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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83-01)

 


악한 자들의 어리석은 계획

시편 83편 1-18절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비난과 조롱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분위기와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언제나 세상에 속한 자들로부터 핍박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시편 중에는 세상에서당하는 조롱과 고통에 대한 탄식 시가 많은데, 오늘 다룰 83편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 본문은 이스라엘의 적들이 연합하여 그들을 멸망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상황에서, 시편 기자가 하나님께 침묵하지 말고 개입해 달라고 간구하는 내용입니다. 그는 과거 하나님이 미디안과 다른 적들을 물리친 승리를 상기시키며, 현재의 적들 또한 멸망시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시는 하나님의 보호와 정의를 구하는 강력한 호소입니다.

 

하나님의 개입을 간구(1)

성도들은 항상 영적인 공격을 당하며 살아갑니다. 오히려 대적들이 없다면 우리는 치열하게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거나 나태해졌을 것입니다. 나의 신앙을 공격하는 자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하나님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확증해 줍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공격하는 자들은 곧 하나님의 원수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하나님께 부르짖되 결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1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시고 조용하지 마소서(1)

 

오늘 시인의 간구는 국가적 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2-4절의 대적에 대한 설명, 6-8절의 대적의 목록)만으로 이 위기가 발생한 역사적 시점이나 구체적 상황을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이스라엘이 다수 이방 세력의 공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점입니다. 시인은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때에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시므로 하나님께 관망하지 말고 적극 개입해주시기를 구합니다. “침묵하지 마소서”는 직역하면 ‘당신께 쉽이 없게 하소서’ 또는 ‘쉬지 마소서’로서 독특한 표현입니다. ‘심’이라는 단어는 1절 외에 오직 이사야 62장에서 파수꾼에게 쉬지말고 성을 지키라는 명령(사 62:6)과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세상에서 칭찬 받게 할 때까지 하나님께서 쉬지 못하시게 하라는 명령(사 62:7)에 유사한 상황으로 나옵니다. 이 모두를 고려해보면 1절의 ‘쉬지 마소서’라는 요청은 하나님의 빈틈없는 경계 태세 그리고 쉼 없는 개입을 통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보호를 바라는 요구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잠잠하지 마시고 조용하지 마소서”란 요청은 하나님께서 더 이상 시인의 기도를 못 들은 척 무시하지 마시고,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제는 행동을 개시하시라는 요구입니다.

 

원수들의 공모(2-4)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의 신앙을 공격하고 핍박하는 자들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다급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응답하시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편에 더 가까이 설 때 하나님께서 우리 원수들을 상태해 주실 것입니다.

 

2무릇 주의 원수들이 떠들며 주를 미워하는 자들이 머리를 들었나이다 3그들이 주의 백성을 치려 하여 간계를 꾀하며 주께서 숨기신 자를 치려고 서로 의논하여 4말하기를 가서 그들을 멸하여 다시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여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 하나이다(2-4)

 

시인은 하나님께서 잠잠하지 마셔야 하는 이유로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자들의 간계를 고발합니다. 시인은 2절 시작에서 “왜냐하면 보소서!”라고 외치며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에 집중하시도록 주의를 끕니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자들을 ‘하나님의 원수들’,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 ‘하나님의 백성을 대항하여 음모를 꾸미는 자들’로 정의함으로써 이들이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을 대항하는 무리일 뿐 아니라 하나님을 대항하는 무리임을 밝힙니다. 동시에 이들이 지금 소란을 피우고 반역을 꾀하고 있음을 고발합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하나님의 숨기신 자들’(또는 ‘하나님의 보배로운 자들’)로 칭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을 “나의 백성”(출 3:5)으로,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으며 “나의 보배로운 소유”(출 19:5)로 부르셨음을 상기시킵니다. 대적들은 하나님의 선민이자 언약의 백성을 진멸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사라지게 만들고 이스라엘이란 이름이 기억되지 못하게 하려는 간계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름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이름도 기억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인이 대적들의 음모를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고발하는 주목적은 하나님께서 침묵을 깨고 행동을 개시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동맹 맺은 원수들(5-8)

선을 행하고 의를 이루는 데 마음을 합하고 하나 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반면 악을 행하고 죄를 짓는 데는 쉽게 연합합니다. 인간의 오만함은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 내겠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이런 오만함에 빠지게 마련입니다. 성도들은 세상 속에서 선한 영향을 끼치고 의의 길로 사람들을 이끌어야 합니다.

