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19-01)
재물을 사용하는 지혜
잠언 19장 1-14절
성경은 '부의 위험성을 지적하지만 부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결핍이나 빈곤 등을 해결해야할 일로 말하며 풍성함을 복이라고 말해줍니다. 심지어 생명력이 고갈되어 온전하지 못한 상태를 죽음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말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재물에 대한 공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 가치를 긍정할뿐 아니라 돈이 갖고 있는 막강한 파괴력도 잘 인지하여 우리 시대에 돈이 갖는 전능성과 거룩성을 과감하게폭로하고 해체하는 것이 하나님을 아는 자들의 몫입니다.
본문의 중심내용은 재물입니다.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재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1-9절을 통해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재물은 중요하나, 그 재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으로 현실의 재물 문제를 헤쳐나가야 합니다. 10-14절은 공동체 안에서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여러 가지 경우를 들어 설명합니다.
재물에 대한 가르침 1(1-5)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가난하여도 성실하게 행하는 것이 더 큰 미덕입니다. 불의한 재물을 모으려고 혀를 잘못 사용하거나 재물에 대한 소원만 있지 참된 지식이 없이 서두르기만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기 뜻대로 돈이 벌리지 않으면 사람도 하나님도 원망합니다.
1가난하여도 성실하게 행하는 자는 입술이 패역하고 미련한 자보다 나으니라 2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 3사람이 미련하므로 자기 길을 굽게 하고 마음으로 여호와를 원망하느니라 4재물은 많은 친구를 더하게 하나 가난한즉 친구가 끊어지느니라 5거짓 증인은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하는 자도 피하지 못하리라(1-5)
어리석은 마음은 재물을 따라 움직이고, 재판에서도 침과 구너력 앞에서 진실을 덮고 거짓을 말하게 합니다. 잘못을 용서하고, 과오를 인정하며,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지혜를 얻는 길입니다.
(1) 재물에 대한 가르침(1-4)
1절은 재물에 대한 주제를 비교잠언(‘~보다 ~이 낫다’는 형태로 이루어진 잠언)의 형식으로 설명합니다.
가난해도 성실한 것이 입술이 패역하고 미련한 자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입술이 패역하고 미련한 자가 어떤 자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가난해도 성실한 자와 비교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패역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는 자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불의의 재물을 누리는 것보다 정직한 가난이 낫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1절은 이어서 9절까지 이어지는 재물에 대한 논의를 열어주는 서론입니다.
잠언 19:1-9은 불의의 재물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2절은 지식이 없는 욕심은 선하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지식은 물론 지혜의 유사어휘입니다. 즉, 지혜롭지 못하게 욕심을 내면 잘못된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3절은 사람이 자기 미련함 때문에 실수하고서는 하나님을 원망한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2-3절이 무엇을 가르치는 것입니까? 바로 1절에서 나온 패역하고 미련한 자의 결국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불의의 재물을 모으려고 할 때, 잠시는 잘될지 모르지만 결국은 잘못된 길로 가서 악한 결과를 맞게 될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4절은 재물이 많으면 친구가 많고 재물이 적으면 친구가 없어진다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진술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현실을 말할,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2) 거짓 증거에 대한 경고(5)
1-4절에 이어서 5절은 갑작스럽게 거짓 증거 및 거짓말에 대해서 경고합니다. 거짓 증거는 물론 재물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거짓 증거와 거짓말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불의의 행동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재물과 어느 정도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즉 5절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다가 잘못을 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1-4절의 가르침과 연결될 수 있겠고, 특히 4절에서 재물이 많아야 친구가 많다는 현실 인식을 신앙적 관점으로 재조명하여, 재물을 위해 불의한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재물에 대한 가르침 2(6-9)
지혜자는 재물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따라서 그것으로 자기 배를 불리지 않고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며 돈을 쌓는 것 자체를 기쁨으로 삼지 않습니다. 타인의 필요를 채우는 데 쓰기 때문에 지혜로운 부자 곁에는 친구가 많고, 그에게 너그러움과 은혜를 구하는 자들이 더 많이 생깁니다.
6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 주기를 좋아하는 자에게는 사람마다 친구가 되느니라 7가난한 자는 그의 형제들에게도 미움을 받거든 하물며 친구야 그를 멀리 하지 아니하겠느냐 따라가며 말하려 할지라도 그들이 없어졌으리라 8지혜를 얻는 자는 자기 영혼을 사랑하고 명철을 지키는 자는 복을 얻느니라 9거짓 증인은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뱉는 자는 망할 것이니라(6-9)
하나님께서는 거짓말을 미워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거짓 증인과 거짓말을 퍼뜨리는 자를 반드시 징계하십니다. 눈앞에 놓인 작은 이익 때문에 거짓으로 형제와 이웃을 어려움에 빠지게 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1) 재물에 대한 가르침(6-8)
6절부터는 다시금 재물에 대한 문제가 등장합니다. 6절에서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 주기를 좋아하는 자에게는 사람마다 친구가 되느니라”은 선물에 대한 가르침인데, 선물을 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친구가 많다는 현실을 제시합니다. 7절은 “가난한 자는 그의 형제들에게도 미움을 받거든 하물며 친구야 그를 멀리하지 아니하겠느냐 따라가며 말하려 할지라도 그들이 없어졌으리라”라고 역시 유사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재물이 없는 자는 형제에게 미움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친구까지 없어진다는 점을 말합니다.
