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13-01)
무교절과 초태생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
출애굽기 13장 1-22절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전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았으며, 그 구원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구원의 이야기를 우리의 자녀와 후손에게, 이 세상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증거하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 고백입니다.
- 유월절과 무교절 규례의 보완을 위한 추가적 지침들이 주어집니다. 앞서 타국인 중에서 유월절 양을 먹으며 그 예식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위한 기준들이 마련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초태생의 봉헌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누룩이 허용되지 않는 무교절 규정이 보완됩니다. 유월절-무교절 규례가 완성되어 매듭지어진 직후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여행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무교절의 금지되는 누룩(1-10)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 우리의 시간, 재능, 물질 중에서 가장 귀한 것,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우리의 신앙의 기본 자세입니다. 이는 단순한 의식이나 습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주인이시며, 우리가 그분의 은혜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1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이르시되 2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은 다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 하시니라 3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애굽 곧 종 되었던 집에서 나온 그 날을 기념하여 유교병을 먹지 말라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너희를 그 곳에서 인도해 내셨음이니라 4아빕월 이 날에 너희가 나왔으니 5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여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 곧 네게 주시려고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게 하시거든 너는 이 달에 이 예식을 지켜 6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고 일곱째 날에는 여호와께 절기를 지키라 7 이레 동안에는 무교병을 먹고 유교병을 네게 보이지 아니하게 하며 네 땅에서 누룩을 네게 보이지 아니하게 하라 8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보여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일로 말미암음이라 하고 9이것으로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를 삼고 여호와의 율법이 네 입에 있게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강하신 손으로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 10해마다 절기가 되면 이 규례를 지킬지니라(1-10)
여기서 유월절과 관련된 첫 태생 규정이 새롭게 반포되면서 무교절의 누룩 금지가 다시 강하게 강조되니다. 우선 2절에서 첫 태생 봉헌에 대한 원론적인 지침만 선포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사람이든 짐승이든 첫 번째 태어난 것들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므로 “거룩히 구별하여”(키데쉬) 하나님께 봉헌해야 합니다. 11절 이하에서 이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추가됩니다.
이어서 일주일의 무교절 기간에 누룩이 들어간 유교병의 금지가 반복되면서 이것의 역사적 의미가 여기에 덧붙여집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종살이하던 애굽을 탈출한 역사적인 그날을 기념하여 유교병을 먹어선 안 됩니다(3). 여기서 유교병과 거기에 들어간 누룩의 금지는 긴급한 탈출을 위해 누룩으로 발효시킨 떡을 만들어 먹을 시간이 없었기에 급히 무교병을 만들어 먹어야만 했던 상황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들은 아빕월, 즉 제1월에 탈출했습니다. 고대근동 지역에서는 이때가 보리 추수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제1월에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려고 그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셨습니다. 그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이 표현에서 꿀은 야생 벌꿀보다는 과일로 만든 시럽 종류, 즉 과일 꿀로 간주됩니다. 말하자면, 가나안 땅은 목축이 잘되고 농사가 잘되는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 땅을 대표하는 몇몇 종족의 이름이 나열됩니다. 이제 그 모든 종족들이 내쫓기고 그 땅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그 땅을 점유한 후, 그들은 이 유월절무교절 예식을 대대로 지켜야 합니다. 실제로 그들이 광야 40년 동안에는 유월절-무교절을 정상적으로 지키기가 어려웠는데, 이는 그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야에서는 그 절기가 제한적으로 준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교절의 7일 동안 무교병을 먹어야 하며 일곱째 날은 ‘여호와의 절기’, 즉 성회로 지켜야 합니다. 그날은 절기 안식일로 지키면서 모든 노동이 금지됩니다. 그러나 일상적 노동 외에 요리와 여행은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교절 첫날도 성회로 지키는데, 여기서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 기간에 집 안 모든 누룩이 제거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아마 누룩이 들어간 빵과 음식들의 철저한 제거를 의미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유월절-무교절 예식의 기원과 역사적 의의를 자녀들에게 설명해주어야 합니다(8). 나아가 그들은 “이것으로” 그들의 손과 미간의 표를 삼아야 합니다(9). 카수토가 말한 대로, “이것”은 9절 하반절의 여호와께서 그들을 강한 손으로 애굽에서 탈출시킨 사건으로 이해됩니다. 그 역사적 사건은 마치 손과 미간에 부착된 어떤 표식처럼 중요한 ‘기념물’(기억하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즉, 그날은 이스라엘 온 가족과 민족에게 중대한 사건으로 기념되어야 합니다(참고. 신 6:8-9에서는 말씀을 그러한 손과 미간의 표로 삼는다).
