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25) - 역대상 23장 1-31절 - 차등 없이 맡는 하나님의 사역
역대상(23-01)
레위인의 다양한 봉사들을 정리하는 다윗
역대상 23장 1-32절
어떤 공동체든 그 건강한 유지와 발전은 기꺼이 자신을 내어 섬기는 이들의 헌신에 달려 있습니다. 가정이 부모의 사랑과 희생으로 서 가듯, 국가도 지도자의 섬김으로 지탱됩니다. 성경은 다윗이 하나님을 위한 성전을 건축하기 전에, 먼저 그곳에서 봉사할 사람들을 세웠음을 기록하며, 이는 하나님께서 물리적 건물보다 그 안에서 예배하고 섬기는 '사람'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 보여줍니다. 이처럼 사람이 우선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기뻐 받으시는 봉사는 무엇일까요?
- 다윗 왕은 이스라엘의 중심이 될 예루살렘 성전의 건축 부지를 직접 준비했으며, 아들 솔로몬에게는 반드시 성전 건축을 완수할 사명을 엄히 명했습니다. 또한 모든 지도자에게도 솔로몬을 도와 이 거룩한 역사를 이루도록 당부했습니다. 역대상 23-27장은 이 성전 봉사를 위한 조직 정비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이는 역대기에만 기록된 독특한 자료들입니다. 구체적으로 23장에서는 레위인 전체를 구분하고, 이어 24장에서는 제사장들의 명단을 기록합니다. 25장에서는 성가대 봉사자들의 명단을, 26장에서는 성전 문지기들의 명단을 상세히 열거합니다. 마지막 27장에서는 그 외 다윗이 임명한 다양한 직책의 책임자 명단을 기록하여 성전 조직의 체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전 예배를 준비하는 노년의 다윗(1-6)
진정한 봉사는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공동체 전체의 필요와 유익을 우선하는 정신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봉사의 정신은 다윗 왕이 인생의 말년에 아들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고, 더 나아가 장차 세워질 성전에서 봉사할 레위인 조직을 체계적으로 재편한 데서도 잘 나타납니다. 레위인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협력하였고, 자신들에게 맡겨진 직무에 충실히 임했습니다. 또한 각 가문마다 우두머리를 세워 책임감을 가지고 질서정연하게 봉사를 감당함으로써, 공동체적 섬김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1다윗이 나이가 많아 늙으매 아들 솔로몬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고 2이스라엘 모든 방백과 제사장과 레위 사람을 모았더라 3레위 사람은 삼십 세 이상으로 계수하니 모든 남자의 수가 삼만 팔천 명인데 4그 중의 이만 사천 명은 여호와의 성전의 일을 보살피는 자요 육천 명은 관원과 재판관이요 5사천 명은 문지기요 사천 명은 그가 여호와께 찬송을 드리기 위하여 만든 악기로 찬송하는 자들이라 6다윗이 레위의 아들들을 게르손과 그핫과 므라리에 따라 각 반으로 나누었더라(1-6)
앞선 장들에서 우리는 다윗 왕이 성전 건축을 위한 장소와 필요한 재료, 그리고 역사를 감당할 일꾼들을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후계자인 아들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의 사명을 부여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그 성전에서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필수적임을 강조했습니다. 성전이 단순한 건물을 넘어 진정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그곳에 임재하시는 하나님 때문이며, 이러한 하나님의 임재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을 통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 문맥 속에서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깊이 확신했던 두 가지 중요한 약속 사상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성전 중심 사상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성전이 자리한 예루살렘을 하나님의 도성으로 여기며, 이로 인해 예루살렘이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적으로 안전한 도시가 될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다음으로 다윗 왕조의 영원성 사상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기반으로, 다윗의 왕조는 결코 쇠퇴하거나 망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1) 서론(1-2)
1절은 “다윗이 나이가 많아 늙으매”라는 구절로 시작하며, 솔로몬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음을 기록합니다. 이 구문은 이어지는 28장의 솔로몬 즉위식에 대한 서론적 언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된 ‘나이가 많아 늙으매’라는 표현은 단순히 연로했다는 사실을 넘어, 아브라함, 이삭, 욥 등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 천수를 누린 이들에게 사용되는 복된 표현입니다. 이는 역대기 저자가 다윗의 생애를 긍정적이고 영광스럽게 묘사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열왕기상 1-2장에서 노쇠하고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과 달리, 역대기에서 다윗은 죽음 직전까지도 주도적으로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고 지도자들에게 당부하며 성전 건설 준비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었음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2절에서 다윗이 이스라엘의 모든 방백과 제사장, 그리고 레위인을 예루살렘으로 불러 모은 사건이 기록됩니다. 이 구절은 1절의 솔로몬 즉위와 직접 연결되기보다는, 3절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레위인의 조직과 역할에 대한 내용의 서론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2) 레위인의 숫자와 역할 구분(3-6)
