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31) - 역대상 29장 1-19절 - 성전 건축을 준비하고 마지막 기도하는 다윗
역대상(29-01)
성전 건축을 준비하고 마지막 기도하는 다윗
역대상 29장 1-19절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는 헌신이 있는가 하면, 이기적인 욕심으로 물든 헌신도 있습니다. 자신의 자존심과 이기심이라는 껍질을 깨뜨리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향기를 발할 수 없습니다. 성경에서 바나바의 헌신은 초대교회를 세운 초석이 되었지만(사도행전 4:32-37),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헌신은 거짓된 돈으로 영적인 권위를 매수하려는 시도였습니다.
- 28-29장은 다윗이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의식입니다. 다윗은 모든 관리들과 군대 지도자들을 불러 모으고, 공개적이고 대대적인 계승식을 진행합니다. 이 계승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윗의 후계자로 지명된 솔로몬이 성전을 건설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윗은 솔로몬에게 설계도를 주고 성전 건설 시 여호와께서 함께해주실 것을 기원합니다. 29장에서는 성전 건설을 위해 준비한 예물을 솔로몬에게 넘겨줍니다.
성전 건설을 위해 준비한 예물(1-9)
개별적인 교회에서 실행되는 특별한 사역은 사역자가 바뀐 과정에서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사역에 대한 연속할 수 있는 것은 그 사역이 사람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야망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윗이 준비하고 있는 성전건축은 하나님의 계획가운데 진행된 일임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1다윗 왕이 온 회중에게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이 유일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바 되었으나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이 공사는 크도다 이 성전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요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 2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준비하였나니 곧 기구를 만들 금과 은과 놋과 철과 나무와 또 마노와 가공할 검은 보석과 채석과 다른 모든 보석과 옥돌이 매우 많으며 3성전을 위하여 준비한 이 모든 것 외에도 내 마음이 내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므로 내가 사유한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4곧 오빌의 금 삼천 달란트와 순은 칠천 달란트라 모든 성전 벽에 입히며 5금, 은 그릇을 만들며 장인의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쓰게 하였노니 오늘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느냐 하는지라 6이에 모든 가문의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지도자들과 천부장과 백부장과 왕의 사무관이 다 즐거이 드리되 7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위하여 금 오천 달란트와 금 만 다릭 은 만 달란트와 놋 만 팔천 달란트와 철 십만 달란트를 드리고 8보석을 가진 모든 사람은 게르손 사람 여히엘의 손에 맡겨 여호와의 성전 곳간에 드렸더라 9백성들은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기뻐하였으니 곧 그들이 성심으로 여호와께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다윗 왕도 심히 기뻐하니라(1-9)
다윗은 자신의 삶을 마감하면서 유대인에게 최대 과제인 성전건축에 대해 이스라엘 회중에게 요청합니다. 다윗의 요청과 백성의 반응이 상호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능동적인 행동이 계속됩니다. 29장에서도 다윗의 연설은 계속됩니다. 솔로몬과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성전 건설을 명령한 다윗은 자신이 성전 건설을 위해 준비한 것을 소개합니다.
(1) 다윗이 드린 예물(1-5)
다윗은 자신이 성전 건설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 이유를 밝힙니다(1). 첫째는 솔로몬이 어리고 약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여기서 솔로몬을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가 비록 어리고 약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선택한 자이기 때문에 그의 왕권과 역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둘째는 솔로몬의 유약함과는 대조적으로 성전 건설은 매우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성전’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기에 대충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성전을 비라(בירה)로 표현하는데, 이 단어는 포로 후기 문서에만 나오며 19절에서도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여 1-19절을 한 단위로 묶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다윗이 준비한 재물의 목록이 나옵니다(2). 2절은 다윗이 공식적으로 준비한 목록이고, 3-4절은 다윗이 사적으로 바친 예물 목록입니다. 다윗은 공식적으로 금과 은과 놋과 철과 장식용으로 쓸 온갖 보석과 천들을 준비하였고, 개인이 갖고 있던 금과 은도 모두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 데 드렸습니다. 다윗이 드린 금은 오빌의 금이라고 말하는데, 역사적으로 오빌과 교역하기 시작한 것은 솔로몬 때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가장 좋은 금을 오빌의 금으로 표현하는 관습이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금을 드렸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금 3,000달란트(112톤)와 순은 7,000달란트(235톤)는 과장된 숫자로 보아야 합니다. 이 금으로 성전 내벽을 모두 입히고 성전에서 사용할 각종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5절 하반절을 우리만 성경은 ‘오늘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는’라고 번역하였는데 이 문장은 직역하면 ‘오늘 누가 여호와께 스스로 성별하여 자원하겠느냐’입니다. 이것은 다윗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해 준비한 것이 하나님을 위해 거룩하게 구별하여 드린 지원 재물이라는 것과 이 모든 것을 다윗 자신이 준비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의 전을 짓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2) 지도자들이 드린 예물(6-9)
다윗의 연설을 듣고 반응한 사람들은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지도자들이 성전 건설을 위해 드린 예물 명단으로 다윗의 헌신에 이어 지도자들도 예물을 드리며 성전 건설에 일조합니다. ‘즐거이 드리다’라는 5절에서 다윗이 ‘즐거이 드렸다’는 것과 동일한 단어로 지도자들이 드린 양은 다윗이 혼자 드린 양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금의 단위로 사용된 ‘다릭’은 다리오 왕(주전 522-486)때 만들어진 주화로 역대기가 이 시기 이후에 기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절에서 보석을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게르손 자손 여히엘의 손에 맡겨서 여호와의 곳간에 두었는데, 게르손 자손 여히엘은 라단 가문의 우두머리이며 여호와의 성전 곳간을 맡은 책임자입니다(대상 26:21-22). 9절은 이 단락의 결론 부분으로 ‘자원하다’라는 동사를 세 번이나 반복하면서 백성들이 스스로 드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 역대기에서 성전 건설은 솔로몬이 혼자 모든 자원을 제공하고 헌신한 열왕기의 이야기와는 달리 모든 백성들이 기꺼이 자신의 물건을 드린 성막 제작 이야기를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문장 맨 앞과 맨 뒤에 ‘기뻐하다’, ‘매우 기뻐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이 순간이 축제와 같은 기쁨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역대기 저자에게 성전은 모든 백성이 자원하고 기쁨으로 건설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성전인 것입니다.