첫 태생 규례의 제정(11-16)
우리는 우리의 시간, 재능, 물질, 그리고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하나님께 먼저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의 주인임을 인정하고, 그분께 감사와 헌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믿음의 삶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첫 것을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우리의 삶 전체가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하는 신앙입니다.
11여호와께서 너와 네 조상에게 맹세하신 대로 너를 가나안 사람의 땅에 인도하시고 그 땅을 네게 주시거든 12너는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과 네게 있는 가축의 태에서 처음 난 것을 다 구별하여 여호와께 돌리라 수컷은 여호와의 것이니라 13나귀의 첫 새끼는 다 어린 양으로 대속할 것이요 그렇게 하지 아니하려면 그 목을 꺾을 것이며 네 아들 중 처음 난 모든 자는 대속할지니라 14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이것이 어찌 됨이냐 하거든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우리를 애굽에서 곧 종이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실새 15그 때에 바로가 완악하여 우리를 보내지 아니하매 여호와께서 애굽 나라 가운데 처음 난 모든 것은 사람의 장자로부터 가축의 처음 난 것까지 다 죽이셨으므로 태에서 처음 난 모든 수컷들은 내가 여호와께 제사를 드려서 내 아들 중에 모든 처음 난 자를 다 대속하리니 16이것이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가 되리라 이는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라 할지니라(11-16)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추가적인 규례를 지시받았습니다. 그것은 모든 첫 태생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 법은 역시 유월절 사건에서 유래되었으며, 초태생 규례는 오경에서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출 13:11-16; 22:29-30; 34:19-20; 레 27:26-27; 민 18:14-18; 신 15:19-23). 이제 그 땅은 조상에게, 특히, 아브라함에게 맹세했던 대로 그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11). 거기서 그들은 사람과 가축의 모든 첫 태생을 하나님께 “구별하여” 봉헌해야 합니다. 여기서 ‘구별하다’의 히브리어는 위 2절의 ‘키데쉬’가 아닌 ‘아바르’의 히필형으로 ‘지나가게 하다’입니다. 이것은 어떤 것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12절의 마지막 “수컷은”은 물론 첫 태생의 수컷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첫 태생의 암컷은 봉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단에 올라갈 수 있는 가축은 정결한 짐승인 소, 양과 염소입니다. 따라서 가축이라도 나귀나 노새, 낙타 등은 부정하므로 제외된다. 그럼에도 여기서 특이하게 나귀만 명시되는데 아마 나귀가 대표성을 띠기 때문일 것입니다(참조. 민 18:15). 부정한 짐승으로 취급된 나귀의 첫 태생은 양으로 대속하거나 목을 꺾어서 죽여야 했습니다. 사람의 첫 태생(장자)도 대속해야 했는데, 이 경우 어떤 방식으로 대속해야 하는지는 침묵합니다. 여기서 누락된 장자 대속의 방법은 나중에 민수기 8:5-26 18:15-17에서 보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의 경우 레위인들이 이스라엘의 모든 장자들을 대신해서 성전에 봉헌됩니다(민 8장). 레위인의 숫자보다 태어난 장자의 인원이 초과될 경우에는 장자를 위한 속전으로 5세겔이 요구됩니다(민 3:46-50). 그러나 민수기 18:15-17은 레위인을 임명한 이후로부터는 모든 새로 태어난 장자들에 대하여 (한 달 이상)은 5세겔을 바칠 것을 법제화합니다. 이것은 레위기 27:6에서 생후 1개월에서 5세까지의 남자아이(장자가 아님)를 성전에 바치기 위한 서원 값과 동일합니다(인간 서원은 연령에 따라 그 값이 차이가 났다). 웬함(Wenham)에 따르면, 이 시대의 은 1세겔은 대략 노동자의 한 달 임금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후대에게 유월절-무교절의 기원과 역사적 의의를 잘 가르칠 것을 명령합니다(14-15). 이때 애굽의 모든 장자 심판이 지닌 의의는 장자의 헌정으로 연결되면서 재해석됩니다. 역설적으로 애굽 장자들의 죽음과 더불어 이스라엘은 생명을 얻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그것을 기념하여 대대로 자신들의 모든 첫 태생을 하나님께 헌정해야 합니다.
