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열왕기상(완료)

열왕기상(57) - 열왕기상 21장 1-10절 -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아합(I)

백의종군 2023. 10. 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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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21-01)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아합

열왕기상 21장 1-10절


세상은 끊임없이 성도를 유혹하고 비웃고 협박하지만, 성도는 악한 세상에 위축되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담대해야 합니다. 반대로 세상의 것이 풍족하다고 그것으로 자랑하는 것은 성도의 모습이 아닙니다. 성도는 세상에서도 교만하지 않고 하나님을 인정하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빛을 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아합의 탐욕은 이세벨의 간교한 계획을 통해 죄악으로 구체화됩니다. 아합은 나봇의 포도원에 눈독을 들이고, 이를 구입하려 합니다. 그러나 나봇은 포도원이 조상의 유산이며, 이를 매매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금하셨음을 들어 이를 거절합니다. 이에 아합은 의기소침해집니다. 이세벨은 자초지종을 듣고 나봇에게서 포도원을 빼앗아 아합에게 줄 것이라 약속합니다. 그녀는 성읍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나봇을 함정에 빠뜨리고 위증을 해서 돌로 쳐 죽이라고 명합니다.

 

나봇의 포도원(1-3)

우리는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또는 환경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주관하십니다. 우리는 이런 하나님을 인정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지위와 권력은 오직 교만거리일 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성도에게는 소유와 능력이 하나님을 위한 사명거리일 뿐입니다.

1그 후에 이 일이 있으니라 이스르엘 사람 나봇에게 이스르엘에 포도원이 있어 사마리아의 왕 아합의 왕궁에서 가깝더니 2아합이 나봇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포도원이 내 왕궁 곁에 가까이 있으니 내게 주어 채소 밭을 삼게 하라 내가 그 대신에 그보다 더 아름다운 포도원을 네게 줄 것이요 만일 네가 좋게 여기면 그 값을 돈으로 네게 주리라 3나봇이 아합에게 말하되 내 조상의 유산을 왕에게 주기를 여호와께서 금하실지로다 하니(1-3)

이 일들 후에 아합은 이스르엘 사람 나봇에게서 포도원을 매입하려고 합니다(2). ‘이 일들 후에’(“그 후에”, 1)라는 어구는 첫째, 시간적 흐름으로, 아람과의 두 번의 전쟁 및 벤하닷과의 조약 이후라는 뜻입니다. 둘째, 공간의 이동으로, 사마리아에 머물던 아합이 이스르엘에 머물고 있음을 알립니다. “사마리아의 왕 아합의 왕궁”(1)이라는 표현은 아합이 북이스라엘의 왕임을 뜻하고, 이때 왕궁은 사마리아 궁이 아닌 이스르엘의 여름 별궁임을 암시합니다. 셋째, 의미상의 연관성으로 이전 사건들과 이번 일에 관련이 있으므로 이 점을 염두에 두라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아람과 치른 두 번의 전쟁에서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를 보내 이스라엘의 승리를 예고하셨고 그 말씀대로 이루셨습니다. 그런데 아합은 승리의 공로를 가로채고, 처단해야 할 벤하닷과 조약을 맺음으로 하나님께 불순종했습니다(20:34). 이후 아합은 이 일에 대해 선지자로부터 하나님의 책망과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고를 들었습니다(20:42). 아합은 의기소침해져서 사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속 내용이 오늘 본문의 시작입니다.