 

5그들이 한마음으로 의논하고 주를 대적하여 서로 동맹하니 6곧 에돔의 장막과 이스마엘인과 모압과 하갈인이며 7그발과 암몬과 아말렉이며 블레셋과 두로 사람이요 8앗수르도 그들과 연합하여 롯 자손의 도움이 되었나이다(셀라)(5-8)

 

시인은 ‘하나님을 대항하여’ 동맹을 맺고 의기투합한 대적들의 명단을 내놓습니다. 이 명단은 대적이 사는 지역 또는 족속의 이름을 열거한 것으로, 에돔을 시작으로 열 족속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사방에 자리 잡은 이방 민족들로서 이스라엘 역사에 자주 원수로 등장합니다. 그들 중에는 아브라함과 관련된 ‘이스마엘인’과 ‘하갈인’, 이삭의 아들 에서의 속인 ‘에돔’에서의 자손으로 추정되는 ‘아말렉’(창 36:12,16), 롯의 자손인 ‘모압’과 ‘암몬’과 같이 이스라엘의 형제로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족속이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에돔, 모압, 암몬은 요단 동쪽에 위치했으며, 이스마엘인은 이스라엘 남부에 사는 대상 미디안인(창 37:27,36; 삿 8:22-24)으로, 하갈인은 요단의 북동쪽에 사는 유목민(대상 5:10,18이하)으로, 아말렉은 이스라엘 남부의 유목민으로 추정됩니다. 나머지 지역 및 족속 중 ‘그발’은 에돔 근처 또는 두로 근처 도시로 추정되며, 블레셋인은 이스라엘 남서부의 해양 민족, 두로는 이스라엘 북쪽 지중해 해안의 페니키아 도시이며, 앗수르는 티그리스 상류에 있는 도시나 앗수르 왕국으로 추측됩니다. 특히 8절에서 시인은 앗수르가 연합군이 되어 롯 자손인 모압과 암몬의 군사력에 힘을 더했다고 설명을 덧붙여 5절의 동맹을 뒷받침합니다.

이와 같이 대적들의 음모를 고발(2-4)한 데 이어 대적들의 정체를 밝힘(5-8)으로써 시인은 첫째, 이 나라들이 하나님을 대항하여 한마음으로 단호하게 뭉쳤음을 강조합니다. 둘째, 하나님과 그의 백성을 대적하여 일어난 나라들이 숫자나 군사력에서 이스라엘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 이스라엘 백성의 안위만이 아니라 국가의 존속성이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임을 암시합니다. 넷째, 이런 시점에서 이스라엘과 연합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심을 시사합니다. 다섯째, 하나님께서 속히 결단하시고 이스라엘을 위해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원수들을 심판하셨던 하나님(9-12)

사람들은 과거에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한 사람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또 다른 역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유한함과 뿌리 깊은 죄성이 빚어 내는 고통에 직면할 때마다, 아주 중요한 선택의 고비에 성 때마다 믿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기도합니다. 신원하신 하나님을 의지할 때 우리는 원수들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그러므로 수 있습니다.

