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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16-02)


양식과 안식을 주신 하나님

출애굽기 16장 22-36절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그의 신실하심으로 항상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십니다. 우리가 과거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를 신뢰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는 변치 않는 약속으로 우리를 지키시며, 그의 공급은 항상 부족함 없이 이어집니다.

 

  • 이스라엘 백성은 여섯 날 동안 만나를 채취하고 일곱째 날 안식일에는 쉬어야 합니다. 십계명을 비롯한 여러 율법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공식적인 안식일 규례는 선포되지 않았지만, 그들은 구전 율법을 통해 조상 대대로 전수되어 온 안식일 규정을 지켜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섯째 날에 안식일 몫까지 두 배의 만나를 채취할 수 있게 하십니다.

 

여섯째 날에 갑절의 만나를 거둠(22-24)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고 준비하는 것은 신앙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의 뜻을 신뢰하고 약속을 믿으며 실천으로 응답할 것을 원하십니다. 주일을 맞이할 때, 우리는 그날을 준비하며 하나님의 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주일을 준비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기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준비와 신뢰에 따라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고, 삶을 풍성하게 하십니다.

 

22여섯째 날에는 각 사람이 갑절의 식물 곧 하나에 두 오멜씩 거둔지라 회중의 모든 지도자가 와서 모세에게 알리매 23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내일은 휴일이니 여호와께 거룩한 안식일이라 너희가 구울 것은 굽고 삶을 것은 삶고 그 나머지는 다 너희를 위하여 아침까지 간수하라 24그들이 모세의 명령대로 아침까지 간수하였으나 냄새도 나지 아니하고 벌레도 생기지 아니한지라(22-24)

 

이스라엘 백성은 아침마다 광야에 나가 만나를 거두었습니다. 그들은 모세의 지시대로 안식일 전날, 즉 여섯째 날에는 두 배의 만나를 채취했습니다. 한 사람당 두 오멜의 양은 분명 진영에 남은 가족들을 위한 두 배의 양식을 뜻합니다. 두 오멜(4.4리터)의 만나는 평균적 규모의 가족이 이틀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회중의 지도자들은 모세를 찾아가 백성들이 하나님의 지시대로 안식일 전날에 두 배의 만나를 수확했음을 알렸습니다(22). 모세는 여호와께 지시를 받아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다음 날은 안식일로 모든 노동을 멈추고 쉬는 날임을 알립니다. 여기서 쉬는 날을 의미하는 비슷한 두 단어가 나타나는데 ‘휴일’로 번역된 ‘샤바톤’과 ‘안식일’로 번역된 ‘샤바트’입니다.

‘샤바톤’이 추상명사 ‘안식’을 의미하고 또한 안식일이 아닌 절기 중에 쉬는 날을 종종 ‘샤바톤’이라 부른다면(레 23:32, 나팔절; 레 23:39, 장막절) 이것은 단순히 ‘휴일’을 뜻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여기서 단순히 안식일(샤바트)을 휴일(샤바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에는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불을 피울 수 없고(출 35:3) 일종의 노동인 요리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에 안식일 전날 미리 이틀분의 음식을 준비해야 합니다(23). 여기서 만나는 굽거나 삶을 수 있는, 즉 나름 다양하게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있는 특수한 음식이었음이 드러납니다.

백성은 안식일 전날에 남은 안식일의 분량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야 합니다. 다른 날에는 남은 것은 모두 폐기해야 했고 만일 남겨둔 경우 썩고 벌레가 생겨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의 분량은 신비롭게도 하루를 넘겨 안식일이 되었어도 상하지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았습니다(24). 그리하여 안식일에도 그들은 만나의 끼니를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안식일에 끊긴 만나(25-30)

안식일은 단순히 노동을 멈추는 날이 아닙니다. 안식일은 여호와의 창조를 기억하고, 애굽으로부터의 구원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안식일을 지킬 때, 그날의 쉼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들에 나가 만나를 채취하러 갔던 것처럼, 현대의 우리도 바쁜 일상 속에서 쉼을 잊고 지나치기 쉬운 경향이 있습니다.