돌아온 후 그의 행동이나 심경 변화에 대해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아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전 일들을 잊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듯합니다. 이스르엘의 별궁 근처에는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이 있었습니다. 잇사갈 지파의 기업인 이곳(수 19:17-18)은 사마리아에서 북서쪽 37킬로미터 떨어진 평원으로 여러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아합은 이곳 포도원을 푸른 정원(“채소밭”, 2)으로 만들고 싶어 눈독을 들였습니다. 그는 포도원이 궁에서 가까움을 핑계로 나봇에게 정당한 대가를 치를 테니 포도원을 주라고 요구합니다. 대가로는 더 좋은 포도원을 주든지 나봇의 눈에 좋다면 돈으로 줄 것입니다. 아합의 토지 매매 제안은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고, 더 좋은 포도원과 맞바꿔주거나 값을 지불한다니 정당하게 생각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포도원이 조상이 물려준 유산일 뿐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삶의 터전이라는 것입니다. 아합의 토지 매입 시도는 왕이 백성의 가족과 소유를 빼앗을 것임을 경고한 사무엘의 말에 부합합니다(삼상 8:9-17). 백성의 토지를 가지려 한 마음부터가 죄의 시작입니다. 나봇은 땅매각이 여호와께서 금한 일임을 이유로 들어 아합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나봇의 거절은 핑계가 아니라 하나님과 말씀에 대한 진정한 순종 행위였습니다.

그의 대답(3-4)은 유산(기업)으로서의 ‘땅’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첫째, 땅의 소유주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각 지파와 가문에게 땅을 기업으로 수여하셨습니다. 이는 각 가정에게 삶을 지탱할 가장 기본적인 터전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땅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 관계를 기초로 합니다. 아브라함 때부터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을 그와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창 12:7; 26:3-4; 출 3:17; 신 1:8). 실제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 하나님께서는 약속대로 각 지파, 각 가정에게 땅을 분배하셨습니다(수 13-22장). 이때 그들에게 땅을 ‘유산’으로 할당하심으로써 각 가정이 자자손손 영구히 삶의 터전을 확보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신 1:8; 6:10-11). 나봇이 “내 조상의 유산”(3,4)을 반복하는 것은 그 포도원이 조상 대대로 물려온 하나님의 기업이며, 자신에게는 이를 지켜 후손에게 유업으로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음을 함축합니다. 셋째, 언약 백성으로서 분배받은 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에 대한 순종과 헌신이 요구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그가 주신 땅에서 그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명하셨습니다(신 30:19-20). 따라서 언약과 기업의 약속이 확고히 유지되도록 이스라엘 백성 간에 땅을 영원히 매각하는 것을 율법으로 금하셨습니다(레 25:23).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일시적인 매매가 허용되기도 하나, 희년에 매입자가 땅을 매도자에게 돌려주도록 규례를 정하여 땅의 주인이 바뀌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희년 전에는 언제든 기업을 되사서 회복할 수 있도록 ‘기업 무르는 제도’를 제정하셨습니다(레 25:23-28). 이와 같은 점들을 참작할 때, 나봇의 “(포도원 매각을) 여호와께서 금하실지로다”(3), “왕께 줄 수 없다”(4)는 발언은 그가 하나님의 명령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순종할 각오임을 드러냅니다.

나봇과 달리 아합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기업'의 의미와 그가 명령한 규례를 가볍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가 백성의 땅을 사들이려 한 것은 부친 오므리가 율법을 어기고 세멜에게서 땅(사마리아)을 매입한 일(16:24)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세벨의 계책(4-10)

세상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려는 우리의 뜻을 굽히려 합니다. 세상과 타협하는 것은 융통성이 아닙니다. 세상과 타협한 일은 우리의 신앙과 영혼의 건강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우리는 세상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구해야 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면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길 힘을 주십니다.

4이스르엘 사람 나봇이 아합에게 대답하여 이르기를 내 조상의 유산을 왕께 줄 수 없다 하므로 아합이 근심하고 답답하여 왕궁으로 돌아와 침상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식사를 아니하니 5그의 아내 이세벨이 그에게 나아와 이르되 왕의 마음에 무엇을 근심하여 식사를 아니하나이까 6왕이 그에게 이르되 내가 이스르엘 사람 나봇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네 포도원을 내게 주되 돈으로 바꾸거나 만일 네가 좋아하면 내가 그 대신에 포도원을 네게 주리라 한즉 그가 대답하기를 내가 내 포도원을 네게 주지 아니하겠노라 하기 때문이로다 7그의 아내 이세벨이 그에게 이르되 왕이 지금 이스라엘 나라를 다스리시나이까 일어나 식사를 하시고 마음을 즐겁게 하소서 내가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을 왕께 드리리이다 하고 8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들을 쓰고 그 인을 치고 봉하여 그의 성읍에서 나봇과 함께 사는 장로와 귀족들에게 보내니 9그 편지 사연에 이르기를 금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 가운데에 높이 앉힌 후에 10불량자 두 사람을 그의 앞에 마주 앉히고 그에게 대하여 증거하기를 네가 하나님과 왕을 저주하였다 하게 하고 곧 그를 끌고 나가서 돌로 쳐죽이라 하였더라(4-10)

