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16-02)
고라 일당에 비난에 대처하는 모세
민수기 16장 12-24절
작은 불꽃 하나가 큰 산을 태우고, 작은 키 하나로 큰 배를 움직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 사소한 일 때문에, 하나님의 공동체가 허물어지기도 합니다. 아주 작게 시작한 불평이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흔들어 놓은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 시대는 잘못된 탐욕과 권모술수로 사로잡힌 많은 무리가 세상에 중심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진리 가운데 위축되지 않고 담대하게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지도자를 요구하는 시대입니다.
- 앞서 고라와 다단, 아비람, 온이 함께 반역을 일으켰고, 이어서 모세는 주동자 고라와 그의 무리에게 “내일 각자 향로에 불을 담아 와서” 하나님 앞에서 누가 택하신 자인지 시험을 받자고 제언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장면이 바뀌어 다단과 아비람이 각자 자신의 장막으로 돌아가 있고, 모세가 그들을 호출하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단절의 느낌을 주는 이유는, 곧이어 16절에서 다시 고라와 그의 일당들에게 “내일 모이라”고 지시하는 장면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지도자(12-15)
우리는 너무나 쉽게 비난받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익명 뒤에 숨어서 혹은 지능적으로 사람들을 비난하는 일들이 너무도 자주 일어납니다. 비난은 넘치는데, 비난에 대처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억울한 비난을 자주 받았던 모세는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12모세가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을 부르러 사람을 보냈더니 그들이 이르되 우리는 올라가지 않겠노라 13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 오히려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 14이뿐 아니라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도 아니하고 밭도 포도원도 우리에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니 네가 이 사람들의 눈을 빼려느냐 우리는 올라가지 아니하겠노라 15모세가 심히 노하여 여호와께 여짜오되 주는 그들의 헌물을 돌아보지 마옵소서 나는 그들의 나귀 한 마리도 빼앗지 아니하였고 그들 중의 한 사람도 해하지 아니하였나이다 하고(12-15)
레위 지파 고라의 비교의식으로 시작한 작은 교만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온 공동체의 반역 불길을 일으키게 됩니다. 고라 일당의 반역 집회는 반역의 성격상 회막 근처에서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볼 때, 대규모 반역 집회를 개최한 뒤 제의적 권력을 탐했던 고라와 그 일당은 아직 회막 근처에 남아 있고, 정치권력을 탐한 다단과 아비람의 무리는 해산한 것으로 보입니다(25절 이하).그들은 다음 날도 고라 일당이 분향 제사의 대결을 벌이고 있을 때, 자신들의 장막 근처에 머물러 세를 규합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고라 무리와 그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성공적인 반란을 이루려고 한 것입니다.
모세는 8-11절에서 회막에 머물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던 고라의 무리와 논쟁을 벌이면서 그들의 주제넘은 욕심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모세는 이미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간 다른 주동자들인 다단과 아비람(그리고 온)에게 소환장을 보냅니다. 모세는 그들과도 논쟁을 벌이면서 고라에게 했던 것과 같이 죄목을 조목조목 짚어주려 했을 것입니다. 모세가 사람을 보내 다시 올라올 것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불참을 통보합니다(12). 그것에 더하여 그들은 강하게 모세를 비난하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들이 했던 말 중에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는 땅에서 끌어냈다”는 발언은, 하나님에 대한 강한 모독이자 불신의 표현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처음 사용하신 것이었고(출 3:8), 일관되게 가나안 땅에만 붙인 수식어였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애굽의 광활한 나일 삼각주나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하역의 비옥한 삼각주에 대해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표현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반역의 무리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을 애굽 땅에 갖다 붙인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향한 노골적인 반감의 표시입니다.
