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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38-02)

 


중간에서 머뭇거리는 시드기야 왕

예레미야 38장 14-28절


 

시드기야는 나름 괜찮은 인생이었습니다. 나름 좋은 자질과 지혜를 가졌고, 어려운 시기지만 왕좌도 경험했으니, 나름 족적을 남긴 인생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아쉬운 것은, 진리 앞에 반응하는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시드기야의 면모를 살펴볼 때에, 그의 아쉬움이 우리에겐 없기를 바랍니다.

 

  • 시드기야 왕이 시위대 뜰에 구금된 예레미야를 성전 셋째 입구로 불러 만납니다. 왕이 예레미야에게 신탁을 묻자 예레미야는 왕에게 여호와의 말씀을 전해줍니다. 왕은 여호와의 예언자 예레미야를 신뢰하고 그에게 신탁을 묻지만, 그가 전해주는 신탁에 순종하지는 않습니다.

 

예레미야에게 묻는 시드기야(14-23)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입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했습니다. 오늘 반드시 전해야할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용기 있게 실천합시다.

 

14시드기야 왕이 사람을 보내어 선지자 예레미야를 여호와의 성전 셋째 문으로 데려오게 하고 왕이 예레미야에게 이르되 내가 네게 한 가지 일을 물으리니 한 마디도 내게 숨기지 말라 15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왕에게 아시게 하여도 왕이 결코 나를 죽이지 아니하시리이까 가령 내가 왕을 권한다 할지라도 왕이 듣지 아니하시리이다 16시드기야 왕이 비밀히 예레미야에게 맹세하여 이르되 우리에게 이 영혼을 지으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너를 죽이지도 아니하겠으며 네 생명을 찾는 그 사람들의 손에 넘기지도 아니하리라 하는지라 17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이르되 만군의 하나님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네가 만일 바벨론의 왕의 고관들에게 항복하면 네 생명이 살겠고 이 성이 불사름을 당하지 아니하겠고 너와 네 가족이 살려니와 18네가 만일 나가서 바벨론의 왕의 고관들에게 항복하지 아니하면 이 성이 갈대아인의 손에 넘어가리니 그들이 이 성을 불사를 것이며 너는 그들의 손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19시드기야 왕이 예레미야에게 이르되 나는 갈대아인에게 항복한 유다인을 두려워하노라 염려하건대 갈대아인이 나를 그들의 손에 넘기면 그들이 나를 조롱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20예레미야가 이르되 그 무리가 왕을 그들에게 넘기지 아니하리이다 원하옵나니 내가 왕에게 아뢴 바 여호와의 목소리에 순종하소서 그리하면 왕이 복을 받아 생명을 보전하시리이다 21그러나 만일 항복하기를 거절하시면 여호와께서 내게 보이신 말씀대로 되리이다 22보라 곧 유다 왕궁에 남아 있는 모든 여자가 바벨론 왕의 고관들에게로 끌려갈 것이요 그 여자들은 네게 말하기를 네 친구들이 너를 꾀어 이기고 네 발이 진흙에 빠짐을 보고 물러갔도다 하리라 23네 아내들과 자녀는 갈대아인에게로 끌려가겠고 너는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바벨론 왕의 손에 잡히리라 또 네가 이 성읍으로 불사름을 당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14-23)

 

시드기야 왕은 예레미야에게 바빌론 침략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예레미야는 바빌론에 항복하라고 충고하지만, 왕과 백성은 그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결국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예루살렘은 바빌론에 의해 함락되고, 시드기야는 포로로 잡혀갑니다.

 

⑴ 도입부 : 맹세하는 시드기야(14-16)

 

시드기야 왕과 예언자 예레미야의 마지막 만남입니다. ‘여호와의 성전 셋째 문’으로 불러 만납니다. 성전의 셋째 문은 왕이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고 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왕궁과 성전을 이어주는 문인 것 같습니다. 시드기야가 예레미야에게 강하게 ‘네게 한 가지 일을 물으리니 한 마디도 내게 숨기지 말라’(14)라고 묻습니다. 시드기야가 알기를 원하는 ‘한 가지 일’(참조, 사무엘하 3:13; 14:18)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37:17에서는 예레미야에게 ‘여호와께로부터 받은 말씀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왕의 요청을 따르기 전에 예레미야는 먼저 두 가지를 분명히 합니다(15). 첫째는 자기 생명과 관련된 것입니다. ‘내가 이 일을 왕에게 아시게 하여도 왕이 결코 나를 죽이지 아니하시리이까?’ 예레미야의 의심과 두려움은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고관들의 위협적 요청 때문이기는 하지만, 38:4-6에서 예레미야는 왕이 이들의 손에 자신을 넘겨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24절에서 시드기야는 예레미야가 자신과의 대화를 누설하면 죽게 되리라고 위협합니다. 두 번째는 예레미야가 이미 여러 번 경험한 시드기야의 우유부단한 성격과 관련된 것입니다. ‘가령 내가 왕을 권한다 할지라도 왕이 듣지 아니하시리이다.’ 예레미야는 시드기야 왕에게 말해봤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⑵ 예레미야의 양자택일적 메시지(17-18)

