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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06-02)


성전 건축의 완성과 유월절 의식

에스라 6장 13-22절


 

성전 건축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언약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는 임재의 공간으로, 예배와 제사의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성전은 신앙 공동체가 하나로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장소이며, 그들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성전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중요한 상징적 공간입니다.

 

  • 귀환 공동체는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완료하고 다리오 왕 제6년(주전 526년) 아달월 3일에 역사적인 봉헌식을 거행합니다. 그들은 성대한 성전 봉헌식을 마친 후 모세의 율법을 따라 유월절을 지킵니다. 성전 봉헌식과 유월절 의식의 거행은 이스라엘 역사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조서의 이행과 성전 건축의 완공(13-18)

이스라엘 백성이 순종하는 모습은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의 순종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표현으로,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확신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순종은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역사하실 수 있는 통로가 되며, 그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지는 기초가 됩니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의 순종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하며, 공동체의 회복과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13○다리오 왕의 조서가 내리매 유브라데 강 건너편 총독 닷드내와 스달보스내와 그들의 동관들이 신속히 준행하니라 14유다 사람의 장로들이 선지자 학개와 잇도의 손자 스가랴의 권면을 따랐으므로 성전 건축하는 일이 형통한지라 이스라엘 하나님의 명령과 바사 왕 고레스와 다리오와 아닥사스다의 조서를 따라 성전을 건축하며 일을 끝내되 15다리오 왕 제육년 아달월 삼일에 성전 일을 끝내니라 16○이스라엘 자손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기타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이 즐거이 하나님의 성전 봉헌식을 행하니 17하나님의 성전 봉헌식을 행할 때에 수소 백 마리와 숫양 이백 마리와 어린 양 사백 마리를 드리고 또 이스라엘 지파의 수를 따라 숫염소 열두 마리로 이스라엘 전체를 위하여 속죄제를 드리고 18제사장을 그 분반대로, 레위 사람을 그 순차대로 세워 예루살렘에서 하나님을 섬기게 하되 모세의 책에 기록된 대로 하게 하니라(13-18)

 

예루살렘 성전 재건의 주제를 다루는 에스라서 전반부(1-6장)의 종결 부분으로, 성전 건축의 완공과 봉헌식을 소개하는 단락(13-18절)과 유월절을 지키는 단락(19-22절)으로 구성됩니다. 1장에서는 고레스가 하나님의 감동으로 성전 건축을 지시한 반면, 6장에서는 페르시아 왕 다리오가 하나님의 감동으로 성전 재건을 완성합니다(스 6:22).

 

(1) 다리오 와의 조서를 이행함(13)

 

다리오 왕의 조서에 대한 강 건너편 총독과 관리들의 반응으로 시작합니다. 다리오 왕의 조서가 내려지자 강서편의 총독과 관리들은 지체하지 않고 ‘신속히’ 왕의 명령을 시행합니다. ‘신속히 시행하다’로 번역된 아람어는 ‘오스파르나 아바두’로 12b절의 ‘신속히 행할지어다’(오스파르나 이트아비두)와 직접 연결됩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다리오 왕의 명령이 지체 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시행되었음을 강조합니다.

 

(2) 성전 건축의 완공(14-15)

 

성전 건축의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된 데는(14b, ‘성전 건축하는 일이 형통한지라) 유다 사람의 장로들이 하나님의 사람들(특히 학개와 스가랴)의 권면을 따랐기 때문입니다(14). 기록에 따르면, 학개는 주전 520년에 예언 활동을 했고(학 1:1; 2:10), 스가라는 주전 520년부터 518년까지 예언 활동을 했습니다(즉 1:1: 7:1). 성전 건축의 재개 연도와 두 예언자들의 활동 연대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것은 건축의 재개에 두 예언자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성전 건축은 그로부터 약 3-5년 후인 515년(다리오 왕 6년) 12월(아달월) 3일에 완공됩니다(15). 예레미야 선지자가 예언한 대로 솔로몬 성전이 파괴된 후거의 70년 만에 두 번째 성전이 완공된 것입니다(참조. 렘 25:12-14; 29:10; 1:12-17).

 

본문은 성전 건축의 일이 ’하나님의 명령과 바사 왕고레스와 다리오와 아닥사스다의 조서를 따른 것‘이라고 밝힙니다(14). 성전 건축은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에 따른 것이고, 다음으로 페르시아의 왕들(고레스, 다리오, 아닥사스다)의 허락과 지원에 의한 것입니다. 이것은 성전 건축의 (신적, 정치적)정당성을 밝히는 의미를 지닙니다. 여기에서 열거한 페르시아의 세 왕 중에서 아닥사스다 왕은 성전 건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아닥사스다는 느헤미야를 통해 성벽을 재건하도록 조서를 내리고, 성전제도의 개혁을 도운 사람입니다(느 2:1,8). 이것으로 볼 때 에스라서는 성전 건축과 성벽 재건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과업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참조. 4장). 성전 건축은 성벽과 공동체 재건으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특히 성전과 성벽 건축을 도운 페르시아 왕들의 이름 앞에 ‘하나님의 명령’을 언급함으로써 성전 건축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합니다. 성전 건축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주도하시고 성취하신 역사였습니다.