3절에서는 30세 이상 된 레위인의 총수를 계수하였는데, 그 숫자가 38,000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역대상 12장에 기록된 전투에 나갈 만한 용사 4,600명에 비하면 훨씬 많은 수로서, 성전 봉사를 위한 인적 자원이 얼마나 풍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24절에서는 20세 이상을 기준으로 계수했다고 언급하며, 민수기 4장에서는 30-50세를, 민수기 8장에서는 25세부터 봉사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어 연령 기준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30세가 원칙적인 봉사 시작 연령이었으나, 필요에 따라 25세나 20세까지 완화하여 적용했을 가능성입니다. 특히 20세 기준은 다른 지파의 인구 계수 기준과 동일하게 맞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총 38,000명의 레위인 중, 24,000명은 직접 성전의 제반 업무를 수행하도록 배정되었습니다. 6,000명은 관리(chief men)와 재판장(judges)으로서 행정 및 사법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4,000명은 성전 문을 지키는 문지기 직무를 맡았으며, 나머지 4,000명은 찬양대에서 봉사했습니다. 특히 찬양대의 경우, 다윗은 그들이 사용할 악기를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밝힘으로써 찬양대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일에 깊이 관여하고 지대한 공헌을 했음을 드러냅니다. 다윗은 레위 지파를 그들의 조상인 레위의 세 아들, 즉 게르손, 그핫, 므라리의 계보를 따라 세 부류로 분류하였으며, 이러한 조직 체계는 이후 에스라-느헤미야 시대까지 이어지며 성전 봉사의 근간을 이루었습니다.
가족에 따라 레위인을 나눔(7-24)
봉사함에 있어 분명한 사명감이 부재할 때, 우리는 자신의 편의에 따라 움직이거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쉽게 봉사를 중단하려는 유혹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교회의 봉사는 단순한 자원 활동을 넘어,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친히 맡기신 거룩한 사명으로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합니다. 구약 시대 성전에서 봉사했던 레위 지파의 경우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수십 가지로 매우 다양하고 구체적이었지만, 레위인들은 이 모든 각기 다른 임무를 사람의 요청이 아닌,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직접 위임하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러한 확고한 사명감이 그들로 하여금 대를 이어 충성하며 맡겨진 직무를 감당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7게르손 자손은 라단과 시므이라 8라단의 아들들은 우두머리 여히엘과 또 세담과 요엘 세 사람이요 9시므이의 아들들은 슬로밋과 하시엘과 하란 세 사람이니 이는 라단의 우두머리들이며 10또 시므이의 아들들은 야핫과 시나와 여우스와 브리아이니 이 네 사람도 시므이의 아들이라 11그 우두머리는 야핫이요 그 다음은 시사며 여우스와 브리아는 아들이 많지 아니하므로 그들과 한 조상의 가문으로 계수되었더라 12그핫의 아들들은 아므람과 이스할과 헤브론과 웃시엘 네 사람이라 13아므람의 아들들은 아론과 모세이니 아론은 그 자손들과 함께 구별되어 몸을 성결하게 하여 영원토록 심히 거룩한 자가 되어 여호와 앞에 분향하고 섬기며 영원토록 그 이름으로 축복하게 되었느니라 14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아들들은 레위 지파 중에 기록되었으니 15모세의 아들은 게르솜과 엘리에셀이라 16게르솜의 아들 중에 스브엘이 우두머리가 되었고 17엘리에셀의 아들들은 우두머리 르하뱌라 엘리에셀에게 이 외에는 다른 아들이 없고 르하뱌의 아들들은 심히 많았으며 18이스할의 아들들은 우두머리 슬로밋이요 19헤브론의 아들들은 우두머리 여리야와 둘째 아마랴와 셋째 야하시엘과 넷째 여가므암이며 20웃시엘의 아들들은 우두머리 미가와 그 다음 잇시야더라 21므라리의 아들들은 마흘리와 무시요 마흘리의 아들들은 엘르아살과 기스라 22엘르아살이 아들이 없이 죽고 딸만 있더니 그의 형제 기스의 아들이 그에게 장가 들었으며 23무시의 아들들은 마흘리와 에델과 여레못 세 사람이더라 24이는 다 레위 자손이니 그 조상의 가문을 따라 계수된 이름이 기록되고 여호와의 성전에서 섬기는 일을 하는 이십세 이상 된 우두머리들이라(7-24)
앞서 다윗 왕이 성전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마치고 솔로몬에게 사명을 위임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역대상 23장 7절부터 24절까지는 다윗이 성전 봉사를 위해 조직한 레위 자손의 명단과 그 직무 구분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전 봉사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배치했는지를 보여줍니다.