다윗의 마지막 기도(10-19)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 계속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말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교만의 덫에 빠지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밎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다윗은 마지막까지 겸손하게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음을 소개합니다.
10다윗이 온 회중 앞에서 여호와를 송축하여 이르되 우리 조상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송축을 받으시옵소서 11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 12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 모든 사람을 크게 하심과 강하게 하심이 주의 손에 있나이다 13우리 하나님이여 이제 우리가 주께 감사하오며 주의 영화로운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14나와 내 백성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15우리는 우리 조상들과 같이 주님 앞에서 이방 나그네와 거류민들이라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 같아서 희망이 없나이다 16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가 주의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고 미리 저축한 이 모든 물건이 다 주의 손에서 왔사오니 다 주의 것이니이다 17나의 하나님이여 주께서 마음을 감찰하시고 정직을 기뻐하시는 줄을 내가 아나이다 내가 정직한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즐거이 드렸사오며 이제 내가 또 여기 있는 주의 백성이 주께 자원하여 드리는 것을 보오니 심히 기쁘도소이다 18우리 조상들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이것을 주의 백성의 심중에 영원히 두어 생각하게 하시고 그 마음을 준비하여 주께로 돌아오게 하시오며 19또 내 아들 솔로몬에게 정성된 마음을 주사 주의 계명과 권면과 율례를 지켜 이 모든 일을 행하게 하시고 내가 위하여 준비한 것으로 성전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하였더라(10-19)
이 단락은 다윗의 마지막 기도이며 기도의 모범으로 찬양(10b-12)과 감사(13-16)와 간구(17-19)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윗은 여호와께 대한 송축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11절은 송축하는 이유로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여호와께 있고 세상 만물과 주권까지 여호와께 속했는데, 여호와께서 모든 것의 머리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찬양입니다. 12절에서는 부와 귀와 권세와 능력이 하나님의 손에 있으므로 사람의 성공과 부귀도 모두 하나님의 손에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주인이며 왕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비록 자신이 왕이지만, 자신을 왕 되게 하시고 나라를 주시고 강하게 하신 것이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믿으면 너무 조급해하거나, 심하게 경쟁하거나, 경쟁자를 미워하거나, 편법을 사용하거나, 불의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게 살 것 인가를 고민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게 됩니다.
13절은 이제 우리가 주께 감사한다는 말로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시작합니다. 다윗은 자신과 백성들이 즐겁게 하나님의 성전을 위한 예물을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이 며, 그 받은 것을 하나님께 드린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다윗과 이스라엘은 조상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이방 나그네와 거류민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조상은 아브라함과 같은 족장들을 말합니다. 하지만 역대기 저자의 입장에서 보면, 바벨론 포로를 겪은 자신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다윗의 입을 통해 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것입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림자 같고 희망이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철저한 무능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16절에서 자신들이 성전 건설을 위해 드린 예물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며 하나님의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하나님께 다시 드린 것이 기에 자신들이 자랑할 것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단순히 다윗과 이스라엘의 고백이 아니라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직업과 재물과 능력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기에 주신 분의 뜻에 따라 청지기로서 잘 사용해야 합니다.
17-19절은 간구로, 하나님은 마음을 감찰하시는 분이며, 정직한 마음을 기뻐하시기에 정직한 마음으로 드렸다고 말합니다. 마음을 감찰하시는 분과 경직함(요쉐르ישר)을 같이 언급한 것은 형식적이고 의무적인 헌신이 아니라, 정말로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28:9에서도 언급된 표현으로 역대기 저자는 이스라엘이 망한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기에 마음의 정직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다윗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는 매우 고전적인 표현으로 하나님을 부르는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하신 언약을 기억해달라는 의미입니다. 기뻐 드리는 자원하는 마음이 영원히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하나님께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원합니다. 이 말을 듣는 청중은 귀환 공동체입니다. 다윗의 입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변치 않기를 기원한 것입니다. 19절은 솔로몬을 위한 간구입니다. 솔로몬에게도 온전한 마음을 주셔서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고 성전을 건축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 속에 성전과 여호와의 율법 준수라는 역대기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 사상이 다 들어 있습니다.
다윗의 헌신을 통해 진정한 예배는 소유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것임을 배웁니다. 물질과 마음을 다해 섬기며, 겸손히 다음 세대의 믿음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연합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다윗처럼 온전한 헌신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합니다. 우리 또한 헌신을 통해 영원한 복을 누리는 삶을 살도록 결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