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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89-02)


다윗에게 주어진 영원한 언약

시편 89편 19-37절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우리와 언약을 맺어주셨습니다. 언약이란 단순한 약속이 아닙니다. 언약을 맺는 당사자 사이에 특별하고도 배타적인 관계성이 설정됨을 의미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언약의 경우, 언약 당사자가 죽으면 그 언약은 없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맺으시면 그 당사자의 후손들까지 언약의 혜택을 보게 해주십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영원합니다.

 

  •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택하여 왕으로 세우셨고, 친히 그의 아버지와 하나님께서 되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영원한 왕국을 약속하셨고 그의 인자를 영원히 베푸실 것을 선언하셨습니다. 다윗과 그 후손이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면 징벌을 받겠지만 하나님의 인자와 영원한 왕국의 약속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다윗과 맺은 언약(19-37)

우리는 다윗 언약보다 훨씬 더 확고하고도 영원한 십자가의 언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시로 이 사실을 망각하곤 합니다. 그 어떤 권세자보다 위대하신하나님의 자녀임을 잊지 않는 것이 신앙의 기본입니다.

 

19그 때에 주께서 환상 중에 주의 성도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능력 있는 용사에게는 돕는 힘을 더하며 백성 중에서 택함 받은 자를 높였으되 20내가 내 종 다윗을 찾아내어 나의 거룩한 기름을 그에게 부었도다 21내 손이 그와 함께 하여 견고하게 하고 내 팔이 그를 힘이 있게 하리로다 22원수가 그에게서 강탈하지 못하며 악한 자가 그를 곤고하게 못하리로다 23내가 그의 앞에서 그 대적들을 박멸하며 그를 미워하는 자들을 치려니와 24나의 성실함과 인자함이 그와 함께 하리니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그의 뿔이 높아지리로다 25내가 또 그의 손을 바다 위에 놓으며 오른손을 강들 위에 놓으리니 26그가 내게 부르기를 주는 나의 아버지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구원의 바위시라 하리로다 27내가 또 그를 장자로 삼고 세상 왕들에게 지존자가 되게 하며 28그를 위하여 나의 인자함을 영원히 지키고 그와 맺은 나의 언약을 굳게 세우며 29또 그의 후손을 영구하게 하여 그의 왕위를 하늘의 날과 같게 하리로다 30만일 그의 자손이 내 법을 버리며 내 규례대로 행하지 아니하며 31내 율례를 깨뜨리며 내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면 32내가 회초리로 그들의 죄를 다스리며 채찍으로 그들의 죄악을 벌하리로다 33그러나 나의 인자함을 그에게서 다 거두지는 아니하며 나의 성실함도 폐하지 아니하며 34내 언약을 깨뜨리지 아니하고 내 입술에서 낸 것은 변하지 아니하리로다 35내가 나의 거룩함으로 한 번 맹세하였은즉 다윗에게 거짓말을 하지 아니할 것이라 36그의 후손이 장구하고 그의 왕위는 해 같이 내 앞에 항상 있으며 37또 궁창의 확실한 증인인 달 같이 영원히 견고하게 되리라 하셨도다(셀라)(19-37)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 나라의 왕을 선택하여 세우셨습니다. 용사인 다윗을 택하여 힘을 더하시고 그를 높여주시고 거룩한 기름을 부어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로 삼으셨습니다. 세상의 왕은 힘으로 등극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왕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등극합니다. 세상 어떤 권력도 하나님 앞에서는 한낱 피조물일 뿐입니다.

 

(1) 다윗을 선택하고 기름 부으심(19-20)

 

하나님께서 온 우주의 왕이심을 찬양(5-18)한 시인은 3-4절에서 언급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은 언약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19절에서 시작하여 37절까지 무려 열아홉 절에 걸쳐 언약을 세세하게 되짚습니다. 시인이 하나님께 다윗과 맺은 언약을 상기시키는 것은 하나님께서 언약을 파기하셨음(38-45)에 대한 항변이며, 다윗에게 약속한 언약을 회복해주시길 바라는 간구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그의 성도들에게 환상을 통해 계시를 주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용’였다고 소개하며, 그를 3절에서처럼 ‘택함 받은 자’와 ‘내 종’으로 부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 용사에게 힘을 더하고, 백성 중에서 그를 택하여 높여주고, 그를 찾아내고, 기름을 부어 왕을 세웠다는 설명(19-20)은 이 일련의 행동이 하나님이 직접 행하신 일임을 부각합니다.

 

(2) 다윗과 함께하여 세상을 다스리게 하심(21-27)

 

다윗을 왕으로 삼으신 하나님께서는 그와 함께하여 그를 세상의 지존자로 등극하게 하실 것입니다. 21-25절의 모든 문장의 주어가 하나님(‘내가’, ‘나의’)인 데서 잘 나타나듯이, 용사이자 왕인 다윗에게 힘과 견고함을 주시고 그의 대적을 완전히 파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이는 모두가 하나님의 성실과 인자 덕분이며, 하나님의 이름 덕분에 다윗의 뿔(힘 또는 영광)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다윗을 일일이 가르치고 도와 전쟁에서 승리하고 원수를 굴복시킨 내용은 시편 18:32-48 등에서 다윗의 직접적인 경험담을 통하여 증명됩니다. 다시 시편 89편으로 돌아와 25절의 ‘하나님이 다윗의 손을 바다와 강 위에 놓는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그 후손의 통치와 영향력이 온세상에 임하도록 허락하셨음을 의미합니다. 보통 지리적으로 바다는 지중해를, 강들은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를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문맥상 온 세상을 지칭합니다. 하나님의 이런 약속은 왕의 통치 영역의 확장만을 뜻하지 않고 시편 2:8에 나타난 것처럼 왕에게 온 세상을 유업으로 주어 대대손손 누리는 약속의 의미까지 담고 있습니다. 시편 72:8에서도 왕의 통치가 ‘바다에서부터 바다까지와 강에서부터 땅 끝까지’ 이르게 될 것을 기원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선택으로부터 시작하여 그의 임재, 보호, 공급을 통해 하나님과 다윗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집니다. 다윗은 자신을 선택하여 왕으로 삼으신 하나님, 원수들을 무찌르게 해주시고 온 세계에 힘을 떨칠 수 있는 자로 만들어주신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나의 구원의 바위’(시 18:2)로 부를 것입니다. 그런 다윗을 하나님께서는 친히 아들 특히, 장자로 삼으실 뿐 아니라 땅의 왕들에게 지존자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덕분에 세상의 승리자가 될 다윗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서 가장 높임을 받으실 것입니다.