6-7절은 동일하게 재물이 꼭 필요한 우리 삶의 현장을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물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도 괜찮습니까? 8절에서 “지혜를 얻는 자는 자기 영혼을 사랑하고 명철을 지키는 자는 복을 얻느니라”은 지혜와 명철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지혜를 얻은 자야말로 자기 영혼을 사랑하는 자이고, 명철을 지키는 자가 바로 선을 발견한 자임을 강조합니다. 잠언 전체에서 지혜와 명철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적 관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8절은 우리가 무슨 일을 만나든지 여호와 경외를 가장 기본적인 삶의 해석법으로 삼아야 함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8절은 6-7절에서 말한 재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신앙적인 관점에서 제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재물은 꼭 필요하지만, 재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입니다. 신앙적으로 옳고 합당한 선 안에서 재물은 의미가 있습니다.
(2) 거짓 증거에 대한 경고(9)
9절은 “거짓 증인은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뱉는 자는 망할 것이니라”라는 사실상 5절과 거의 동일합니다. 거짓 증인이 되는 자와 거짓말을 하는 자는 결국 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9절은 6-8절의 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이는 5절이 1-4절의 연장선상에 있음과 같습니다. 5절에서는 거짓말하는 자는 피하지 못한다고 조금 소극적으로 표현했으나, 9절은 거짓말하는 자는 망할 것이라고 더 적극적으로 말합니다. 재물이 중요하나, 불의한 재물의 유혹에 넘어가면 망하게 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분노에 대한 가르침(10-14)
분노는 자신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며 타인을 모두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간주할 때 나옵니다. 거룩한 분노도 있겠지만, 이기적인 분노는 오만함에서 나옵니다.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심지어 하나님마저도 자기 기준에 따라 움직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미련한 자가 사치하는 것이 적당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종이 방백을 다스림이랴 11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 12왕의 노함은 사자의 부르짖음 같고 그의 은택은 풀 위의 이슬 같으니라 13미련한 아들은 그의 아비의 재앙이요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이니라 14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10-14)
10-14절은 ‘분노’라는 새로운 주제를 다룹니다. 다만 10절은 분노를 직접 다루지는 않고, 종이 방백을 다스리는 것이 합당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여기서 종이 방백을 다스리는 것과 비교되는 사항이 있는데, 바로 미련한 자가 사치하는 것입니다.
‘사치’란 1-9절에 나온 재물 주제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즉 10절에서 “미련한 자가 사치하는 것이 적당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종이 방백을 다스림이랴”라는 1-9절의 논의에서 11-14절의 분노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는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11절부터는 분노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11절에서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라는 분노를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허물이 있을 때 넘어가 주는 것이 결국 유익이 된다고도 말합니다. 12절에서 “왕의 노힘의 부르짖음 같고 그의 은택은 풀 위의 이슬 같으니라”라는 왕의 분노에 대해서 말하는데, 왕이 화를 내면 사자의 부르짖음과 같아서 두려운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왕의 진노를 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12절은 정당한 분노 혹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분노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만나게 되면, 가능한 한 그런 분노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13절에서 “미련한 아들은 그의 아비의 재앙이요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이니라”라는 다투는 아내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내의 다툼이란 넓게 보았을 때 분노의 주제와 연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투기를 잘하는 아내가 그 남편에게 있어서 쏟아지는 빗방울 같음은 마치 미련한 아들이 아버지에게 재앙인 것과 같습니다. 아내는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 14절에서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라는 슬기로운 아내는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온다고 말합니다. 13절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다툼을 삼가는 아내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내들은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하며, 남편들은 아내가 분노를 잘 조절하여 신앙적인 덕을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아내의 분노에 대한 적용점은 물론 남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13-14절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분노를 잘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참으로 지혜로운 남편, 아내, 부모, 자녀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의 분노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화가 나는 상황은 있을 수 있으나, 그 화를 잘 조절하여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과 같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사회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왕의 정당한 분노는 풀 위의 이슬같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짓눌린 생명력을 복원하고 자유의 공기를 마시게 해줍니다. 가정에서도 분노하며 다투는 아내 또는 남편이 있는 집이나 부모를 업신여기는 자녀가 있는 집이 행복할 리 없습니다. 분노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아내와 남편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