 

9주는 미디안인에게 행하신 것 같이, 기손 시내에서 시스라와 야빈에게 행하신 것 같이 그들에게도 행하소서 10그들은 엔돌에서 패망하여 땅에 거름이 되었나이다 11그들의 귀인들이 오렙과 스엡 같게 하시며 그들의 모든 고관들은 세바와 살문나와 같게 하소서 12그들이 말하기를 우리가 하나님의 목장을 우리의 소유로 취하자 하였나이다(9-12)

 

하나님의 개입을 촉구하기 위해 이제 시인은 “그들에게 행하소서”라고 간청하며 과거 사사 시대에 하나님이 물리쳐주셨던 이스라엘의 여러 대적과 사건들을 언급합니다. 한 예는 미디안과 전쟁을 벌인 기드온 때 일어난 일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천사와 꿈을 통해 여러 번 나타나 용기와 승리의 확신을 주시고, 전략을 일러주시고 기적을 베푸셨으며, 전쟁의 승리가 오로지 하나님의 덕분임을 이스라엘로 깨닫게 하기 위해 기드온과 단지 삼백 용사만을 통해 미디안 군대를 물리치셨습니다(삿 6-8장). 이때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 미디안 왕 세바와 살문나는 도망가다 사로잡혀 죽임을 당했습니다(삿 7:25; 8:21). 시인은 이들이 감히 ‘하나님의 목장’인 이스라엘 땅을 자기들의 소유로 취하려 했다고 설명합니다(12). ‘소유로 취하자’는 계획은 땅을 빼앗아 후손에게까지 유산으로 물려주려는 의도가 함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을 무산시키고 미디안의 손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건져내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셨습니다(삿 7:9; 8:34). 또 다른 예는 드보라와 바락의 시대에 가나안의 학대를 받고 있던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 구하신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드보라에게 이미 승리의 확신과 전략을 주셨고, 기손 강에서 드보라와 바락의 군대로 시스라 군대를 쳐서 패하게 하셨고, 가나안 장군 시스라를 여인 야엘의 손에 죽게 하셨으며, 가나안 왕 야빈도 결국 진멸하게 하셨습니다(삿 4-5장). 이에 드보라와 바락은 하나님께서 직접 나서서 전쟁에 승리를 주셨다고 찬양했습니다(삿 5:4-5). 시인은 하나님께서 과거에 이스라엘의 수많은 대적을 물리치시고 심판하셨듯이 이스라엘 사방에 있는 수많은 대적을 무찔러 심판하시기를 거듭 간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간구(13-18)

대적들에 대한 심판의 궁극적인 목적을 바르게 설정합니다. 그것은 만민이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 대적들이 주의 이름을 찾고 여호와 하나님만이 온 세계의 지존자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기도의 응답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13나의 하나님이여 그들이 굴러가는 검불 같게 하시며 바람에 날리는 지푸라기 같게 하소서 14삼림을 사르는 불과 산에 붙는 불길 같이 15주의 광풍으로 그들을 쫓으시며 주의 폭풍으로 그들을 두렵게 하소서 16여호와여 그들의 얼굴에 수치가 가득하게 하사 그들이 주의 이름을 찾게 하소서 17그들로 수치를 당하여 영원히 놀라게 하시며 낭패와 멸망을 당하게 하사 18여호와라 이름하신 주만 온 세계의 지존자로 알게 하소서(13-18)

 

시인은 더 적극적으로 대적들을 향한 심판을 간구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과거에 보여주신 놀라운 능력으로 현재 대적들을 바람 앞에 흩날리는 잡초같이 되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불길이 산을 사르듯이 광풍으로 그들을 뒤쫓고 폭풍으로 두렵게 하시길 간구합니다. 여기서 불, 광풍, 폭풍 등은 하나님의 강림과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상징합니다. 덧붙여, 시인은 대적들이 공모한 계략(2-5)이 다 실패하여 승리와 기름 대신 수치와 놀람과 낭패와 멸망을 맛보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또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보고 대적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이름을 찾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시인의 마지막 간구는 이런 심판을 통하여 그들이 제대로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방의 대적들은 이스라엘을 멸하여 그 이름이 소멸되기를 바랐지만(4), 이제 하나님께서 그들을 멸하고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실 때,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뿐 아니라 온 세상의 지존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 가운데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며 분투하는 이유는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인정하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전하다가 어려움을 당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당신의 영광을 온 땅에 드러내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늘 세상과 갈등을 빚으며 살아가게 마련이지만, 주님을 붙잡으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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