 

(3) 다윗과 후손에 대한 영원한 언약(28-29)

 

28-29절은 3-4절과 매우 흡사한 내용으로서 다시 한번 하나님의 언약과 하나님의 속성의 연결성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통해 다윗과 그 후손 그리고 그들의 왕위를 영원히 보존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단락의 네 문장은 모두 하나님을 가리키는 “내가”가 주어로 나와 다윗 왕조의 영원성을 지켜주실 주체가 바로 하나님이심을 강조합니다. 또한 ‘나의 언약’, ‘그의 후손’, ‘그의 왕위’와 더불어 ‘나의 인자함’을 연결시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한 모든 것이 결국은 하나님의 인자 덕택임을 나타내줍니다. 또한 다윗 왕권의 영원성과 견고성은 ‘하늘의 날과 같게 하리로다’라는 표현을 통해 더 부각됩니다.

 

(4) 언약에 대한 경고(30-32)

 

다윗과 후손에게 영원한 왕국을 약속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언약에 따른 의무와 이에 대한 경고를 덧붙이십니다. 이는 다윗이 약속받은 영원한 왕국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윗과 그 후손이 언약의 의무를 이행할 때에 가능한 점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다윗 사이의 언약은 쌍방 간에 책임과 의무가 따르므로, 한쪽이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언약은 깨집니다. 하나님께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다윗과 후손의 왕국을 영구히 지켜주시는 일입니다. 이에 다윗과 그 후손에게 주어진 의무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30-31절에서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뜻의 경고를 네 번 반복하십니다. ‘내 법’, ‘내 규례’, ‘내 율례’, ‘내 계명’의 반복은 모두 왕인 다윗과 그의 후손이 하나님의 말씀만 따라야 함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고 행하지 않는 행위는 “깨뜨리다”(31)의 원래 의미가 알려주듯 하나님의 말씀을 모독하고 더럽히는 행위이며, 32절에서 언급하듯 하나님께 죄를 저지르는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그냥 두지 않으시므로, 회초리와 채찍으로 왕들을 징계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회초리와 채찍은 사무엘하 7장에서 구체적으로 ‘사람들의 막대기’와 ‘인생의 채찍’으로 설명되었습니다(삼하 7:14).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이 언약의 의무는 신명기 17:15-20에서 하나님께서 밝히신 왕들에 대한 지침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중 하나님이 택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라고 명령하셨고, 왕이 된 자는 말과 아내와 은금을 많이 두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닌 다른 실체나 물질 등을 의지하거나 하나님을 배반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하나님만 신뢰하면 왕의 개인적 필요나 국가의 필요를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실 것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경고 외에 딱 한 가지를 왕에게 요구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늘 옆에 두고 그 말씀대로 행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요구는 왕과 그 후손과 나라가 안전히 보존되는 것이 말이나 병거 혹은 인간의 지략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린 일임을 확실히 표명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더 명심해야 하는 점은 다윗 언약의 의무나 왕에 대한 요구 사항인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은 왕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을 때 각 백성에게 맡겨진 의무 사항이었습니다(출 19:5). 결국 하나님께서 택한 왕은 하나님만 신뢰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백성의 영적 지도자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자입니다.

 

(5) 다윗과 후손에 대한 언약의 재 확증(33-37)

 

33절의 첫 단어인 ‘그러나’는 앞의 언약에 대한 경고(30-32)에서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인자와 성실로의 전환을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에 불순종하는 왕의 죄를 심판하시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윗에게 약속한 언약을 깨뜨리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왕에게 네 번 경고하셨듯이(30-31), 왕에게 네 번의 약속(33-34)으로 대답하십니다. ‘나의 인자함’, ‘나의 성실함’, ‘내 언약’, “내 입술에서 낸 것”은 모두 의미상 연결되어 왕에게 한 언약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왔음을 확실히 밝혀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한 인자를 무효화하거나, 그의 성실로 속이지 않을 것이며, 언약을 깨뜨리거나, 말한 것을 바꾸지 않으실 것입니다. 여기서 특히 ‘깨뜨리다’(31,34)라는 단어를 반복하여,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모독하거나 더럽히지 않는다면 하나님도 왕에게 준 약속을 더럽히지 않고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십니다. 하나님의 맹세는 그의 거룩함과 진실로 이루어지므로 한 번으로 유효하고 변치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다윗 후손의 장구함과 변치 않을 왕권을 확증하십니다. 하늘의 해와 달처럼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피조물이 이 언약의 확실한 증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 어떤 언약을 맺어주셨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피와 부활의 영광으로 맺어진 이 언약을 망각하거나, 나만의 것으로 삼고 전수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와 약속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찬송하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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