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30-02)
고난 중에 부르짖는 욥
욥기 30장 16-31절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려고 애썼는데 하나님께서는 왜 나에게 환난을 주시는 ㄱ섯인지 이해할 수 없을 때 정말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습니다. 욥도 그것 때문에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응답을 구합니다. 욥의 경험 속에서 환난 날을 맞이하는 성도의 바른 자세를 배울 수 있기를 원합니다.
- 육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욥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여깁니다. 그리하여 욥은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했으나 도리어 하나님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욥을 대하는 하나님의 행동이 자비와 인애가 풍성하신 그의 성품과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 주신 약속에 위배되므로 욥은 혼란스러워하며 하나님께 항변합니다.
욥을 대적하시는 하나님(16-23)
하나님께서 느껴지지도 않고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지도 않으며,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고통만 있다고 생각될 때, 욥은 탄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붙들고 부르짖는 것, 이것이 진짜 지혜자의 태도일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욥의 견딜 수 없는 고통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이 될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끊을 수 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보시는 하나님을 그리스도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6이제는 내 생명이 내 속에서 녹으니 환난 날이 나를 사로잡음이라 17밤이 되면 내 뼈가 쑤시니 나의 아픔이 쉬지 아니하는구나 18그가 큰 능력으로 나의 옷을 떨쳐 버리시며 나의 옷깃처럼 나를 휘어잡으시는구나 19하나님이 나를 진흙 가운데 던지셨고 나를 티끌과 재 같게 하셨구나 20내가 주께 부르짖으나 주께서 대답하지 아니하시오며 내가 섰사오나 주께서 나를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다 21주께서 돌이켜 내게 잔혹하게 하시고 힘 있는 손으로 나를 대적하시나이다 22나를 바람 위에 들어 불려가게 하시며 무서운 힘으로 나를 던져 버리시나이다 23내가 아나이다 주께서 나를 죽게 하사 모든 생물을 위하여 정한 집으로 돌려보내시리이다(16-23)
욥기 30장 상반부의 말씀이 욥을 끔찍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면, 30장 하반부의 말씀은 그로 인해 다가온 욥의 처절한 고통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먼저 16-19절의 말씀은 욥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1) 고통 속의 욥(16-17)
욥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지나간 행복한 시절을 회상할 때, 도성의 지도자로서 젊은이나 나이든 자에게 지혜로 조언을 주며 그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등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살았고 그들로부터 축복과 존경의 소리를 들으며 지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29장). 그러나 지금 욥은 비열하고 보잘것없는 젊은 부랑아들에게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모욕과 위협을 당하여 품위도 잃은 채 공포에 떠는 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30:1-15).
1절과 9절에 이어 욥의 입에서 다시 언급된 ‘(그리고) 이제는’(30:16)이라는 말은 그가 여전히 재난 당하기 전 평안과 축복이 가득한 삶을 살았던 시절을 비참한 현재와 비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욥은 자신의 친구들로 인해 정죄를 받고 있고 마을의 부랑아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음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육체적인 고통으로 말미암아 죽음을 바라볼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매일 밤마다 겪는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의 영혼이 속에서 다 쏟아져버린 것처럼 느꼈습니다. 밤과 아픔을 사람처럼 묘사하여, 밤이 그의 뼈들을 창으로 찌르고, 뼈를 갉아내는 아픔은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도 자지도 않고 여전히 깨어 자신을 괴롭힌다고 표현합니다. 이와 같이 낮에는 사람들로부터 수모와 위협을 당하고 밤에는 육신의 고통으로 아파 어찌할 바 모르는 욥의 삶은 더 이상 ‘원기왕성한 날들’(29:4)이 아니라 ‘환난/고통의 날들’(30:16)로 채워져 있습니다.
(2) 욥을 대적하시는 하나님(18-23)
욥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이 모든 고통이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공격과 핍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8-23절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대적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18-19절에서는 하나님을 ‘그’나 ‘큰 능력’으로 간접적으로 부르고, 20-23절에서는 ‘당신’으로 부릅니다. 욥이 하나님을 ‘그’로 부르는 것은 욥의 말을 듣고 있는 친구들에게 또는 혼잣말처럼 자신을 무자비하게 다루시는 하나님을 제3자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을 ‘당신’으로 부르는 것은 욥이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잔인하게 다루고 계심을 항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그의 큰 능력으로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분이지만 지금은 그 큰 권능으로 자기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계신다고 진술합니다. 하나님께서 욥의 옷을 힘껏 움켜쥐어 옷이 구겨져 변형될 만큼 그의 몸을 쭈그러뜨리시므로 그의 오장육부와 뼈들이 으스러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옷깃을 여미듯이 욥의 목을 조이시니 그의 숨통이 막힙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자기를 진흙 가운데 던져버리시고 티끌과 재와 같이 취급하셨다고 한탄합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하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낮은 땅 아래 그의 궁핍한 백성을 굽어살피시며 그들이 티끌과 거름 무더기 같은 고통에 있을 때 거기서 건지시고 일으키시는 분이라고 노래하였습니다(시 113:6). 그러나 욥은 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 된 자기를 오히려 진창에 내던지시고 먼지와 재와 같이 보잘것없는 신세로 내동댕이치셨다고 증언합니다. 사람들에게 무한한 자비를 베푸시고 자신에게도 한량없는 축복으로 함께하셨던 하나님으로부터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먼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욥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욥은 이제 답답하고도 비참한 심정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절규합니다. 환난과 고통에 놀라서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며 부르짖었으나 하나님께서는 대꾸하지 않으셨습니다. 욥이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지만 하나님은 욥의 존재를 알아보셨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도움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도움을 주시기는커녕 도리어 도를 바꾸어 욥을 무자비하게 대하시며 핍박하셨습니다. 그의 능력의 손으로 욥을 무자비하게 내리치시고 태풍에 날려버리셨습니다.