(1) 레위 가문의 구분 (7-24)
23장 7-24절은 레위 자손들을 그들의 조상인 레위의 세 아들, 즉 게르손, 그핫, 므라리의 자손을 따라 가문별로 구분하고 명단을 제시합니다. 이 명단은 역대기 저자가 성전 봉사의 조직과 질서를 강조하기 위해 특별히 삽입한 자료로서 다른 역사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가. 게르손 자손 (7-11)
역대상에서는 게르손의 자손으로 라단과 시므이를 언급합니다. 이는 출애굽기 6장 17절이나 민수기 3장 21절 등 다른 성경에서 게르손의 아들로 립니를 기록한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7-11절에 따르면, 라단의 자손은 여히엘, 세담, 요엘 세 가문으로 나뉘며, 시므이의 자손은 일곱 명의 이름이 기록되지만, 여우스와 브리아 가문은 인원이 적어 함께 한 가문으로 취급되어 총 여섯 가문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 가문으로 인정받고 역할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인원수가 필요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 그핫 자손 (12-20)
12-20절은 그핫 자손의 가문 명단입니다. 여기에는 아므람, 이스할, 헤브론, 웃시엘 네 가문이 언급됩니다. 이 중에서 아므람 가문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는 아므람의 아들들이 바로 이스라엘 역사와 신앙의 핵심 인물인 아론과 모세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아므람의 아들인 아론과 그의 자손들은 레위인 중에서도 구별되어 ‘거룩한 자들 중 가장 거룩한 자’, 즉 대제사장 직분을 위해 선택되었습니다. 13절에서 ‘거룩’이라는 단어가 세 번 연속적으로 사용된 것은 대제사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이 바로 ‘거룩성’이었음을 강력히 강조합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섬기는 직분이었기에, 대제사장은 반드시 거룩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거룩은 단순히 외적인 정결을 넘어, 하나님의 속성을 닮아 하나님의 말씀을 준수하고 죄악으로 부정해지지 않는 내면적, 전인격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구약 시대에는 정결법 준수 등 의식적인 거룩함도 포함되었으나, 신약 시대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정결하게 하셨기에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자유함을 얻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구약에서 이러한 특별한 거룩성이 대제사장에게만 요구되었지만, 신약의 성도는 모두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우리 역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의 또 다른 중요한 임무는 여호와의 이름으로 백성들을 축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민수기 6장 22-27절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백성을 축복할 특별한 말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부름 받은 신약의 성도들 역시 축복의 통로로서 세상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살리며, 사람들을 축복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저주하거나 혐오와 악담을 퍼붓는 행위는 하나님의 제사장 된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축복하며 기도하라고 가르치셨고(누가복음 6:28), 사도 바울 역시 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하고 결코 저주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로마서 12:14). 이는 저주하는 권한이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원수 갚는 일 역시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명단에서는 모세의 자손 역시 언급되지만, 이들은 단지 레위 지파의 한 가문으로 소개될 뿐, 아론의 가문과는 다른 역할과 위상을 가집니다. 이는 제사장 직분이 아론의 가계로 한정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레위인의 직무 재정비와 그 의미(25-32)
사명감이 부재할 때, 봉사는 개인의 편의나 어려움 앞에서 쉽게 흔들리거나 중단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봉사는 단지 자원 활동이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거룩한 사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구약 시대 레위인들은 각기 다른 다양한 임무를 받았지만,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으로 믿고 충성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직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토록' 대를 이어 감당해야 할 책임이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진정한 헌신은 순간의 열기가 아닌, 꾸준하고 변함없는 충성으로 나타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봉사 역시 이러한 사명감과 지속적인 충성으로 드려져야 할 것입니다.
