 착한 아우들을 죽였으니 14여호와가 네 백성과 네 자녀들과 네 아내들과 네 모든 재물을 큰 재앙으로 치시리라 15또 너는 창자에 중병이 들고 그 병이 날로 중하여 창자가 빠져나오리라 하셨다 하였더라(12-15)
여호람 왕의 통치 기간 동안 자행된 악행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엘리야를 통해 엄중한 심판이 임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엘리야는 주로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선지자였으나, 아합과 아하시야 시대에 이어 여호람 시대에도 사역을 이어갔으며(왕하 2:17), 그의 승천(왕하 2:11)은 여호람에게 보내진 이 편지 기록 이후로 이해됩니다. 엘리야의 편지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여호람의 두 가지 중대한 죄를 책망하셨습니다.
첫째, 여호람이 다윗이나 솔로몬, 그리고 그의 선왕이었던 아사나 여호사밧의 길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이스라엘 왕들의 길을 행한 죄를 지적하셨습니다(대하 21:12-13). 특히 역대하 21장 6절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여호람은 아합 왕가를 본받아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을 영적인 음행의 길로 이끌었습니다(대하 21:13,11). 그는 아합의 딸 아달랴에게 영향을 받아 바알의 사당과 제단, 제사장들을 두었으며(왕하 11:18), 성전을 훼손하고(대하 24:7) 백성들을 우상숭배라는 영적 음행에 빠지게 하였습니다(대하 21:13). 우상숭배는 하나님에 대한 근본적인 영적 음행으로, 하나님께서 시내산 언약을 통해 이스라엘과 맺으셨던 언약을 파기하는 행위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신의를 저버리고(렘 31:32) 바알과 다른 우상들을 사랑하며 섬겼던 것과 같습니다(호 2:2-13). 우상숭배는 또한 육체적 음행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바알과 아세라 숭배에 성적인 의식이 수반되었고(왕하 23:7), 과거 바알브올 사건에서도 영적 음행과 성적 음행이 결합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민 25:1-3,6-13).
둘째, 하나님께서는 여호람이 그의 아우들을 살해한 죄를 지적하셨습니다(대하 21:13). 성경에서 이들이 ‘여호람보다 착한 아우들’(대하 21:13)로 묘사된 점을 미루어 볼 때, 그들이 우상숭배자가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종교적 이유나 왕권 보존을 위한 행위였을지라도, 무죄한 아우들을 제거한 것은 지극히 악한 행위였습니다. 더 나아가 이는 다윗의 후손을 보존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과 뜻(역대하 21:7)을 거스르는 심각한 죄였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이미 경고하셨던 대로(삼하 7:14), 인생의 막대기로 여호람을 징벌하실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먼저, 백성과 여호람의 가족, 그리고 그의 모든 재산을 ‘큰 재앙’으로 치시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대하 21:14). 여기서 ‘큰 재앙’(히브리어: 막게파)은 이방의 침입이나 애굽의 열 가지 재앙과 같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피해를 의미합니다. 또한, ‘치다’(히브리어: 나가프)라는 동사의 주어가 하나님으로 명시되어 있어, 이러한 치명적인 일격이 하나님의 심판임을 명확히 합니다(대하 21:14,18). 두 번째로, 여호람에게는 창자에 불치병이 생겨 창자가 빠져나오는 고통 끝에 죽을 것이라는 심판이 예고되었습니다(대하 21:15,18-19). 여호람에게 임할 이 재앙은 신명기 28장 58-59절에 기록된 말씀이 성취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여호람 왕과 유다 왕국에는 준엄한 심판이 임하였습니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블레셋과 구스(현 수단 지역 에티오피아)에 가까이 거주하던 아라비아인들을 들어 여호람을 공격하게 하셨습니다. 이 침략으로 인해 여호람은 선대 왕들이 힘들게 확보했던 에돔과 립나를 포함한 상당한 영토와 군사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이는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안겼습니다. 침략자들은 유다의 다른 요새 성읍에 위치한 왕궁의 모든 재물과 함께 여호람의 아들들과 아내들을 탈취해 갔습니다(17). 이 과정에서 그의 모든 아들이 죽임을 당했고(대하 22:1), 오직 막내아들 여호아하스(아하시야)만이 살아남았습니다(17). 여호람이나 아달랴, 그리고 여호아하스가 예루살렘 왕궁에 머물렀기에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호아하스가 살아남은 것은 다윗 왕조의 맥을 끊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7).
