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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87-01)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시온

시편 87편 1-7절


 

교회를 비판해야 교회가 바로 선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올바른 교회론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교회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사람이 보는 시각이 아닌 하나님께서 보는 시간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으로는 사랑스럽고 영광스러운 곳이 교회입니다.

 

  • 하나님께서 시온의 문들을 더 사랑하셔서 성산에 터를 세우셨습니다.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시리니 이방 민족은 물론 하나님을 아는 모든사람이 ‘거기서났다’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민족들을 등록하실 때 ‘이 사람이 거기서났다’ 하실 것이며, 노래하는 자들은 모든 근원이 시온에 있다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시온(1-2)

하나님께서는 교회 안에만 계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통치하시고, 각 나라와 각 지역을 소유하시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주인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셔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본부 기지로 삼으셨습니다.

 

1그의 터전이 성산에 있음이여 2여호와께서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시는도다(1-2)

 

시온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하나님의 도성입니다. 시의 첫 문장 “그(하나님)의 터전이 성산에 있음이여”에서 “터전”은 뭔가를 세울 때의 ‘기초’나 ‘토대’를 뜻하므로 그의 터전은 하나님께서 설립자임을 나타냅니다. “성산”은 ‘거룩한 산’이란 뜻으로서 시온산을 가리킵니다. 첫 문장은 하나님께서 시온을 세우셨다는 선포인 것입니다. “성산”은 두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성산들’은 시온산을 지칭하며, 복수형을 사용하여 시온산의 장엄함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성산들’을 예루살렘 주위를 두르고 있는 시온산을 비롯한 여러 산들 또는 산등성이(시 125:2; 133:3)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산들 중에는 시온산을 비롯하여 감람산, 모리아 산 등이 있으나, 시 전체가 시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성산들’은 결국 시온산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온은 또한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는 곳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신다고 선언합니다(2). 여기서 “시온의 문들”은 예루살렘 성의 입구(성문)를 가리킵니다. 원래 시온은 다윗 왕이 여부스 족에게서 빼앗은 요새로서 ‘다윗의 성’(삼하 5:7,9; 대상 11:5)으로 불렸고, 예루살렘 성에 속해 있어 ‘예루살렘’의 별칭 또는 대체어로 사용되었습니다(사 39:9). “야곱의 모든 거처”는 말 그대로 이스라엘의 다른 거주지들(성, 마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거나 1절의 ‘성산들’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으로 이해하든, 2절은 시온이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곳임을 부각하려는 선포입니다. 하나님께서 시온을 사랑하는 이유는 시온이 다른 데에 비해 비옥하거나 수려해서가 아니며, 거기 사는 백성이 의로워서가 아닙니다. 바산의 산들이 시온산보다 훨씬 높고 보기에 더 빼어나지만, 하나님께서는 시온을 사랑하셨고 시온을 그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시 68:15-16; 78:68). 다른 민족이 더 수가 많고 강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기뻐하셨습니다(신 7:7). 시온과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시온의 성소에서 그의 백성 이스라엘과 함께 거하시므로 시온은 거룩한 산 여호와의 산이 되었습니다(시 2:6;24:3; 48:1). 하나님께서 이 성에 계시므로 시온은 요동치 않으며 영원히 있습니다(시 46:5; 48:8; 125:1). 하나님의 축복이 시온에 대대로 머뭅니다(시 128:5).

 

시온에 대한 영광스러운 일들(3-6)

인간의 눈으로 볼 때에는 어떠하든지,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사용하셔서 온 땅을 다스리십니다. 시온을 통해 열방을 통치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교회를 사용하셔서 세상을 다스리시고, 영광을 받기 원하십니다.

 

3하나님의 성이여 너를 가리켜 영광스럽다 말하는도다(셀라) 4나는 라합과 바벨론이 나를 아는 자 중에 있다 말하리라 보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여 이것들도 거기서 났다 하리로다 5시온에 대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 저 사람이 거기서 났다고 말하리니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리라 하는도다 6여호와께서 민족들을 등록하실 때에는 그 수를 세시며 이 사람이 거기서 났다 하시리로다(셀라)(3-6)

 

하나님의 도성 시온은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온 세계의 칭찬을 들을 것입니다. “너(시온)를 가리켜 영광스럽다 말하는도다”(3)는 직역하면 ‘영광스러운 일들이 너에 대해 말해지는도다’입니다. 원문에서 ‘영광스러운 일들’이 첫 단어로 나와 강조되었고, 동사가 ‘말하다’의 수동형으로 나와 말하는 주체보다는 목적어인 영광스러운 일을 강조합니다. 1-2절의 하나님께서 성을 세우시고 사랑하신 것을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온의 영광스러운 일들로 본다면, 이제 시인이 말하려는 4-6절의 내용은 종말에 일어날 영광스러운 일들입니다. 시온에 대한 영광스러움이 언급된다는 것은 시온에 대한 찬양을 암시합니다. 1-2절이 이스라엘에 초점을 맞추어 시온을 찬양한다면, 4-6절은 범우주적으로 시온의 영광스러움을 찬양합니다.

