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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24-01)

 


이삭을 위한 신붓감을 찾기

창세기 24장 1-27절


이삭의 신붓감을 구하는 이야기기는 창세기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장입니다. 하지만 거창한 사건이나 거대한 서사도 아닙니다. 평범한 가정사이고 혼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제는 ‘결혼(성사)’보다는 ‘언약(상속)’입니다. 22장에 이어 이삭의 아내를 정하는 이야기 역시 자손의 약속에 대한 아브라함의 믿음이 반영된 사건입니다.

  

이야기는 다시 아브라함의 씨의 약속과 관련된 문제를 다룹니다. 이제 독자 이삭의 결혼과 그를 통한 후손이 관심사입니다. 이삭이 결혼을 하지 못했고 노령의 아브라함은 가장의 자리를 물려줘야 하기에, 그는 다시 씨와 관련된 위기를 맞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대로 모든 일에 복을 박았습니다(1). 하지만 저자는 그가 범사에 복을 받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씨의 문제를 안고 있음을 서막에서 암시합니다.

 

이삭의 짝을 구하는 아브라함(1-9)

아브라함의 마지막 사명은 이삭의 배필 찾기였습니다. 혈통 잇기보다는 언약 잇기입니다. 그는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이 아닌 하란에 있는 친족 가운데서 찾았고, 아들을 약속의 땅 밖으로 보내지 않고 종을 대신 보내는 신중함도 보입니다. 모든 결정마다 아브라함의 믿음이 묻어납니다.

1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2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3내가 너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 너는 내가 거주하는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4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5종이 이르되 여자가 나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이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 6아브라함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도록 하라 7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고향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 8만일 여자가 너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지니라 9그 종이 이에 그의 주인 아브라함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더라(1-9)

세월이 흘러 아브라함은 거동이 힘들 정도로 늙습니다. 그는 약속대로 많은 복을 누렸으나 아직 후손의 축복은 불투명합니다. 독자 이삭이 결혼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의 신붓감을 가나안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절대 신임하는 유능한 늙은 종을 멀리 고향 땅 메소포타미아로 보내 신붓감을 구해오게 합니다. 그가 아브라함의 집안 살림의 총책임자인 시종관급의 종이라는 위상을 볼 때 아브라함이 양자로 입양하려던 엘리에셀일 가능성이 큽니다(창세기 15장).

본문은 의도적으로 종의 이름을 생략하여 그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그가 아브라함의 전 재산의 관리자라는 점에서 절대적 신임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2; 참조. 창세기 39:4-5; 창세기 41:41-45). 절대 신임하는 종을 이삭의 배우자감을 찾도록 보내는 것을 볼 때, 이 일이 아브라함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늙은 종입니다. 장거리의 고된 여행에 적합한 젊고 건강한 종이 아닌 늙은 종을 선발한 것은 그를 신임한 이유 외에도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과 깊은 신앙심을 고려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종에게 자신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맹세하라고 명령합니다. 성기를 의미하는 ‘야레크’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신체 기관입니다. 야곱의 자녀들은 ‘야곱의 몸(야레크)에서 나온 자’로 표현되기도 합니다(창세기 46:26; 참조. 출애굽기 1:5 ‘야곱의 허리에서 나온 사람들’). 아브라함은 언약의 증표로 성기에 할례를 받았으며, 성기는 씨의 번성을 위한 생식 기관입니다. 따라서 성기 주변의 허벅지에 손을 대고 후손을 이어갈 며느리를 찾기 위한 기도와 맹세를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합니다(참조. 창세기 47:29). 그는 종에게 하늘과 땅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여 가나안 족속의 딸이 아닌 자신의 고향 친족 중에서 며느릿감을 찾아오라고 명령합니다. 가나안은 저주받은 민족이므로 결혼 대상에서 제외되며, 아브라함은 동일한 혈통에서 신붓감을 구합니다. 이삭도 야곱이 아내를 찾도록 메소포타미아로 보낼 것입니다. 종은 만일 여자가 그곳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삭을 직접 그리로 데려가야 하느냐고 아브라함에게 묻습니다(5). 이는 이삭이 직접 신붓감을 고르도록 그곳으로 보내야 하느냐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삭이 그 여자와 그곳에서 살도록 보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단호하게 답변합니다. 이삭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삭이 돌아간다는 것은 아브라함이 떠나온 갈대아로 복귀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고향을 떠나게 하시고 가나안 땅을 이삭과 후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셨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7). 그는 하나님께서 천사를 종보다 앞서 보낼 것이라고 격려합니다. 거기서 이삭의 신붓감을 찾아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처녀가 따라오기 싫어한다면 차라리 빈손으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10-14)

