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20-02)
사형에 해당하는 가증한 성관계
레위기 20장 17-27절
예전에 나온 무술영화를 보면, 무술을 배우기 제자에게 스승은 무술을 가르쳐 주지 않고 물을 기르고, 장작을 패게 하면서 긴 시간을 보내게 합니다. 제자는 스승의 의도를 알지 못해 불평하다가 나중에 무술을 배울 때 자신이 필요한 근육과 초식을 다 갖추게 된 것을 보고 놀랍니다. 스승은 생활 속의 단순노동을 통해 훈련을 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서 거룩한 삶을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백성을 훈련시키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세부지침을 명하셨습니다.
- 18장에서부터 시작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성결에 관한 법률을 종합적으로 마무리합니다. 성결 규례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있을 법한 성범죄에 집중하고 있지만 생활 전반에 걸친 삶의 원리입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하심과 같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은 거룩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약속의 땅에서 그분의 규례를 지키며 그 땅 거민들의 부정한 것들을 거부해야 합니다. 거룩을 지키는 것이 언약 백성의 사명입니다.
근친상간에 대한 추가적 규례(17-21)
하나님께서는 언약 백성이 거룩한 삶을 살게 하려면 먹는 것을 통해서도 훈련시키셨습니다. 우리에게도 매사에 정한 부정한 것을 구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지만, 행위를 살펴보면서 선한 것과 악한 것을 구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신앙적 가치관이 분명하게 정립된다면 죄악이 만연한 환경이나 분위기에 흔들림 없이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7누구든지 그의 자매 곧 그의 아버지의 딸이나 그의 어머니의 딸을 데려다가 그 여자의 하체를 보고 여자는 그 남자의 하체를 보면 부끄러운 일이라 그들의 민족 앞에서 그들이 끊어질지니 그가 자기의 자매의 하체를 범하였은즉 그가 그의 죄를 담당하리라 18누구든지 월경 중의 여인과 동침하여 그의 하체를 범하면 남자는 그 여인의 근원을 드러냈고 여인은 자기의 피 근원을 드러내었음인즉 둘 다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19네 이모나 고모의 하체를 범하지 말지니 이는 살붙이의 하체인즉 그들이 그들의 죄를 담당하리라 20누구든지 그의 숙모와 동침하면 그의 숙부의 하체를 범함이니 그들은 그들의 죄를 담당하여 자식이 없이 죽으리라 21누구든지 그의 형제의 아내를 데리고 살면 더러운 일이라 그가 그의 형제의 하체를 범함이니 그들에게 자식이 없으리라(17-21)
믿음 안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처럼 거룩한 사랑의 관계입니다. 남편과 아내의 영적, 정서적, 육체적 결합은 거룩한 가정을 이루는 기초가 됩니다. 따라서 믿음의 가정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항상 거룩하며 신성한 주님의 성전이 되도록 아름답게 가꿔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가증한 성적인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엄하게 경고하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여러 성적인 죄악은 당시 가나안에 만연한 문화였습니다. 따라서 그 땅에 들어갈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의 성 문화에 물들지 않도록 말씀의 기준을 따라야 했습니다.
(1) 직계 가족과의 근친상간에 따른 징벌(17-18)
누구든지 자매 즉 아버지나 어머니의 딸과 동침하면 그 민족 앞에서 끊어질 것입니다. 17절에서 “그의 아버지의 딸이나 그의 어머니의 딸”은 18:9과 같은 누이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친누이를 포함한 혈연관계가 있는 누아-첩의 딸이나 새로운 부인의 딸-를 모두 포괄합니다.
17절의 “데려다가”는 21절의 형제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사례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동사는 결혼관계에 대한 전형적 표현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이러한 성관계와 더불어 혈통 관계가 느슨한 반-누이와의 혼인이 자칫 쉽게 용인될 수 있는 정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는데, 본문은 ‘그것이 은혜(헤세드)니라’라고 표현되어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오직 두 곳에서만 ‘헤세드’가 부끄러운 일 혹은 수치스러운 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잠14:34).
생리 중에 있는 여인과 동침하는 것은 여인의 근원을 드러내는 일이기에 남자와 여자 모두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입니다(18). 단순히 그녀의 벗은 것을 드러내는 것(18:19)을 넘어 그녀의 근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녀의 샘 근원 즉 자궁을 뜻할 수 있는데, 또한 “자기의 피 근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생명의 근원을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처벌은 15장의 사례와 충돌합니다. 15장에서는 월경 중인 아내와 성관계를 하면 저녁까지 부정해지는 반면(15:24), 20장에서는 월경 중에 성관계를 하게 되면 두 사람 모두 제명당하는 형벌을 받습니다(20:18).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전자의 경우 부지중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잘못일 수 있으나 후자의 경우 고의적인 범죄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경우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제명당한 것은 여자 역시 범죄에 적극 가담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직계 외의 근친상간에 따른 징벌(19-21)
3촌에 해당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것이 본문의 요지입니다. 고모와 이모는 부모의 자매요, 숙모는 부모의 형제의 아내입니다. 이들은 모두 살붙이의 하체로 불립니다. 3촌 관계까지는 성관계가 엄격히 금지되는데, 이는 반대로 3촌에 해당하는 조카와의 결혼이나 성관계도 엄격히 금지된다는 뜻입니다. 죄를 범한 사람들은 자식 없이 죽게 될 것입니다. 자식이 없음은 언약 백성 가운데서 끊어지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형벌로 간주되었습니다. 형수 혹은 제수와의 불법적 성관계를 금지합니다(21). 형수나 제수는 형제의 결혼 관계에 의해 맺어진 확대된 가족 관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형이 자녀가 없이 죽었을 때, 형수를 취하여 자손을 잇게 하는 수혼법과는 다른 형태입니다(신 25:5-10). 어쩌면 형제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에 그의 아내를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더러운 일입니다. 여기 표현된 “더러운 일”이라는 단어는 여성이 출산이나 생리를 통해 피를 흘릴 때 제의적으로 몸이 더러워지는 경우에 사용되었습니다. 부적절한 성관계는 더러운 일입니다. 이렇게 형제의 하체를 범하는 자는 자손 없이 죽게 될 것입니다.