 

25모세가 이르되 오늘은 그것을 먹으라 오늘은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오늘은 너희가 들에서 그것을 얻지 못하리라 26엿새 동안은 너희가 그것을 거두되 일곱째 날은 안식일인즉 그 날에는 없으리라 하였으나 27일곱째 날에 백성 중 어떤 사람들이 거두러 나갔다가 얻지 못하니라 28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어느 때까지 너희가 내 계명과 내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려느냐 29볼지어다 여호와가 너희에게 안식일을 줌으로 여섯째 날에는 이틀 양식을 너희에게 주는 것이니 너희는 각기 처소에 있고 일곱째 날에는 아무도 그의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 30그러므로 백성이 일곱째 날에 안식하니라(25-30)

 

안식일이 되자 모세는 전날 남겨놓은 만나를 먹으라 말합니다. 모세는 안식일을 ‘여호와의 날’(하욤 라도나이)이라 표현합니다. 이것은 이미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도 여호와의 법으로 제도화된 안식일을 준수하고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구약에서 안식일은 예배의 날로 규정되지 않으며 단지 노동을 멈추고 휴식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그날은 또한 기억의 날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함으로써 여호와의 창조를 기억하고(출 20:8-12) 또한 애굽으로부터의 구원을 기억합니다(신 5:12-15). 안식일이 되자 모세는 백성들이 들에 나가 만나를 채취하는 노동을 하지 않도록 당부합니다. 들에 나가더라도 만나를 얻지 못해 허탕을 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25). 비록 만나가 타마리스크 나무에 기생하는 벌레의 분비물이 초자연적 방법으로 대량으로 만들어진 음식이었다 하더라도 이것 또한 자연 현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만나의 기적입니다.

백성의 일부는 모세의 말, 즉 하나님의 경고를 듣지 않고 만나를 채취하러 들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모세가 말한 대로 안식일에는 만나가 내리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27).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백성을 책망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계명과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 말씀하십니다(28). 앞서 16:4에서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려서 백성이 매일 거두게 하실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이 내 율법을 지키는지 시험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그 시험 예고는 안식일 법을 염두에 둔 말씀이라는 사실이 여기서 확인됩니다. 앞서 살핀 대로 현재의 상황처럼 시내산 언약을 맺기 전에는 백성의 불순종, 더구나 안식일을 위반한 엄중한 죄에 대해서도 별다른 징벌을 내리지 않고 책망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그들에게 안식일을 지켜 여섯째 날에 이틀분의 만나를 미리 채취하고 안식일에는 각자 처소에 머물러 아무도 들판에 나가 일하지 말도록 경고하십니다(29).

안식일에 나가 빈손으로 돌아온 백성은 안식일의 쉼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닫고 비로소 안식일을 준수하였습니다(30). 참고로 여섯째 날에 두 배의 식량을 공급하심은 후대에 안식년마다 6년째 해어 다음 해에 쓸 식량까지 두 배의 수확을 주겠다는 약속을 얘기합니다(레 25:20-22).

 

만나를 항아리에 기념물로 보관(31-36)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때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우리를 채우십니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를 신뢰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강화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변치 않으며, 그분의 신실하심은 우리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공급이 항상 부족함 없이 이어졌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도 그분의 은혜가 언제나 충만하게 임할 것입니다.

 

31이스라엘 족속이 그 이름을 만나라 하였으며 깟씨 같이 희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더라 32모세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명령하시기를 이것을 오멜에 채워서 너희의 대대 후손을 위하여 간수하라 이는 내가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 광야에서 너희에게 먹인 양식을 그들에게 보이기 위함이니라 하셨다 하고 33또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항아리를 가져다가 그 속에 만나 한 오멜을 담아 여호와 앞에 두어 너희 대대로 간수하라 34아론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것을 증거판 앞에 두어 간수하게 하였고 35사람이 사는 땅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으니 곧 가나안 땅 접경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만나를 먹었더라 36오멜은 십분의 일 에바이더라(31-36)

 