나봇의 포도원에 대한 아합의 소유욕은 이세벨의 악랄한 계책으로 진전됩니다. 포도원 거래가 성사되지 않자 아합은 마음이 언짢고 답답했습니다. 근심과 답답함(4)은 앞서 벤하닷을 살려둔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의 죽음 예고를 들었을 때의 심정이었습니다(20:34).

아합은 이처럼 어떤 일 때문에 수틀리면 이성적으로 원인과 대책을 헤아리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받고 감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는 토라진 아이마냥 침대로 들어가,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음식을 거부했습니다. 이세벨은 아합이 대체 무슨 일로 밥도 안 먹고 침울해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아합은 이전에 갈멜산 사건을 그녀에게 보고해줬듯(19:1) 이번에도 자신과 나봇의 일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나봇에게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포도원을 가지려 했음은 자세히 말하지만, 나봇에 대해서는 그가 거절했다는 점만 언급합니다. 아합이 이세벨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은 데에는 그녀를 통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갈멜 산 사건을 들려준 이후에 이세벨이 엘리야를 겁주어 달아나게 하지 않았습니까(19:1-3).

한편 아합의 말을 들은 이세벨은 ‘당신이 지금 이스라엘에 왕권을 행사하고 있는 겁니까’라며 어처구니없어합니다(7). 왕이란 자가 백성의 소유를 맘대로 빼앗지 못해 끙끙대고 있다니! 시돈의 공주였던 그녀에게는 이해 불가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야 하고, 그에 따라 백성의 땅을 보호해야 하지만(신 17:14-20), 이방 왕은 절대적인 왕권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세벨은 포도원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아합에게 일어나 밥도 먹고 마음을 풀라며, 그를 북돋웁니다. 또한 자기가 나봇의 포도원을 아합에게 줄 것이라 약속합니다. 이세벨은 ‘나’(7)를 강조하며, 자신에게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아 왕에게 줄 능력과 방책이 있음을 은근히 과시합니다. 앞서 아합이 벤하닷과 조약을 맺으며 보여 주었던 교만한 태도(20:34)와 맞먹습니다.

이세벨은 이처럼 적극적인 데다가 지력과 결단력과 추진력까지 갖춘 여인이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장점들을 악행을 저지르는 데 사용하고, 아합을 부추겨 죄짓게 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녀는 포도원을 가로채기 위해 나봇에게 누명을 씌우려 합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편지를 아합의 인장으로 봉한 후 나봇의 성읍 장로들과 귀족들에게 보냅니다. 이로써 자신이 왕권을 수행합니다. 이세벨은 나봇이 포도원을 지키려 한 이유인 ‘기업에 대한 하나님의 율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봇을 모함하여 죽이려 할 때는 ‘율법’을 제반 활용했습니다. 금식을 선포할 상황을 만들고, 나봇을 높은 곳(또는 지위)에 세우고, 불량배 두 명을 증인으로 준비시키고(신 17:6), 사형이 마땅한 죄목으로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고(출 22:28) 위증하도록 조치하고, 율법에 따라 나봇을 성 밖에서 돌로 치도록(레 24:10-16) 명했습니다. 아합과 이세벨의 행악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는다’(약 1:15)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죄’ 뒤에는 ‘사망’만이 따를 것입니다.


자기 자랑과 교만은 하나님에 대한 도전입니다. 우리의 자랑은 십자가로 이미 승리하셨고 마침내 완전한 승리를 이 세상에 선포하실 주님 예수 그리스밖에 없습니다. 성도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는 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이시자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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