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창세기(11-02)


은혜와 구원과 소망의 족보

창세기 11장 10-30절


바벨탑 사건 이후 흩어졌던 민족들 중에 ‘아브람’까지 이어지는 셈의 족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족보는 하나님의 언약이 노아와 셈을 거쳐 어떻게 ‘아브람’까지 이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반역의 세계에서 자멸의 길을 가는 인간들에게 보이시는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새로운 족보와 더불어 서사의 무대가 바뀝니다. 이것은 택자의 계열인 셈의 족보입니다. 이 족보는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의 등장을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12장에서 등장할 아브람의 뿌리를 직전에서 추적합니다. 셈의 후손들은 많은 자녀를 낳았지만, 비택자의 후손들은 모두 쳐지고 하나의 선택된 계열만이 이어집니다. 마지막에 데라의 등장과 더불어 셈의 족보는 마무리됩니다.

 

셈에서 아르박삿까지(10-15)

셈의 족보는 단순한 아브라함의 가계도가 아니고,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보여줍니다. 섬과 탑을 쌓아 인간의 힘을 결집하려 시도했는데도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심판 중에도 구원의 약속을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총 때문에 죄인이던 우리가 하나님 백성으로 살 수 있습니다.

10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셈은 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11아르박삿을 낳은 후에 오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2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13셀라를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4셀라는 삼십 세에 에벨을 낳았고 15에벨을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10-15)

셈의 족보가 여기에 등장하는 이유는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이것은 아브람의 등장을 준비하기 위한 무대이자 혈통적 배경입니다. 셈은 100세 되던 해, 곧 홍수 후 제2년에 아르박삿을 낳았습니다. 아르박삿이 태어난 해에 대한 언급은 앞선 창세기의 기록과 모순되어 보입니다. 5:32에서 노아는 500세였을 때, 셈과 함, 야벳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7:6에서 홍수가 왔을 때 그가 600세였습니다. 그때 셈의 나이는 100세입니다. 여기서는 100세 되던 해가 홍수 후 2년째라고 언급하기에 모순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야벳이 장남이었으며 그가 노아 500세에 태어났다고 추론합니다.

10:21의 ‘야벳의 형’이라는 히브리어 어구는 ‘형인 야벳’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5:32에서 노아 500세에 낳은 아들들의 실제 출생 순서는 야벳, 셈, 함일 것입니다. 야벳과 셈의 나이가 두 살 터울이라면 이 문제가 깨끗이 해결됩니다. 아르박삿은 셀라를 낳았으며 셀라는 에벨을 낳습니다. 에벨은 매우 중요한데, 앞서 말한 대로, 히브리인 명칭의 기원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5장에서 인간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사실입니다. 5장에서 장남 출산 시의 평균 나이는 156세, 장례 시의 나이는 858세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것은 각각 36세와 300세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특히 그들이 첫 아들을 낳는 나이는 30대로 일반적인 관례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해석에 따르면, 이것은 노아 시대에 하나님께서 사람의 날이 120년이 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성취되고 있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120년을 홍수 때까지 남은 기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홍수 심판과 더불어 이후의 수명 심판이 선고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실제로 인간의 수명은 11장 내에서도 점점 급속도로 줄어갑니다. 평균을 따지자면, 아르박삿부터 에벨까지 수명은 약 450년, 벨렉부터 스룩까지 수명은 약 250년으로 무려 200년이나 줄어듭니다. 셈은 600세에 죽지만, 족보의 마지막 인물 데라의 사망 연령은 205세에 불과했습니다. 이 연령은 뒤로 갈수록 줄면서 오경의 마지막 인물 모세가 예고된 인간의 수명인 120세에 죽습니다. 모세 이후 모든 인물의 연령은 120세 이하입니다.

 

에벨에서 데라까지(16-26)

하나님께서는 노아의 세 아들들 가운데 셈을 선택하시고, 에벨의 아들들 가운데 벨렉을 선택하십니다. 욕단은 바벨의 아들들 가운데 벨렉을 선택하십니다. 욕단은 바벨의 길을 가지만, 벨렉은 하나님 경외의 길을 갑니다. 아담의 열째 후손으로 노아가 나온 것처럼, 셈의 열째 후손으로 아브람이 나옵니다. 모든 역사가 하나님 주권의 역사입니다.

16에벨은 삼십사 세에 벨렉을 낳았고 17벨렉을 낳은 후에 사백삼십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8벨렉은 삼십 세에 르우를 낳았고 19르우를 낳은 후에 이백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0르우는 삼십이 세에 스룩을 낳았고 21스룩을 낳은 후에 이백칠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2스룩은 삼십 세에 나홀을 낳았고 23나홀을 낳은 후에 이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4나홀은 이십구 세에 데라를 낳았고 25데라를 낳은 후에 백십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6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16-26)

앞서 말한 대로 연속되는 택자의 계보에서 에벨은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벨렉을 낳습니다. ‘분리, 나눔’을 뜻하는 그의 이름은 10:25에서 진술된 대로 세상의 나누어짐을 반영한 이름입니다. 이것은 벨렉의 탄생과 더불어 택자와 비택자가 나뉘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벨렉은 선택된 계보를 이어가고 그의 동생 욕단은 선택되지 못한 계보를 이어갑니다. 벨렉은 르우를 낳았는데, 르우는 성경 전체에서 여기에서만 언급되는 감춰진 인물입니다. 르우는 스룩을 낳았습니다. 이 인물 역시 하란 지역에서 비슷한 지명은 발견되었으나 역사적 실체를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스룩이 낳은 나홀이란 인물의 이름은 중요합니다(22). 그는 아브람의 할아버지일 뿐 아니라 아브람의 친형제 중 하나 역시 그 이름이 나홀입니다(26). 나홀은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를 낳았습니다. 데라라는 이름 또한 그것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셈족인 아모리식 이름이라는 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으며, 비슷한 이름을 가진 유적지도 발견되었습니다. 셈의 족보와 더불어 아브람이 등장하기 전 인류의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태고의 인간 역사는 왜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아브람의 등장이 필요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다음은 월키가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용서의 패턴을 정리한 도표를 새로 각색한 것입니다.

