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10-04)
바른 하나님 사랑을 가르친 예수님
누가복음 10장 38-42절
우리는 한계가 있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성취하려 합니다. 그래서 항상 분주합니다. 하지만 너무 분주해서, 정작 매우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바쁘다, 시간 없다 하는 말들로 핑계할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해서 후회하곤 합니다. 특히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놓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율법사의 질문에 율법의 주요 핵심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람으로 요약하십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이웃 사랑’의 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오늘 마리아와 마르다의 이야기는 ‘하나님 사랑’(27)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환대 받으신 예수님(38)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한 사명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신의 사명을 모르면 그 사명을 찾기까지는 분주합니다. 분주한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자신의 사명입니다.
38그들이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38)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사와의 대화를 통해 율법에서 분명히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임을 제시했습니다. 사마리아 비유는 진정한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셨습니다. 이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마리아와 마르다의 사건을 통해서 가르쳐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계십니다. 그러던 중에 어느 한 마을에 들어가십니다(38). 그곳에는 ‘마르다’라는 여인으로부터 영접을 받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말씀에 대한 태도(39-40)
사람들은 항상 바쁘다면서, 바빠서 무엇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분주함’은 영적인 문제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우선순위적인 문제입니다. ‘바쁨’과 ‘분주함’은 주님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바쁘면 그것에 대해 집착하고, 분주한 환경을 따르게 됩니다. 점점 주님이 아니라 세상을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39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40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39-40)
본문에는 마르다와 마리아가 나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께 더 많은 음식을 대접하는 쪽을 선택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혼자서 음식을 만들면서 매우 분주했습니다. 그녀의 헌신은 매우 귀합니다.
자매지간인 마리아는 주의 발치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39). 마르다는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했습니다(40). 그런데 동생은 예수님의 말씀에 집중해 언니 혼자 섬겨야 합니다. 마리아는 계속해서 예수님의 발아래서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르다는 예수님의 일행을 섬기기 위해 많은 일로 마음이 분주했습니다. 구석구석 분주하게 챙겼을 것입니다. ‘분주함’이란 ‘끌러가는 것’입니다.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말씀을 전하고 있을 때, 조금도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말씀으로부터 멀어져서 식사 준비하는 일에 끌려 염려와 근심 가운데 들어갔던 것입니다.
급기야 마리아의 이런 모습을 본 마르다는 마리아를 비난하고 원망하였습니다. 마르다는 많은 일로 인한 근심이 있었습니다.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40) 마르다는 마리아의 행동이 이기적이고 옳지 않다고 확신하면서 예수님께서도 당연히 동의할 줄로 생각하여 마리아에게 자기의 일을 돕도록 말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교훈을 가르친 예수님(41-42)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시기와 질투로 하는 경우를 봅니다. 더 나가서 싸우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싸움의 시작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역은 자신의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룬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있는 형제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디서 누구를 사랑해서 감동시킬 수 있겠습니까? 사랑을 통한 감동은 많은 사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실천에 있습니다.
41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42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41-42)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의외의 반응을 보입니다. 마르다의 이름을 두 번 불러 친근한 마음으로 조언합니다.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41-42).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지 말고 한 가지만 준비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반면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했습니다(42).
예수님께서는 마리아가 선택한 좋은 편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가장 좋은 것, 필수적인 것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예수님 앞에서 듣는 말씀을 통해 구원을 얻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좋은 편’의 ‘편’(메리스μερίς)은 유산과 유업을 뜻합니다. 마리아는 영원한 유업을 예수님의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예수님 자신 또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표현해 본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어떤 선행도 예수님과 그의 복음 앞에서는 상대화되고 맙니다. 환대는 예수께서 줄곧 강조하셨고 계속해서 강조하실 필수 사항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섬김도 말씀을 듣는 것보다 우선될 수 없습니다. 구원은 봉사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에서 나옵니다.
독자들은 앞 단락에서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선행을 보았습니다. 그는 고통 받는 사람의 선한 이웃으로 환대의 모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어떤 선행도 유일한 한 가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 단락과 연결해 보면, 율법사는 무엇을 행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10:25-26). 그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은 계명을 실천하고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으로부터 영생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그의 말씀을 통하지 않고 영생에 이르는 길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권능을 갖고 계시므로 언제나 예수님께 시선을 집중해야 하고, 그분의 말씀을 기준으로 살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 예수님께 집중하는 것을 빼앗기지 말아야 합니다.
시편 저자도 말합니다(시 73:28).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하나님 나라의 선행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은 섬기는 생활을 해야 하고, 섬기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에서 벗어나면 분주함과 불안감 속에서 주의 일을 하게 됩니다. 또한 본문은 섬기는 일을 주로 맡았던 여성의 역할을 충격적으로 설정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집안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여성의 몫이었고, 성경 선생의 가르침을 공적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성도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특권에서 제외되지 말아야 하고 가장 좋은 유업을 빼앗기지 말아야 함을 선언하십니다. 예수님과 그의 말씀 앞에 나아가는 일에서 누구도 제외되거나 소외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어느 것이 낫다 할 것이 없이 둘 다 예수님을 향한 그들의 진심이며, 각자가 생각한 예수님을 향한 대접이었습니다. 다만 서로 자신이 더 나은 섬김이라고 여기는 것은 진정한 이웃 사랑의 태도는 아닙니다. 그것이 마르다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의 권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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