거룩한 삶에 대한 요청(22-2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만민 중에 구별하고 택하시어 약속의 땅을 그들의 기업으로 주셨음을 상기시키시면서 그들에게 거룩히 행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대로 정한 짐승가 부정한 짐승을 구별해 부정한 짐승이나 새나 땅에 기는 것들로 자신의 몸을 더럽치지 말아야 했습니다.
22너희는 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 그리하여야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거주하게 하는 땅이 너희를 토하지 아니하리라 23너희는 내가 너희 앞에서 쫓아내는 족속의 풍속을 따르지 말라 그들이 이 모든 일을 행하므로 내가 그들을 가증히 여기노라 24내가 전에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 내가 그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너희에게 주어 유업을 삼게 하리라 하였노라 나는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25너희는 짐승이 정하고 부정함과 새가 정하고 부정함을 구별하고 내가 너희를 위하여 부정한 것으로 구별한 짐승이나 새나 땅에 기는 것들로 너희의 몸을 더럽히지 말라 26너희는 나에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를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하였음이니라(22-26)
22-27절은 18-20장까지의 전체 결론부에 해당합니다. 더 넓게 보면, 11장부터 시작된 정결법과 성결법 전체를 마무리하는 부분입니다. 전체를 꿰뚫는 주제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같이 거룩하게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1) 포로 생활 경고(22-23)
가나안 땅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토해내지 않도록 하려면, 하나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해야 합니다. 18:26과 28절에서 주신 메시지를 여기서 요약하고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가나안 사람들의 풍속이나 규례를 따르게 되면, 가나안 사람들이 그 땅에서 토해냄을 당한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그 땅에서 쫓겨날 것임을 경고합니다. 가나안 사람들의 풍속은 18장에서부터 길게 언급했던 모든 규례를 포함합니다. 여기서 차이점은 18장에서는 가나안 땅뿐만 아니라 이집트 땅에서의 풍속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는데, 여기서는 곧 들어갈 가나안 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부패한 가나안의 풍속은 가증하게 여기십니다.
(2) 땅의 구별(24)
22-23절이 18장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요약 반복한 것에 비하면, 24절은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부패한 그 땅의 거민들을 쫓아내셨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땅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소유로 주시기 위함입니다.
그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이 표현은 레위기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사용됩니다. 젖은 가나안 땅에서 목축을 통해 우유를 풍성하게 얻을 수 있다는 뜻이고, 꿀은 풍성한 과일 수확을 통해 과일 시럽을 많이 만들 수 있는 땅이라는 뜻입니다. 가나안 땅은 실제로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적절하게 내리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땅입니다. 영적인 의미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당이라는 표현은 낙원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영화로운 땅을 의미합니다(겔 20:6). 그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할지라도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모든 규례를 버리고 그 땅의 풍속을 따르면 그 당에서 쫓겨나고 말 것임을 강조합니다.
(3) 정함과 부정함의 구별(25-26)
본문은 11-15장에서 언급되었던 정결법을 다시 언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멀리 있는 정결법을 끌어온 것은 약속의 땅 안에서 하나님의 규례를 지키고 거룩하게 구별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가나안의 풍속을 배격하고 성결한 삶을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11-15장까지 언급된 정결 규례 역시 잘 지켜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정결법에 있어서도 핵심 메시지는 ‘거룩’이기 때문입니다(11:44-45).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은 예전적인 측면에서의 정결은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결도 지켜야 합니다. 둘을 범하는 것 모두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성도는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인적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만한 거룩한 산 제사로 온전히 드려야 합니다(롬 12:1).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만민 중에서 당신의 소유로 삼기 위해 거룩하게 구별하셨습니다. 만민 중에 구별된 백성이 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 자신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스라엘이 거룩하게 구별됨은 열방에게 거룩한 삶에 대한 하나의 모델로서 선교적 사명을 다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신접한 자와 박수무당을 금함(27)
인본주의적 가치관, 휴머니즘을 가장한 부패한 성 문화, 성공하고 돈만 많이 벌면 만사 오케이라는 식의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신앙의 울타리를 높이 쌓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요 생명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27남자나 여자가 접신하거나 박수무당이 되거든 반드시 죽일지니 곧 돌로 그를 치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27)
26절까지 결론적 언급을 마무리하고, 27절의 규례는 부록처럼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주어진 규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20:6에서 금한 내용을 여기서 다시 반복합니다. 어쩌면 18장과 20장에서 대부분의 규례가 반복되는데, 27절의 규례가 반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 추가로 기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접한 자와 박수무당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규례를 따로 반복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함을 지키는 일은 생명과 질결되는 일이므로 최우선의 의무요 사명입니다. 세상은 하나님의 백성도 죄로 오염시켜 타락시키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도하시는 성령님을 따라 언제나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길로 행해야 합니다. 그럴 때 약속의 복을 받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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