그들은 모세의 지휘권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냅니다. “네가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13), 제사장 직위를 노리고 세력을 결집한 고라를 추종해서 반역의 대열에 합류한 르우벤의 아들들은 권력 교체를 원했음을 보여줍니다. 분명이 모반의 배후에는 야곱의 장남이던 르우벤의 후손인 다단과 아비람의 장자권 회복 욕구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장자권이 자동으로 혹은 기계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정하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광야의 비상 상황에서는 장자권이 아니라 탁월한 지도력이 가장 중요했으며,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적임자로 예비하여 전권을 부여하셨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르우벤의 후손들은 모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단과 아비람은 모세의 정치적 무능을 따집니다(14). “너는 우리를 약속한 땅, 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지 못했다”, “너는 우리에게 약속한 밭도 포도원도 주지 않았다!” 여기서 정치 지도자들에게 경제 성장과 안정을 바라는 민중의 요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빈손이 된 결과는 모세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결정이었으며, 그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의 불순종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불평은 적반하장입니다. “네가 이 사람들의(즉, 우리의) 눈을 빼려 한다”라는 말은 어떤 잘못의 대가로 눈을 빼는 징벌을 당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이 표현은 모세의 잘못으로 자신들이 억울하게 벌을 받는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속임수나 뇌물을 써서 눈을 멀게 한다”는 의미가 더 타당해 보입니다.
모세의 이어지는 발언이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모세는 자신이 백성들의 재산을 속여서 갈취하거나 무고하게 사람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면서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분노했습니다. 모세의 정당한 분노는 하나님의 분노를 대변합니다. 그는 하나님께 그들의 헌물을 받지 말아달라고 탄원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모세 자신의 결백 주장, 즉 “나는 그들의 나귀 한 마리도 빼앗지 않았고 한 사람도 해친 적이 없다”는 말은, 하나님의 사람이 무고를 호소하는 관례적 표현입니다(삼상 12:3; 행 20:33 “내가 아무의 은이나 금이나 의복을 탐하지 아니하였고”).
분향 제사에 의한 대결(16-19)
성도들은 모함이나 비난 앞에서 변명이나 보복하려 하기보다는 모든 판단을 하나님께 맡겨야만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라는 탐욕과 죄에 사로잡혀 가짜 확신을 품었습니다. 거짓 확신을 품지 않도록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16이에 모세가 고라에게 이르되 너와 너의 온 무리는 아론과 함께 내일 여호와 앞으로 나아오되 17너희는 제각기 향로를 들고 그 위에 향을 얹고 각 사람이 그 향로를 여호와 앞으로 가져오라 향로는 모두 이백오십 개라 너와 아론도 각각 향로를 가지고 올지니라 18그들이 제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불을 담고 향을 그 위에 얹고 모세와 아론과 더불어 회막 문에 서니라 19고라가 온 회중을 회막 문에 모아 놓고 그 두 사람을 대적하려 하매 여호와의 영광이 온 회중에게 나타나시니라(16-19)
모세는 반역자들과 쟁론을 벌인 뒤 다시 한번 다음 날의 분향을 통한 제의적 대결을 통보합니다(16). 제사 집행권의 가능성은 레위인에게만 국한되므로, 이 분향의 제사는 고라와 그의 집안의 레위인들이 참여할 것이나 2절이 말하는 바와 같이 모든 지파들의 지도자급 인물들이 대거 250명으로 구성된 불법적 분향단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숫자가 250명이 었으며, 모세는 각자에게 자신의 향로를 준비한 뒤 불을 담아서 들고 올 것을 요구합니다(18). 이 향로들은 불법적인 비품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이튿날 각자 향로를 들고 기에 불을 담아 회막 앞에 등장했습니다(18). 추론컨대 그들이 사용한 불도 번제단에서 가져온 합법적인 불이 아닌 ‘다른 불’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모세가 7절에서는 “향로에 불을 담으라”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불을 담으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반복을 피하기 위한 누락이 아니라 고의적인 생략입니다. 46절을 보면 재앙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모세가 아론에게 “향로에 제단의 불을 담으라” 명확히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250명의 배교자들은 이튿날 ‘불법적인 불’을 담아 나타난 것입니다(18). 이것은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다른 불’로 분향을 드리려다 하나님의 심판의 불을 맞고 죽은 사건을 연상시킵니다(레 10장). 그들도 다른 향로에 다른 불을 담아 왔기에 분향 제사의 결과와 판정은 이미 처음부터 예견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분향의 제사들이 진행되고 있고 아무런 징후가 없자, 고라는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제사를 받으신 줄 확신하고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19). 고라가 회중을 선동하여 모세와 아론에게 대적하자 이때 여호와의 영광이 온 회중에게 나타났습니다.