25다윗이 이르기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께서 평강을 그의 백성에게 주시고 예루살렘에 영원히 거하시나니 26레위 사람이 다시는 성막과 그 가운데에서 쓰는 모든 기구를 멜 필요가 없다 한지라 27다윗의 유언대로 레위 자손이 이십 세 이상으로 계수되었으니 28그 직분은 아론의 자손을 도와 여호와의 성전과 뜰과 골방에서 섬기고 또 모든 성물을 정결하게 하는 일 곧 하나님의 성전에서 섬기는 일과 29또 진설병과 고운 가루의 소제물 곧 무교전병이나 과자를 굽는 것이나 반죽하는 것이나 또 모든 저울과 자를 맡고 30아침과 저녁마다 서서 여호와께 감사하고 찬송하며 31또 안식일과 초하루와 절기에 모든 번제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가 명령하신 규례의 정한 수효대로 항상 여호와 앞에 드리며 32또 회막의 직무와 성소의 직무와 그들의 형제 아론 자손의 직무를 지켜 여호와의 성전에서 수종드는 것이더라(25-32)
다윗 왕 시대에 이르러, 광야 시대에 부여되었던 레위인의 직무에는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이동 생활 중에는 성막과 그 기구들을 운반하는 것이 레위인의 핵심 임무 중 하나였으나, 이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 거처를 정하심에 따라 더 이상 성막이나 기구 운반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윗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레위인들이 수행해야 할 새로운 임무들을 규정하고 재조직했습니다.
새롭게 정비된 레위인의 주요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대제사장을 도와 제사를 집례하고 성물들을 정결하게 관리하며 성전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둘째, 진설병과 제사에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소제물을 준비하고, 정해진 양을 정확히 측정하며 관리하는 일입니다. 셋째, 아침저녁으로 하나님 여호와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일입니다. 넷째, 하나님께서 정하신 날짜와 방식, 그리고 수에 따라 모든 종류의 번제를 항상 드리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강조되는 점은 하나님 여호와께서 친히 정하신 날짜와 방식으로 제사를 드리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구약의 제사 제도에서 가장 핵심적이었던 이 원리는, 하나님께서 레위기를 통해 자신의 백성에게 바라시는 예배와 제사의 방식을 상세히 알려주셨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방식에 순종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 전체에 순종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지가 되었습니다. 비록 오늘날에는 구약의 제사 제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이 곧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분리될 수 없음을 우리는 여전히 이 말씀 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역대기 기록은 레위인의 역할을 레위기나 민수기에 비해 더욱 확대하여 기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후대로 갈수록 성전 중심의 제사 규모가 커지고, 그에 비해 제사장과 레위인의 총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짐에 따라 레위인들의 역할과 책임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었던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레위인들의 직무를 전문성과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재배치했던 것입니다.
다윗이 정착 시대에 맞춰 레위인의 직무를 재정비하며, 광야의 이동 중심에서 성전 중심 봉사로 그 역할이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 레위인들의 임무는 이제 제사를 돕고 성전을 관리하며 하나님을 찬송하는 일에 집중되었고, 이는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사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나 환경이 변해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과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봉사의 근본 정신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 자체를 영적인 예배로 드리며, 우리에게 맡겨진 자리에서 충성스럽게 섬김으로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되기를 바랍니다.