종은 매 순간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고 확인하며 이삭의 배우자를 찾다가 리브가를 만납니다. 자신이 구한 징조대로 반응한 여인을 만났지만 섣불리 단정하기보다 끝까지 신중하게 살핍니다. 서둘러 얻기 위해 내 뜻을 구하지 않고 주님의 때에 주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구합니다.

10이에 종이 그 주인의 낙타 중 열 필을 끌고 떠났는데 곧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을 가지고 떠나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이르러 11그 낙타를 성 밖 우물 곁에 꿇렸으니 저녁 때라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때였더라 12그가 이르되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13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으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14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10-14)

아브라함은 종에게 막대한 양의 여행 물품을 준비시켜 함께 보냅니다. 낙타 열 마리가 떠나는 대규모 여행단입니다. 종의 지휘를 받아 낙타들을 끄는 인부를 포함 여러 종들이 수행했습니다(54). 낙타는 드물었기에 매우 큰 재산에 속했습니다. 아브라함은 많은 낙타를 거느리고 있을 정도의 거부였습니다. 낙타 열 마리를 동원한 것은 짐 수송을 위한 것입니다.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은 막대한 선물이 준비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이삭에게 시집올 처녀의 신부 값입니다. 목적지는 나홀의 성입니다. 유프라테스 강과 하부르 강사이에 위치한 그곳은 헤브론에서 600km가 넘는 거리이며, 따라서 여행 기간은 한 달이 넘었을 것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종은 저녁 즈음에 낙타들을 성밖의 우물곁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것은 지친 낙타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함입니다. 통상적으로 나그네는 물을 얻어먹어야 합니다. 그는 우물곁에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올립니다(12). 그는 매우 구체적인 기도를 드립니다. 최고의 신붓감이 될 여자의 조건으로 매우 친절한 여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여기에서 종의 관심은 신붓감의 고운 마음씨입니다. 목마른 그에게 물을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낙타들에게도 물을 준다면, 그 여자를 하나님께서 정해놓은 신붓감으로 여기겠다고 합니다(14). 미혼의 처녀들이 물을 긷고 짐승에게 꼴을 먹이는 것은 혼한 풍습이었습니다(창세기 29:10; 출애굽기 2:16; 사무엘상 9:11). 여자들이 물을 길어 놓으면 힘센 남자들이 그 물을 짐승에게 먹였습니다. 따라서 종이 제시한 시험은 통상적으로 통과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아낙네가 짐승에게 물을 먹이되, 무려 열 마리의 낙타에게 물을 먹이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진심 어린 큰 자비심이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봉사입니다.

 

리브가를 만난 아브라함의 종(15-27)

종의 기도가 끝나기도 전에 만나게 하십니다. 그가 구하지 않은 조건까지 갖춘 친족의 딸을 만나게 하십니다. 세상은 우연이라고 우기겠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진행된 필연적인 만남이고 이끄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15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그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소생이라 16그 소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 지금까지 남자가 가까이 하지 아니한 처녀더라 그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을 그 물동이에 채워가지고 올라오는지라 17종이 마주 달려가서 이르되 청하건대 네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18그가 이르되 내 주여 마시소서 하며 급히 그 물동이를 손에 내려 마시게 하고 19마시게 하기를 다하고 이르되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서도 물을 길어 그것들도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 하고 20급히 물동이의 물을 구유에 붓고 다시 길으려고 우물로 달려가서 모든 낙타를 위하여 긷는지라 21그 사람이 그를 묵묵히 주목하며 여호와께서 과연 평탄한 길을 주신 여부를 알고자 하더니 22낙타가 마시기를 다하매 그가 반 세겔 무게의 금 코걸이 한 개와 열 세겔 무게의 금 손목고리 한 쌍을 그에게 주며 23이르되 네가 누구의 딸이냐 청하건대 내게 말하라 네 아버지의 집에 우리가 유숙할 곳이 있느냐 24그 여자가 그에게 이르되 나는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니이다 25또 이르되 우리에게 짚과 사료가 족하며 유숙할 곳도 있나이다 26이에 그 사람이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고 27이르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사랑과 성실을 그치지 아니하셨사오며 여호와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니라(15-27)