심판에 의한 하나님의 판정(20-24)
공동체 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그 문제의 원인을 좀 더 심사숙고하고 깊이 살펴서 지혜롭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판단도 해보지도 않고 부화뇌동해서 함부로 추종하거나,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들에게 대한 분명한 근거나 잘못 없이 대적하는 행위야 말로 얼마나 지혜롭지 못한 행위인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잘 판단하고 행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심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20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1너희는 이 회중에게서 떠나라 내가 순식간에 그들을 멸하려 하노라 22그 두 사람이 엎드려 이르되 하나님이여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여 한 사람이 범죄하였거늘 온 회중에게 진노하시나이까 2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4회중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장막 사방에서 떠나라 하라(20-24)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애초에 하나님께서는 회중 전체를 멸하려고 작정하셨습니다(21). 앞서 회중 전체가 배교와 불순종으로 인해 멸망할 위험한 상황이 이미 두 차례 발생한 바 있습니다(출 32장; 민 14장), 그때마다 모세의 중재와 탄원의 기도로 백성들은 용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또 다시 전멸당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회중 전체를 멸하시려는 하나님의 작정을 통해 우리는 고라와 몇몇 주동자들에게 적극 동참한 사람들이 250명의 고라 족속을 비롯하여 르우벤 지파 일부였겠지만, 암묵적으로는 회중 전체가 이에 동조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19절은 이 것이 사실임을 명확히 진술합니다. 물론 회막 앞에 모인 이 온 회중은 백성 전체의 일부로 보입니다.
다른 백성들은 여전히 다단과 아비 람과 더불어 자신들의 장막에 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민 16:24-27), 그렇더라도 이 ‘온 회중’은 모든 백성의 능동적, 수동적 참여를 포함하는 표현으로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모세의 항변, 즉 “한 사람이 범죄 하였거늘 온 회중에게 진노하시나이까”라는 주장은 궁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반란의 책임은 마땅히 회중 전체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모세의 탄원은 소돔 성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과 씨름한 아브라함의 중재의 노력을 떠올립니다. 다만 롯의 가족만 피하도록 했던 소돔의 사건과는 달리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모세의 탄원을 받아들여 진노를 누그러뜨리고 회중으로 하여금 반역을 주동한 무리로부터 멀리 떠날 것을 명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가 진노에도 불구하고 결코 끊어지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여호와의 영광이 온 회중에게 나타났습니다(19). 이 영광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난 것입니까? 광야에서 여호와의 영광은 언제나 구름과 불의 모습으로 현현했습니다. 즉, 16:42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미 성막 위에 내려와 있던 하나님의 구름 기둥의 광채와 크기가 더욱 커지면서 회중 위를 덮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구름 속에는 하나님의 불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죄를 조금도 용서하실 수 없는 거룩하고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죄를 판단하고 심판하기 위해 임하십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일꾼들이 공격받고 곤경에 처할 때, 하나님께서는 오셔서 공정하게 심판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여 일어난 자들은 회중 앞에서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갔으며, 모세의 지시에 따라 회막으로 올라가기를 거절하였습니다.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원했던 자들이 도리어 스올에 내려갔습니다. 그들을 따르던 250명의 족장들도 불에 타서 죽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멸시하고 구원의 은총을 업신여기면 안전한 길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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