본 시에서 선포하는 시온의 영광스러운 일은 시온이 열국의 모태가 된다는 점입니다. 먼저, 4절은 ‘내가 라합과 바벨론을 나를 아는 자들로 언급하리라’, ‘보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여 이것들도 거기(시온)에서 태어났다’고 기록합니다. 이때 4절에서 말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언급되지 않았으나, 내용상 하나님의 말씀을 선지자가 대언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라합’은 원래 바다 괴물(욥 26:12; 사 51:9)을 지칭하지만 여기서는 ‘애굽’을 가리킵니다. ‘라합’이 바벨론과 병행되었고 블레셋 등 열국 목록의 같은 문맥에서 나왔으므로, 이사야 30:7에서처럼 지명인 ‘애굽’을 상징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애굽과 바벨론 두 나라는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을 핍박하고 침략했던 강대국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은 수많은 우상 신을 섬겼으며, 애굽은 ‘라합’이라는 바다 괴물로 불리는 데서도 추측할 수 있듯 강포함과 교만함으로 세상에 알려진 열국입니다(사 14:4;겔 29:3;30:10-11). 이스라엘은 이런 열국들한테서 도움을 구하며 우상들을 섬겼습니다(사 30:1-2; 겔 23장).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애굽과 바벨론이 ‘하나님을 아는 자’, 즉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자들 중에 속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들뿐 아니라 이들에 버금가는 블레셋, 두로, 구스도 시온에서 태어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포될 것입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 남서부의 해양 민족으로 이스라엘을 시시때때로 괴롭혔던 원수며, 두로는 시돈과 더불어 해상무역으로 이름을 떨친 나라이고, 구스는 다시스와 같이 애굽에서 멀리 떨어진 무역국 에티오피아를 지칭합니다. 모두 하나님께 대항하고 자신들의 힘을 자랑하던 나라들입니다(사 45:14). 그러나 장래에 이들은 시온의 하나님 백성이 되며 그를 경배하게 될 것입니다(사 19:23-25). 5절에서도 “이 사람 저 사람이 거기(시온)서 태어났다”고 말할 것이라고 하며, 세계의 온 나라와 백성이 시온의 백성이 될 것을 예고합니다. 이와 같은 장면은 다른 시편에서, 또는 이사야나 스바냐 선지자 등을 통해 예견된 바와 일치합니다(시 22:27-28;72:10-11;사 19:21-25;60:3-9;습 3:10).

세상의 열국을 다 품은 시온은 지존자 하나님께서 세우신 도성으로 확실히 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민족들을 명부에 기록하며 그 수를 헤아리실 때, 이들이 다 시온에서 나온 하나님의 백성임을 다시금 확증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시는 모습은 다른 성경에서도 볼 수 있고, 그 명부는 기념책이나 생명책 등으로 언급되었습니다(시 68:28; 말 3:16; 단 12:1). 특히 이 책에 기록된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들, 즉 하나님께 의인으로 칭함 받은 자들입니다(시 68:28; 말 3:16).

 

온 백성의 근원인 시온을 찬양(7)

교회는 예배를 위해 존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반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람들은 예배 드리는 것을 즐거워하며, 날마다 말씀을 배우고 전파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성도들이 교회의 본질인 예배를 귀하게 여기며, 말씀 위에 서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더욱 영광스럽게 여기실 것입니다.

 

7노래하는 자와 뛰어 노는 자들이 말하기를 나의 모든 근원이 네게 있다 하리로다(7)

 

이제 열국이 나와 노래하며 춤추며 온 백성의 근원이 된 시온의 영광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 계신 곳은 언제나 기뻐 외치는 자, 노래하는 자, 악기 연주자, 춤추는 자 등이 넘치며 기쁨과 즐거움의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삼상 18:6-7; 계 7:9). 그들 모두가 “나의 모든 근원이 네(시온)게 있다”고 외치며, 시온의 백성임을 축하하고, 하나님을 찬송할 것입니다. “근원”은 ‘샘’이란 뜻도 있습니다. 시온에는 시내가 있고, 그 줄기가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인 시온성과 하나님의 처소를 기쁘게 한다고 시인은 노래하였습니다(시 46:4). 시온에 사는 백성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살진 것으로 맘껏 배불리고 하나님께서 제공하시는 기쁨의 강물을 마실 것입니다(시 36:8). 이때 시온에 흐르는 물의 원천지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성전입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이 물이 성소를 통해 흘러나옴을 목격했고 성전 문지방에서 흘러내린 물이 점점 차올라 사람이 건널 수 없는 충만한 강이 되있음을 묘사했습니다(겔 47:1-5). 사도 요한은 이 강을 ‘생명수의 강’으로 부르며, 이 강물이 하나님과 그의 어린 양 그리스도의 보좌로부터 나온다고 진술함으로 써 강물의 시작이 하나님이심을 밝혔습니다(계 22:1). 이 강의 좌우에 수많은 과일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들은 성소에서 흐르는 물 덕분에 잎도 시들지 않고 매달 치로제가 되는 새 열매를 맺습니다(겔 47:7,12; 계 22:2). 이 나무들은 ‘생명나무’라 불리며 열매들은 만국을 치유합니다(계 22:2). 또한 물줄기를 따라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모든 생물이 살아나고 번성하며 치유됩니다(겔 47:9-10). 하나님께서는 이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나 원하는 자에게 값없이 제공하십니다(계 21:6; 22:17). 이와같이 시온이 모든 것과 모든 이의 근원이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서 그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영광스러운 곳입니다. 세상이 교회를 비판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 모든 민족이 구원을 얻기 원하시므로 교회가 구원의 방주 역할을 잘 감당하려면, 항상 하나님의 말씀 위에 견고히 서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가장 중요한 사명인 예배를 잘 감당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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