욥을 향한 하나님의 공격으로 인해 욥은 이제 죽을 때가 가까웠다고 확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있던 가축을 비롯한 모든 재산을 빼앗아 가셨고 재물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귀한 아들과 딸 열 명 모두를 하루아침에 대풍에 죽게 하셨습니다. 게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욥에게 육체의 질병을 내리시고, 옆에 머물던 아내에게서 비난과 욕을 듣게 하시고, 자기를 위로해준다고 찾아온 친구들로부터는 심한 정죄와 모욕의 말을 듣게 하셨습니다. 또한 나이만 젊고 마을에서 쫓겨나고 굶주려 힘도 없는 건달들로부터 멸시와 위협을 당하여 공포에 질리게 하셨습니다. 이것도 서러운데 밤이면 밤마다 뼈가 쑤시는 아픔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하도록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욥을 핍박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강해지고 끊임없자, 욥은 “하나님, 마침내 저를 죽음으로 인도하시는군요”라고 말합니다.
욥의 항변과 탄식(24-31)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응답하십니다. 욥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외면하신다고 느꼈던 바로 그 순간에도 하나님이 욥을 지켜보고 계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언제나 나를 바라보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무응답과 거절도 응답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제 불평과 원망을 거두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를 믿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24그러나 사람이 넘어질 때에 어찌 손을 펴지 아니하며 재앙을 당할 때에 어찌 도움을 부르짖지 아니하리이까 25고생의 날을 보내는 자를 위하여 내가 울지 아니하였는가 빈궁한 자를 위하여 내 마음에 근심하지 아니하였는가 26내가 복을 바랐더니 화가 왔고 광명을 기다렸더니 흑암이 왔구나 27내 마음이 들끓어 고요함이 없구나 환난 날이 내게 임하였구나 28나는 햇볕에 쬐지 않고도 검어진 피부를 가지고 걸으며 회중 가운데 서서 도움을 부르짖고 있느니라 29나는 이리의 형제요 타조의 벗이로구나 30나를 덮고 있는 피부는 검어졌고 내 뼈는 열기로 말미암아 탔구나 31내 수금은 통곡이 되었고 내 피리는 애곡이 되었구나(24-31)
욥이 기대한 복 대신 재앙이 찾아왔습니다. 빛 대신 흑암이 덮쳤습니다. 뼈가 쑤셔서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고 눈을 뜨고 보내는 낮에는 하나님께 대한 서운함으로 마음이 들끓어 고요함이 없었습니다.
(1) 욥의 항변(24-25)
욥은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의 삶을 살았음에도 자기를 이토록 외면하고 공격하여 죽을 지경에 몰아넣으신 것에 대해 항변합니다. 사람이 재난을 당하여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고 부르짖으면 사랑과 자비가 풍성한 하나님께서 내민 손을 잡아 건져주시는 분임을 알므로 자신도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그의 도움을 간절히 기대했습니다. 더구나 욥은 궁핍한 자를 불쌍히 여기고 괴로운 자와 함께 울며 그를 위로하는 등 이웃을 사랑하며 어려운 자들을 돕고 위로하라는 하나님의 뜻(레 19:18; 시 41:1; 롬 12:15)대로 살아오지 않았습니까?(욥29:12-17)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도움이나 구원의 응답을 주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의 고통을 가중시키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행동은 그의 속성인 사랑이나 정의 그리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랑과 의의 삶을 사는 자에게 주신 약속에 위배되는 것이 아닙니까? 욥은 신뢰해왔던 하나님의 행동에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이러한 욥의 태도는 자신이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불공평하게 취급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데에서 나옵니다.
(2) 욥의 고통과 탄식(26-31)
욥을 외면하고 고통을 안겨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욥은 좌절과 혼란을 맛보며 한탄합니다. 욥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왔고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놀라운 축복과 평안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욥은 하나님이 계속적으로 그에게 복을 주시고 빛과 같은 형통을 주실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29:18–20). 그러나 한순간에 복 대신 재앙이 왔으며 빛대신 흑암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 여파로 마음의 기쁨과 평안은 사라지고 그의 창자가 속에서 끓어 쉼이 없습니다. 그의 앞에 고통의 날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들끓어 오르는 내면의 괴로움과 함께 피부병으로 인한 뼛속부터의 아픔과 열기로 욥의 피부는 검게 타고 벗겨졌습니다. 욥은 까맣게 탄 얼굴로 사람들 가운데 서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누구도 그를 위로하거나 돌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욥은 이전에 자유롭게 성안과 성문을 출입하고 성중에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나(29:7,21-25) 지금은 그의 질병으로 인해 맘대로 다닐 수도 없으며 사람들과의 접촉이 금지되고 교제가 끊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욥은 외롭고 서글퍼 공허하게 울어대는 광야의 이리나 타조와 같은 신세가 되어 통곡하며 탄식합니다. 수금과 피리와 함께 노래와 즐거움이 가득했던 때는 다 지나가고 욥은 이제 통곡과 애곡의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욥의 눈앞에 보이는 새카맣게 타버린 피부만큼 그의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환난을 원하거나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환난에 대해 성도는 믿음을 무기로 살아 이겨 내야 합니다. 환난 날에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줄기차게 부르짖음으로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시험을 이겨 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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