여기서 ‘만나’라는 이름의 유래가 설명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늘에서 내려온 그 음식을 만나라 칭했습니다. 앞서 13-16절에서 설명한 대로, 만나의 히브리어는 ‘만’인데 타마리스크 나무에 기생하는 벌레의 배설물로 추정되며 오늘날도 아랍인들은 그것을 ‘만(mann)’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만나의 외적인 특징과 맛도 여기서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만나는 ‘깟(가드)’이라는 식물의 씨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것은 ‘고수’의 종류로 간주됩니다. 즉 만나는 고수풀 씨와 비슷하며 오늘날도 베두인족과 아랍인들이 음식으로 먹는 관습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만나의 맛은 꿀을 섞은 과자(짜피히트)와 같았습니다(31). 이것이 정확히 무슨 맛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민수기 11:8은 그것을 “기름 섞은 과자 맛”으로 달리 표현합니다. 그러나 이 ‘과자 맛’(라샤드) 또한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아마 달콤한 과즙 맛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만나를 굽거나 삶을 수 있다 했는데(23) 민수기는 요리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깟씨 모양을 지닌 만나는 진주와 같기도 한데, 그것은 맷돌로 갈거나 절구로 찧을 수 있었으며 삶아 먹거나 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민 11:78).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만나를 영원한 기념물로 보관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32). 채취한 만나 한 오멜, 즉 1/10에바(2.2리터)를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인도하심 그리고 공급하심에 대한 징표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애굽에서 구출하셨을 뿐 아니라, 그들의 삶도 책임져주십니다. 만나의 공급이 그 증거입니다. 모세는 아론에게 항아리를 가져와서 한 오멜의 만나를 담은 뒤 그것을 ‘여호와 앞에’ 둘 것을 명합니다(33). 아론은 그 만나 항아리를 “증거판 앞에” 두어 보관하였습니다. 이 증거판은 십계명 돌판을 뜻하는데, 이것은 나중에 시내산에 도착한 후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전달해주셨습니다.

“여호와 앞”과 “증거판 앞”은 동일한 표현인데 오경에서 ‘여호와 앞’은 항상 ‘법궤 앞’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직전의 33절과 30:36에 비추어 볼 때, 증거판 앞은 ‘법궤 앞’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0:36에서 특별히 제조한 향을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는데, 이것 역시 ‘증거판 앞’과 동일한 어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나 항아리는 법궤 안에 보관한 것이 아니라 법궤 앞에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33절에서 ‘여호와 앞에’(법궤 앞에) 만나 항아리를 두라 하셨는데, 아직 십계명 돌판도 법궤도, 또한 성막도 제작되기 이전입니다. 따라서 만나를 법궤 앞에 보관하라는 명령은 성막이 완성된 후에 실행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40년 동안 이 만나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았으며 요단강을 건너 그 땅에 들어간 후에는 만나가 그쳤습니다(수 5:12).

참고로 법궤 앞에는 만나와 더불어 아론의 싹난 지팡이도 보관합니다(민 17:10-11). 히브리서 9장에서는 이것들도 법궤 안에 함께 들어가 있다고 보고합니다. 더불어 히브리서 9장은 향단이 지성소에 놓여 있다고 말하므로 여러모로 출애굽기와 민수기가 보고하는 성막의 원래 상태와 어긋나 있습니다. 이것은 난제인데, 필자의 견해로는 히브리서 9장의 이런 변경된 성막의 상태는 완전한 하늘 성전과 대비되는, 배교가 절정에 이른 시대 지상의 흐트러진 성막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참조. 대하 33장; 특히 대하 35:3은 왕조 시대에 일시적으로 법궤가 멋대로 성전 밖으로 돌아다녔음을 암시한다). 변치 않는 하늘 성전과는 달리 인간의 불순종과 불성실로 인해 멋대로 변경된 지상 성전은 그 자체의 한계와 유한성을 지녀 하늘 성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공급과 안식일의 중요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우리가 그분의 명령을 실천할 때, 그의 신실한 공급으로 우리를 채우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의 뜻을 따를 때, 그분의 은혜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도 이 교훈을 삶에 적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며 신뢰하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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