이러한 재앙 이후, 하나님의 예고대로(15) 여호람은 치명적인 창자 질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죽음은 성경에 ‘여호와의 치심’(18)으로 명확히 기록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된 ‘큰 재앙’(14)과 같이 이 질병 또한 하나님의 심판임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그의 죽음 앞에서 백성들은 이전 왕들에게 분향하며 조의를 표했던 것과 달리(19절 참고), 여호람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애석해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여호람이 하나님께는 물론, 자신의 백성에게서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불명예스러운 군주였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블레셋, 아라비아의 배반과 여호람의 병(16-19)
영향력 있는 이의 악한 행위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 공동체에 심각한 혼란과 재앙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릇된 길을 고집할 때, 한때 누리던 보호를 잃고 외부 위협에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내면의 타락은 육체적 고통이나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피할 수 없는 대가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결국 책임을 망각한 삶은 존중받지 못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할 수 있으니, 올바른 가치관과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16○여호와께서 블레셋 사람들과 구스에서 가까운 아라비아 사람들의 마음을 격동시키사 여호람을 치게 하셨으므로 17그들이 올라와서 유다를 침략하여 왕궁의 모든 재물과 그의 아들들과 아내들을 탈취하였으므로 막내 아들 여호아하스 외에는 한 아들도 남지 아니하였더라 18○이 모든 일 후에 여호와께서 여호람을 치사 능히 고치지 못할 병이 그 창자에 들게 하셨으므로 19여러 날 후 이 년 만에 그의 창자가 그 병으로 말미암아 빠져나오매 그가 그 심한 병으로 죽으니 백성이 그들의 조상들에게 분향하던 것 같이 그에게 분향하지 아니하였으며(16-19)
하나님의 예고대로 여호람 왕과 유다 왕국에는 준엄한 심판이 임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먼저 블레셋과 구스(현 수단)에 인접한 아라비아인들을 통하여 여호람을 공격하게 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여호람은 앞서 에돔과 립나(8-11)를 포함하여 선왕들이 어렵게 확보했던 영토와 군사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며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습니다. 침략자들은 왕궁의 모든 재물과 더불어 여호람의 아들들과 아내들을 탈취해 갔습니다(17). 이 침략으로 인해 그의 아들들은 대부분 죽임을 당했으며(대하 22:1), 오직 막내아들 여호아하스(아하시야, 1)만이 남게 되었습니다(17). 여기서 언급된 '왕궁'은 유다의 다른 요새 성읍에 위치한 왕궁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여호람이 자신의 아우들을 죽였기에, 그의 아들들은 그 아우들이 거주했던 요새 성읍의 왕궁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호람과 아달랴, 그리고 여호아하스가 예루살렘 왕궁에 머물렀기에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특히 여호아하스가 살아남은 것은 다윗 왕조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명백히 보여줍니다(7).
이러한 재앙 이후, 하나님의 예고대로(15) 여호람은 창자에 심각한 병이 들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그의 죽음은 여호와의 ‘치심’(18)으로 기록되어, 14절의 ‘큰 재앙’과 같이 그의 질병이 하나님의 직접적인 심판임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백성들은 이전 왕들에게 분향하며 조의를 표했던 것과 달리, 여호람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석해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그가 하나님께뿐만 아니라 백성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군주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여호람의 악한 통치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과 그 결과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호람의 통치 종결부(20)
우리의 삶의 진정한 가치와 명예는 단순한 수명이나 지위가 아닌, 타인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과 도덕적인 행실에서 비롯됩니다. 자기중심적이고 그릇된 행위는 사후에도 슬픔 대신 무관심이나 부정적인 평가만을 남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개인의 모든 선택과 삶의 방식은 그의 마지막 순간은 물론, 후세의 평가에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었다 할지라도 존경받지 못하는 삶은 결국 비명예로운 결말을 피할 수 없음을 우리에게 분명히 교훈합니다.
20여호람이 삼십이 세에 즉위하고 예루살렘에서 팔 년 동안 다스리다가 아끼는 자 없이 세상을 떠났으며 무리가 그를 다윗 성에 장사하였으나 열왕의 묘실에는 두지 아니하였더라(20)
여호람 왕의 통치 종결부는 성경에서 매우 간략하며 비호의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3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라 예루살렘에서 8년 동안 통치하였습니다. 주전 848년부터 841년에 이르는 이 기간은 유다 역사에서 어두운 시기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열왕기하와 역대하에 걸쳐 그의 악행이 상세히 언급되며,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한 왕으로 기억됩니다. 그의 치세 동안 유다 나라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선지자 엘리야로부터 책망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아무도 그를 애석해하는 이가 없었다는 기록은 그의 불명예를 대변합니다. 이는 백성들의 지지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의 시신은 비록 다윗 성에 안치되기는 하였으나, 중요한 열왕의 묘실에는 두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왕으로서의 명예를 인정받지 못했음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마무리를 의미합니다. 여호람의 통치 종결은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한 자가 맞이하는 준엄한 심판을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그릇된 선택과 불순종이 개인의 삶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목도하였습니다. 지도자의 영적 이탈과 악행은 한때 누리던 보호와 영광을 잃게 하며, 결국 비명예스러운 최후로 이끌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진정한 권위와 명예는 지위나 수명이 아닌, 올바른 가치관에 입각한 책임감 있는 삶과 꾸준한 순종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 순간 겸손히 자신의 길을 살피고, 참된 지혜를 구하며, 빛 된 자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갈 것을 결단해야 합니다. 이 길이야말로 참된 평안과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존귀한 유산을 만드는 길임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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