 

(3) 성전 봉헌식(16-17)

 

성전이 완공되자 백성들은 성전 봉헌식을 거행합니다. 성전 봉헌식은 다리오 왕 제6년(주전 526년) 아달월 3일에 치러집니다(15). 봉헌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기타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입니다(16). 귀환 공동체의 구성원이 주로 유다와 베냐민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본문은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언급합니다. 이것은 귀환 공동체의 정체성을 역사적 이스라엘로 규명하고자 하는 의도와 관계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회복된 성전은 포로기 이전과 이후의 이스라엘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것은 성전 봉헌식 때 귀환 공동체가 드렸던 예물 목록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속죄제물로 이스라엘 지파의 수를 따라 숫염소 12마리를 드립니다(17). 이스라엘 자손이 성전 봉헌식 때 드린 전체 제물은 속죄제 외에 수소 100마리, 숫양 200마리, 어린양 400마리, 도합 700마리입니다. 이는 솔로몬 성전 봉헌식 때 드린 제물의 양(소 2만 2천 마리, 양 12만 마리)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으로(참조. 왕상 8:63; 대하 7:5), 포로기 이전에 비해 축소되어 있는 귀환 공동체의 위상을 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이 회복된 성전을 구심점으로 귀환 공동체를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4) 성전 봉사자의 조직(18)

 

귀환민들은 봉헌식에 이어 성전 예배에 필요한 조직을 편성합니다(18; 스 4:8부터 시작된 아람어 본문은 18절에서 끝남). 제의 종사자인 제사장과 레위인의 조직은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규례대로 이루어졌습니다(18b). 이것은 철저하게 율법에 충실하고자 하는 귀환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스라엘 백성이 포로 생활을 통해 토라의 백성으로 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에서 바벨론 포로는 역사적으로 암울한 시기이지만, 신학적으로는 매우 창조적인 시기입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킴(19-22)

이스라엘의 절기는 공동체의 연합과 기쁨을 경험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절기를 통해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절기는 그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함께 모여 예배하며 기뻐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각 절기는 하나님의 역사와 구원의 사건을 기념하며,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19○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이 첫째 달 십사일에 유월절을 지키되 20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일제히 몸을 정결하게 하여 다 정결하매 사로잡혔던 자들의 모든 자손과 자기 형제 제사장들과 자기를 위하여 유월절 양을 잡으니 21사로잡혔다가 돌아온 이스라엘 자손과 자기 땅에 사는 이방 사람의 더러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한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속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는 자들이 다 먹고 22즐거움으로 이레 동안 무교절을 지켰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즐겁게 하시고 또 앗수르 왕의 마음을 그들에게로 돌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하나님의 성전 건축하는 손을 힘 있게 하도록 하셨음이었더라(19-22)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 재건 후 첫 번째 유월절을 기념하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제사를 드리고, 기쁨과 연합 속에서 절기를 지킵니다. 이로써 공동체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들의 신앙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됩니다.

 

(1) 유월절 의식(19-21)

 

성전 봉헌식은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키는 것으로 끝맺습니다. 성전 봉헌식이 12월에 거행되었음을 감안할 때, 그로부터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난 후 백성들이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다시 모인 것입니다(19).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념하는 날로 이 시점에서 귀환공동체가 유월절을 지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과거의 유월절이 애굽에서의 구원을 기념한 것이라면, 지금의 유월절은 바벨론 포로에서의 귀환이라는 새로운 출애굽을 기념합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유월절 양을 잡기 전의 규정에 따라 먼저 정결의식을 행합니다(20). 유월절 양을 잡는 것이 레위인의 직무는 아니었지만(출 1:6; 신 16:2), 후에 레위인들이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참조, 대하 30:17: 35:3-6).

 

유월절 의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세 부류로 소개됩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을 중심으로 한 귀환민들(20). 그 땅에 남아 있던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율법에 충성하는 사람들(21), 이들과 함께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이방인들입니다(21b). 본문은 그 자리에 함께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이방 사람의 더러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한 이스라엘 사람들’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는 자들’도 있었음을 밝힙니다(21). ‘이방 사람의 더러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사로잡혀가지 않고 남아 있던 백성들 가운데서 율법에 따라 하나님을 섬기기로 결단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이방 사람들의 문화와 종교에 동화되었던 ‘그 땅의 사람들’(‘암하아레츠’)과는 구별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는 자들’은 그곳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개종한 이방인들을 가리킵니다(참조, 대하 30:18-19; 민 9:14). 구약의 율법은 이방인들도 정결의식을 거친 후 유월절 의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참조, 민 9:13-14). 귀환민들은 율법에 근거하여 ‘더러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한’ 이방인도 참여하도록 한 것입니다(21b).

 

(2) 무교절 의식(22)

 

유월절 행사 이후 곧바로 무교절을 지킵니다(22). 무교절은 유월절 이후 일주일 동안 지키는 절기로, 집안의 묵은 누룩을 제거하고 새로운 수확을 준비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무교절을 지키면서 그들은 성전을 중심으로 새 삶을 시작할 준비를 합니다. 본문은 끝으로 이 행사가 기쁨의 잔치였음을 밝히면서(22b, ‘즐거움으로 이레 동안 무교절을 지켰으니’, ‘여호와께서 즐겁게 하시고’), 축제의 분위기로 에스라서 전반부를 마무리합니다. 귀환 후 이스라엘 백성이 지킨 첫 번째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구속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굴욕적인 바벨론 포로 시대를 청산하고 성전과 율법을 중심으로 한 거룩한 백성의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본문은 이러한 과정에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이 있었음을 강조합니다(22).


본문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과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순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속에서도 역사하실 것을 믿으며, 우리는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설교를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을 삶에 적용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순종과 감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하고, 공동체의 연합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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