한편, 유월절 규례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신명기에서 몇 가지가 약간 변경됩니다(신 16장). 가나안 땅의 상황에 맞춘 수정입니다. 첫째, 각 처소에서 양이나 염소를 잡을 수 없고 모두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 곧 성전으로 올라와 잡아야 합니다. 둘째, 따라서 짐승의 피 또한 각자의 처소 문설주가 아닌 성전에서 처리됩니다. 셋째, 성전에서 잡은 양을 각자 유월절을 지킬 장소로 가져가 가족을 포함하여 적정한 식탁 구성원을 짜서 다른 유월절 음식들과 더불어 먹어야 합니다. 넷째, 양/염소뿐 아니라 소도 허용됩니다.
광야 길로 떠나는 백성(17-19)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우회로를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가장 안전하고 최선의 길로 인도하고 계심을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고, 그분의 인도하심은 항상 선하십니다. 어떤 길을 걷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믿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17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18그러므로 하나님이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백성을 인도하시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대열을 지어 나올 때에 19모세가 요셉의 유골을 가졌으니 이는 요셉이 이스라엘 자손으로 단단히 맹세하게 하여 이르기를 하나님이 반드시 너희를 찾아오시리니 너희는 내 유골을 여기서 가지고 나가라 하였음이더라(17-19)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애굽을 떠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블레셋 사람의 땅을 경유하는 경로로 이끌지 않으시고, 홍해의 광야 길로 이끄셨습니다(17-18). 블레셋 사람의 땅을 지나면 가나안에 일주일이면 도착할 수 있었던 해변 길입니다. 그 길로 갈 경우 남쪽 애굽 군대가, 해안 북쪽에 정착한 막강한 블레셋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전쟁을 두려워할 것을 미리 아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남동쪽의 해안 길로 우회시키셨습니다. 그들은 “홍해의 광야 길”로 여행했습니다. 여기에서 ‘홍해’를 가리키는 얌 ‘수프’는 문자적으로 ‘갈대 바다’입니다.
또한 모세는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것은 요셉이 그들에게 신신당부한 유언의 성취입니다(창 50:25-26). 요셉은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후손들을 찾아올 것이며 그때 자신의 뼈를 고향으로 운반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요셉이 죽은 후 무려 약 350년의 세월이 흘러 이 일이 성취되었습니다.
불기둥과 구름기둥의 출현(20-22)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구원하셨고,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마음에 새기고, 우리의 자녀와 후손에게 그 신앙의 유산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하며,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불과 구름 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길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20그들이 숙곳을 떠나서 광야 끝 에담에 장막을 치니 21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 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시니 22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 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20-22)
이스라엘 백성은 숙곳을 떠나 광야 끝의 에담에 도착했습니다(20). 에담은 두 번째 정박지입니다. 그들이 숙곳에서 며칠을 마물렀는지, 에담까지 얼마나 기간이 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급히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하룻밤 이상을 머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에담은 아마 이튿날 밤에 도착한 장소였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셨습니다(출 13:21). 이 기둥들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둥이었으며, 구름이 불을 감싸서 낮에는 구름만, 밤에는 구름을 덮고 불기둥이 보이는 형태였습니다(출 40:38). 이 불-구름 기둥은 이스라엘 백성의 출발 직후부터 나타나 그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임재와 보호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우리는 출애굽기 13장을 통해 하나님께 첫 열매를 드리는 헌신의 삶,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믿음, 그리고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고 전하는 사명을 배웠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무엇보다 하나님을 우선하고, 그분의 길을 신뢰하며, 그분의 구원 역사를 전하는 신실한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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