 

예레미야는 시드기야에게 두 가지를 말했는데, 시드기야는 첫 번째에 관해서만 답변하고 두 번째의 ‘듣지 않음’에 관해서는 침묵합니다. 다시금 시드기야가 듣기는 듣지만 따르지는 않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시드기야는 예레미야를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목숨을 노리는 고관들의 손에도 넘기지 않을 것을 살아계신 여호와를 두고 ‘비밀히’ 맹세합니다(16). 은밀한 맹세는 신하들의 눈을 피하려는 시드기야의 염려를 시사해줍니다. 37:17에서도 시드기야는 왕궁에서 예레미야에게 ‘비밀히’ 여호와께로부터 받은 말씀이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시드기야는 예레미야의 생명을 노리는 고관들을 ‘그 사람들’로 부릅니다. 자기 신하들에 대한 강한 불신감과 거리감을 보여줍니다. 38:9에서 에벳멜렉도 예레미야를 참소해 구덩이에 던져 넣은 고관들을 ‘저 사람들’로 부릅니다. ‘그 사람들’과 ‘저 사람들’은 같은 ‘하아나쉼 하엘레’의 번역입니다. 보통은 여호와께서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는데 시드기야는 여호와를 수식하는 관계문을 하나 덧붙입니다. ‘우리에게 영혼을 지으신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으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시드기야는 여호와를 생명을 주신 창조주로 고백합니다. ‘우리’는 좁게는 시드기야와 예레미야를 넓게는 모든 인간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생명을 주신 분임은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도, 왕조차 생명을 빼앗을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시드기야는 생명을 주신 분이 여호와임을 고백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그분께 맡기지는 않습니다. 시드기야가 격식을 차려 엄숙하게 맹세하자 예레미야도 격식을 차려 응답합니다. ‘만군의 하나님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는 예레미야서에만 나오는 표현입니다(참조, 35:17: 44:7).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능력의 하나님 여호와의 권위에 의존해서 신탁을 전합니다. 1계의 신탁은 예레미야가 이미 여러 번 선포했던 메시지입니다(참조, 21:9; 38:2). 저항을 포기하고 자진해서 ‘바벨론 왕의 고관들’에게 항복하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입니다. 항복이 가져오게 될 긍정적 결과로 세 가지가 언급됩니다. 왕의 생명이 살아남고 예루살렘 성도 불사름을 당하지 않고 왕의 집안도 살게 됩니다. 항복의 결과가 세 문장으로 표현된 것처럼 항복하지 아니했을 때의 결과가 세 문장으로 표현됩니다. 예루살렘 성이 갈대아인들의 손에 넘겨지고 그들은 성을 불사를 것이며, 왕은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18).

항복했을 때의 17절과 비교해보면 일부 변화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자에서는 왕의 생명이 처음에 나오는데, 여기서는 예루살렘의 멸망이 첫머리에 나옵니다. 관심이 왕의 운명에서 예루살렘의 운명으로 옮겨집니다. 왕의 결정에 따라 예루살렘은 잿더미가 될 수도, 점령만 될 수도 있습니다.

 

⑶ 시드기야의 반응(19)

 

시드기야가 항복을 주저하는 이유가 그의 입을 통해 밝혀집니다. 시드기야는 먼저 항복한 유다 사람들에 의해 학대당할 것을 두려워합니다(19). 이들이 예레미야의 신탁(참조, 21:9; 38:2)에 따라 진영을 바꾼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유다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저항을 포기하고 바벨론에 항복했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서 항복을 거절하는 또는 주저하는 시드기야는 유다를 회복 불능의 완전한 파멸로 몰아넣는 왕이었습니다.

 

⑷ 예레미야의 답변(20-23)

 

시드기야는 항복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조언을 받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예레미야는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왕에게 자신이 전한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간절히 권면합니다(20). 왕이 항복할지라도 갈대아인들이 왕을 먼저 항복한 유다 사람들에게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왕의 생각과 달리 일이 잘 풀려서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드기야의 두려움은 예루살렘 왕궁에서 벌어졌던 주전파와 화친파 사이의 극심한 정쟁과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한 시드기야 왕권의 허약함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왕이 거절하는 경우와 관련해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이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여자들이 끌려가면서 부르는 노래는 형식상 애가이지만, 내용은 조롱의 노래입니다. ‘네 친구들’은 문자적으로는 ‘네 평화의 사람들’입니다(참조. 20:10). 동사 ‘빠지다’의 호팔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친구들의 꾐에 넘어가 진흙에 빠졌음을 보여줍니다(참조. 38:6). 시드기야를 죽음의 늪에 빠뜨린 자들은 그가 허우적거리자 등을 돌리고 떠납니다. ‘유다 왕궁에 남아 있는 여자’는 23절의 시드기야의 아내들과 구별되는, 여전히 왕궁에 남아 있는 여호야김이나 여호야긴에게 속했던 여자들을 가리킵니다.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의 고관들에게 ‘항복하기를’ 거절하기에(21) 왕궁에 남아 있는 여자들이 바벨론 왕의 고관들에게로 끌려갑니다. 23절은 18절을 받아 한 가지를 더 첨가합니다. 왕의 아내들과 자녀들도 포로로 끌려갑니다. 왕이 나가지 않기에 그의 아내들과 자녀들이 갈대인들에게 끌려갑니다.