 

데라의 족보(27-30)

데라의 후손을 기술하며 다음 이야기에 등장할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특히 사래가 임신하지 못해 자식이 없었다는 기술은 데라의 열째 가족을 채우실 하나님을 기대하게 합니다. 사망 아래 있는 인류를 구원할 하나님의 계획은 아브람과 사래를 통해 이어질 것을 보여줍니다.

27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28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고향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죽었더라 29아브람과 나홀이 장가 들었으니 아브람의 아내의 이름은 사래며 나홀의 아내의 이름은 밀가니 하란의 딸이요 하란은 밀가의 아버지이며 또 이스가의 아버지더라 30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더라(27-30)

여기서 셈의 족보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족보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데라의 족보입니다. 이 족보는 11:27-25:11에 절친 긴 아브라함 이야기를 포괄합니다. 이 새로운 톨레도트 단위의 주인공이 아브라함이기에 이 이야기가 ‘아브라함의 족보’라는 제목으로 도입되지 않는 것은 난제입니다. 그러나 웬함은 데라가 70세에 아브람을 낳은 후 135년을 더 살다 205세에 죽기 때문에 아브라함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까지 생존한 인물로서 이 죽보의 주인공이 될 사격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사실상 창세기의 주인공인 아브라함이 족보의 제목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수수께끼입니다. 데라는 세 아들인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습니다. 이것은 출생 순서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브람’의 이름 뜻은 ‘높으신 아버지’ 혹은 ‘아버지는 높으시다’란 뜻입니다. 여기서 아버지는 하나님을 가리킬 수 있으나, 단순히 위대한 아버지나 조상 혹은 귀족 집안을 뜻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약간 개명된 그의 이름 ‘아브라함’에 ‘많은 자(열국)의 아버지’라는 뜻이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특이하게 하란에게서 롯이 태어난 것이 언급됩니다. 하란은 우르에서 일찍 죽는데(28), 그 후 아버지를 잃은 롯이 고인이 된 아버지 하란를 대신하여 데라 아래 있다가 데라가 죽은 후 아브람에게 입양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롯이 아브람과 계속 동행하는 이유이며, 여기에 특별하게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란이 죽은 고향 우르의 위치를 둘러싼 논쟁이 매우 치열했지만, 이 우르가 메소포타미아 북부의 우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갈대아의 우르는 주전 삼천 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의 유명한 도시 국가가 분명합니다. 우르는 하란과 더불어 달의 신인 신(Sin)을 숭배하는 중심 도시였는데, 아마 데라의 가족들 또한 이 우상을 섬겼을 것으로 추론됩니다(여호수아 24:2,15). 그들이 우상을 섬겼다는 것은 데라의 후손 라반의 집에서 드라빔을 숭배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습니다(창세기 31:30-32).

참고로 이곳의 ‘갈대아’라는 명칭은 아브라함 시대에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갈대아인들은 주전 천 년경에 바벨론 지역에 등장했으며, 그 이후에 그 땅이 갈대아로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모세오경을 전수받은 후대의 어떤 사람이 오경을 읽는 후대의 독자들이 지리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추가 설명을 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계시에 의한 성경 본문의 보완은 구약의 정경이 최종적으로 완성되기 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아브람 이야기에서 등장할 ‘단’이라는 지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브람은 사래와 결혼하는데, 사래는 그의 의붓 누이였습니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데라지만 배다른 남매였던 것입니다. 나홀은 밀가와 결혼하는데, 그의 형제 하란의 딸입니다. 즉, 나홀은 조카와 결혼한 것입니다. 하란은 밀가와 더불어 여기서만 등장하는 다른 딸 이스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웬함은 레위기에서(18:8; 20:17) 친누이나 반누이와의 결혼은 금지되지만 조카와는 가능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견해입니다. 레위기 법은 삼촌 관계인 이모와 고모와의 결혼을 금지하는데, 여기에는 역시 삼촌 관계인 조카와의 혼인 금지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만 레위기 법 이전 구약의 족장 시대에는 레위기에서 금지된 관계의 결혼들이 허용되고 있었습니다. 나홀은 여덟 명의 아들을 낳는데, 그중 한 명이 라반과 리브가의 아버지인 브두엘입니다. 라반과 리브가는 나홀의 손자와 손녀입니다. 사래가 임신을 하지 못했다는 보고와 더불어 11장이 마무리됩니다. 모든 후손들이 자녀를 낳았다고 보고하고 있는 가운데 사래의 불임에 대한 보고는 눈에 띕니다. 이 불임 소식은 다음에 전개될 아브람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합니다.


바벨탑 시간 이후 민족과라가 나뉘고 혼잡한 세상이 되었어도, 하나님의 약속은 줄기차게 이어져 그리스도에게까지 이르렀습니다. 위험과 위기와 거센 도전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 역사는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승리를 믿으며 신앙의 계보를 이어가야 합니다.


구독과 광고 클릭은
저의 성경 연구에 큰 힘이 됩니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