드디어 리브가가 등장합니다. 독자들은 22:23을 통해 리브가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리브가가 나홀의 족보의 초점이 된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독자들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저자는 그녀를 다시 짧게 소개합니다.

그녀는 아브라함의 형제 집안의 딸입니다. 종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우물로 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15). 이것은 하나님의 응답이 즉각적이었으며, 특별한 섭리 가운데 이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 줍니다. 면접 심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외모가 묘사됩니다. 리브가는 외모(마르에)가 대단히 아름다웠고(토바 메오드) 처녀(베툴라)였습니다.

‘남자가 그녀를 알지 않았다.’ 남자와 잠자리를 갖지 않은 처녀였다는 의미입니다. 아마 미혼의 처녀는 관례적으로 입는 옷 복장이 달랐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종은 쉽게 그녀가 처녀임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리브가가 물통에 물을 담은 뒤 우물에서 올라왔습니다. 그 종은 즉시 달려가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행동합니다. 그는 리브가에게 마실 물을 조금만 달라고 요정합니다. 그녀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신속합니다. 리브가는 물통을 내려 즉시 물을 건넸습니다. 낙타 떼를 위해서도 물을 먹이겠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낙타들이 배부르게 물을 먹이겠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종이 기도한 것 이상으로 자비를 베푸는 모습입니다. 그녀는 ‘급히’ 구유에 물을 붓고 많은 낙타 떼에게 물을 먹이려고 반복해서 우물로 ‘달려가서’ 물을 채워 모든 낙타를 배불리 마시게 합니다. 낙타 한 마리는 최대 95리터까지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열 마리의 낙타와 일행들이 마시는 물의 양이 1,000리터에 이릅니다. 추정컨대 그 종과 동행한 아브라함의 다른 종들이 도움을 줘야 했을 것입니다. 그녀의 동작에 사용된 ‘마하르’(서두르다)와 ‘루츠’(달려가다)는 리브가가 주저하지 않고 신속히 물주는 일을 했음을 잘 표현합니다. 이러한 신속한 환대는 아브라함이 나그네로 찾아온 여호와의 일행을 대접할 때 실천한 최고의 섬김이었습니다. 리브가는 마치 여자 아브라함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그녀를 묵묵히 관찰하면서 시험이 최종 단계로 들어갑니다. 그녀는 도대체 어느 집안의 딸입니까? 과연 하나님은 일을 형통케 하신 것입니까? 그는 섬김을 마친 리브가에게 여성미를 더욱 돋보이게 할 값비싼 금속 장신구를 선물합니다(22). 이어서 종은 그녀가 누구의 딸인지 묻고, 그날 밤을 거기서 신세 지고 싶다고 요청합니다(23).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의 가족 관계를 알려줍니다. 놀랍게도 그녀는 아브라함의 혈족입니다. 그녀는 아브라함의 종의 요청을 받아들여 집으로 초대합니다. 종은 여호와의 완전한 인도하심과 섭리하심에 감사하여 여호와께 찬양과 경배를 올립니다(26-27). 자신의 길을 정확히 여기까지 인도하셨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창세기의 중요한 주제이며, 그분의 섭리하심은 요셉 이야기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하나님 나라의 언약을 이루어갈 때 인간의 신실한 반응을 늘 요구하십니다. 이삭의 배우자를 정하기 위한 모든 결정마다 믿음이 묻어나고, 모든 과정마다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 일의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자상하게 준비하시고 신실하게 이끄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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