날로 더해지는 박해 속에 목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선지자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분명히 전합니다. 국가적 위기에 직면하여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했던 시드기야 왕은 예언자 예레미야를 은밀히 불러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심한 절망에 빠진 왕의 갈등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기위감에 절박한 심정으로 전합니다.

 

비밀 유지를 명하는 시드기야(24-27)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선택한 백성이고 구별한 도성이라도 살 길을 거부하면 반드시 심판하신 분입니다. 사람이 두려워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은 반드시 멸하십니다. 당신의 믿음은 하나님을 보면서 결단하는 신앙입니까?

 

24시드기야가 예레미야에게 이르되 너는 이 말을 어느 사람에게도 알리지 말라 그리하면 네가 죽지 아니하리라 25만일 고관들이 내가 너와 말하였다 함을 듣고 와서 네게 말하기를 네가 왕에게 말씀한 것을 우리에게 전하라 우리에게 숨기지 말라 그리하면 우리가 너를 죽이지 아니하리라 또 왕이 네게 말씀한 것을 전하라 하거든 26그들에게 대답하되 내가 왕 앞에 간구하기를 나를 요나단의 집으로 되돌려 보내지 마소서 그리하여 거기서 죽지 않게 하옵소서 하였다 하라 하니라 27모든 고관이 예레미야에게 와서 물으매 그가 왕이 명령한 모든 말대로 대답하였으므로 일이 탄로되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그와 더불어 말하기를 그쳤더라(24-27)

 

시드기야 왕의 요청에 따라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했던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드기야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바른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⑴ 왕의 지침(24-26)

 

예레미야의 말이 끝나자 시드기야가 그에게 위협적으로 비밀 유지를 당부합니다(24). 예레미야가 대화의 내용을 누설한다면 생명을 내놓아야 합니다. 예레미야가 전해준 이상/말씀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습니다.

시드기야의 침묵은 그가 예레미야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시사해줍니다. 같은 유대인들에게 당할 학대를 두려워한 시드기야는 여호와의 말씀보다 고관들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씁니다.

시드기야는 고관들이 예레미야를 찾아와서 자신과의 대화에 관해 캐물을 것을 알고 예레미야에게 이들에게 답변할 말을 가르쳐줍니다(25-26). 분명 고관들이 찾아와서 왕이 한 말뿐 아니라 예레미야가 한 말까지 왕과 나눈 모든 대화에 관해 물어볼 텐데, 그러면 요나단의 집으로 돌아가면 죽게 되니 그곳으로 보내지 말라달라고 왕에게 간청하였다(참조 37:20)고 그들에게 말하게 합니다.

 

⑵ 왕의 지침에 따른 예레미야(27)

 

왕은 예상대로 고관들이 모두 예레미야를 찾아와 묻지만, 예레미야는 왕이 명령한 대로 그들에게 말합니다. 예레미야가 달리 이야기하지도 않고, 대화에 관해 들은 바도 없기에 이들은 예레미야에게 묻는 일을 그만둡니다(27).

 

맺는 말(28)

어떤 성도가 부당하게 감옥에 갇혔지만, 진리를 전하는 사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인내와 신실함에 감동한 사람들은 결국 그의 가르침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큰 재난을 겪은 후, 사람들은 회개하고 진리를 받아들여 그들은 변화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려움 속에서도 진리를 지키고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28예레미야가 예루살렘이 함락되는 날까지 감옥 뜰에 머물렀더라(28)

 

예레미야가 시위대 뜰에 갇혀 있는 동안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하는 상황을 묘사합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죄로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그는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예언을 전했습니다. 이 절은 인간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이 반드시 이루어짐을 보여줍니다. 또한, 예레미야의 인내와 신실함은 우리에게 진리를 지키고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줍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은 백성들이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한 결과임을 상기시키며, 회개와 순종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귀한 면모를 많이 가졌지만, 아쉬움을 품은 인생이 많습니다. 말씀에 대한 관심도 좋고, 지혜도 좋지만, 우리의 삶을 결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용기입니다. 진정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용기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대로 정성 다해 따르며 맡기신 하나님의 말씀을 용기 있게 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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